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총학생회 <디테일>과 함께 오픈테이블을 진행했습니다. 주거빈곤율 1위인 관악구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들, 고시촌에 밀집해서 사는 대학생들의 주거살이는 어떨까요? “집 주인의 발소리가 들려온다.”라는 것을 주제로 청년 세입자 권리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망해보는 오픈테이블이었습니다.
즐겁게 주먹밥을 만들어먹었습니다. 간단한 자기소개와 ‘외로움’, ‘이것도 방이라고?“ 등으로 집에 관한 다양한 삶의 이야기들이 나왔습니다. 집과 관련한 이야기들, 특히 울컥울컥했던 사례들은 자칫 지나친 사생활을 드러내는 것일지도 모르고 그저 사변적인 이야기일수도 있지만 모두 모여 이야기하니 공동의 문제, 함께 해결해나가야 하는 문제라는 것을 더욱 느꼈습니다.
이어서 서울대의 시흥캠퍼스 신설 계획을 논의하고 학생들의 권리가 배제되는 점, 특히 그 중에서도 기숙사와 관련된 이야기를 김예나 부총학생회장님이 전해주셨습니다. 학교의 발전 계획은 곧 개발 계획이며 학교가 학생들의 삶을 배제한 채 진행되는 점에서 여러 문제점들을 지적해주셨습니다. 현재 서울대 총학생회는 시흥캠퍼스 이전과 관련하여 기숙사 프로그램 위원회에 부총학생회장이 참가하고 있으며 교육과 삶이 어우러지는 서울대의 장기적인 발전 계획에 함께 이 부분이 포함되어야 한다는 것을 모두 공감했습니다.
이어서 청년 세입자 권리의 현 주소에 관해서 집에 관해서 우리들을 힘들게 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집 주인은 비싼 월세와 원인 모를 관리비를 요구하지만 어쩔 수 없이 내고 있어야 한다는 점, 중개사는 집 계약 시 세입자 곁에 있지 않다는 점, LH 대학생 전세임대의 문제점들을 언급하면서 사회와 정부,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건설사, 임대인, 정부 등 집을 둘러싼 다양한 이해관계자들 중에서 학생들은 진정할 을이 아닐까 싶습니다.
나아가 만약 세입자에게 노동 3권처럼 세입자 3권이 있다면 어떤 권리가 포함되어야 할 지 이야기를 나누고 직접 그려보았습니다.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나왔지만 가장 기본적으로 세입자들이 뭉치는 단결권, 임대인의 소유권과 세입자의 거주권이 사회적으로 함께 이야기되고 그에 따른 교섭이 가능하도록 하는 교섭권, 그리고 나아가 임대인이 그 책임을 불이행시 월세를 내지 않아도 되는 파업(!)권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공통적이었습니다.
대학생들 주거살이, 참 서럽습니다. 열악한 주거환경임에도 불구하고 비싼 월세를 지불해야 하는 상황, 쉼없이 굴러가고 이해관계에서 쏙 빠진채 거대해지는 임대 시장에서 청년 세입자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다양한 활동과 실험들을 오픈테이블을 시작으로 해볼 수 있는 용기와 희망이 생겼습니다. 오픈테이블의 고정 마지막 코너인 <64초의 약속>을 진행했습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주거 오픈테이블을 진행한 후 다짐하고자 하는 작은 약속들을 직접 적고 그 약속을 지켜보기로 했습니다. 말의 힘이 없어진 사회에서 말의 힘을 회복하는 것은 그 뒤를 잇는 이행됨, 실천이 아닐까 합니다. 새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한 작은 움직임들도 오픈테이블에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서울대 총학생회에서 자취용품 경품도 진행했어요! (민달팽이 많이 받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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