5월 26일 연세대에서 박재동 화백, 윤태호 작가의 강연이 열렸습니다. 100여분이 좌석을 가득 채워주셨습니다. 권지웅 민달팽이유니온 위원장의 사회로 시작된 토크콘서트는 진지하면서도 잔잔한 웃음이 있는, 그리고 희망의 의지가 강하게 느껴지는 강연이었습니다. 가슴깊이 박혔던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세월호 참사를 어떻게 지켜봤냐는 질문에,
"기가 막히는 분노가 치솟았다. 한국 사회 모든 문제가 집약되어 있다. 10년 전 날벼락 공화국에서 그렸던 것처럼 제대로된 과정을 지키지 않아서, 약해지다가 터진 일이다. 게다가 아이들이 바다에 있는데 아무것도 하지 읺은 것들은 불가사의하다. 이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진상규명을 철저히 해야 한다.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이제는 이런 일이 절대 일어나지 않아야 할 것이며 변화의 원동력의 파동이 되어야 할 것이다." - 박재동 화백
"다들 윗선만 바라보고 있다. 사람이 죽어가는데 언론도, 선박회사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겁을 주고 있다. 사람들은 불이익을 받을까 두려워한다. 특히 언론인들이 그렇다. "어떤" 언론인이 되고 싶은가, "어떤" 세상에서 살고싶은가 묻고싶다. 2008년 광우병 촛불 때 윤태호 작가는 씨익 웃으면서 나타났다. 인기만 많은 만화가 아니라 사회와 호흡하는 만화가 윤태호가 좋다. 이처럼 "어떤" 만화가라는 고민을 하는 모습이 좋다." - 박재동 화백
윤태호 작가의 <미생>을 보면 대사가 구구절절 가슴에 와닿는다. 이런 통찰력은 어디서 얻는냐라는 질문에,
“통찰력이라는 것은 제가 잘나서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많이 공부를 한다고 해서 생기는 것도 아닙니다. 고졸인 제가, 회사 생활을 단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제가 미생을 그렸습니다. 그래서 20대부터 50대 임원분들까지 하루에 2~3시간씩 인터뷰를 했습니다. 50대 임원분이 자신이 임원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쭈욱 설명해주셨습니다. 매 순간 정치를 하지 않을 수가 없고, 사원, 과장, 부장, 임원은 그 수가 점점 줄어들게 되면서 내가 더 권한이 많은 일을 즐겁게 할 수 있길 기대했는데, 인사고과를 하다보면 서로가 서로를 평가하는 것만이 남는 것 같다. 그렇게 정신없이 하다가 보면 동기들이 10명도 남지 않게 되더라, 참 슬프다. 라는 말을 하셨습니다. 순간 제가 그 분의 꿈, 체지방 기가 남아있는 상상력을 모조리 뺏어간 것 같아 슬펐습니다. 꿈은 모호할수록 좋지 않습니까. 완벽하게 실현이 불가능하더라도 희망이나 상상력이 남아있는 게 좋은 꿈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그 분에게 너무 미안해서 밤새 대본을 고치고 고쳐서 임원에 대해서 ”거인“이라는 표현을 했습니다. 만화를 보시고 그 분이 고맙다는 이야기를 주셨습니다. 통찰력이 있다는 것은 상대방을 깊이 이해하는 것, 애정이 있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 윤태호 작가
청년들에게 말씀을 전하고 싶다면,
"저는 언제나 희망을 보고 있습니다. 역사는 퇴보하지 않는다고 믿습니다. 다만 지금 사회가 쉽지 않은 조건에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이들의 죽음은, 억울하게 죽은 사람들의 죽음은 헛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사회가 아이들, 청년들의 아픔과 죽음을 통해서 터져버린 고름으로 변화가 시작되어야 합니다. 당장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더라도 조금씩 변화할 거라는 생각을 하길 바랍니다." - 박재동 화백
두 작가의 깊은 내공과 진정어린 마음이 느껴지는 하루였습니다. 플랜NOW는 민달팽이유니온, 연세대 총학생회, 서울대 총학생회, 청연, 청년유니온, 복지국가청년네트워크, 00은대학, 카페오공이 고장난 사회를 고치기 위해 따로 또 같이 행동하는 청년 플랫폼입니다. 세월호 참사로 드러난 사회의 총체적 부실에 맞서고 조금이라도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움직임을 관심있게 지켜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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