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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달팽이유니온]/* 활동보고

[오픈테이블] 관리비 알고 내세요?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4. 8. 8.






[오픈테이블] 관리비 '알고' 내세요?

한 달에 꼬박꼬박 3만원, 5만원씩 내는 관리비, 그 원가를 특별 공개합니다!

▷ 8월 11일 월요일 저녁 7시 (맛있는 단호박삼계찜이 있어요! 그림과 다소 다를 수 있어요...)
▷ 신촌 체화당 (신촌동 2-93, 이화여대 후문 인근)
▶ 건물주의 아들로 빙의한 수범이 들려주는 관리비 원가 이야기
▶ 종하가 들려주는 관리비 뉴스 이야기
▶ 성훈이 들려주는 관리비 법 이야기
▶ 형우가 들려주는 관리비 울컥울컥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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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민달팽이유니온의 표준 원룸 관리비 기준표 개발 프로젝트 연구원들은 실태조사, 특이 사례 정리, 구체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법 제도 개선 및 세입자 네트워크 모색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지난 8월 1일부터 10일까지 약 400개의 설문조사를 취합했고 관악구와 신촌에서 두 차례의 캠페인을 통해 청년 세입자들의 주거권 보장을 위한 하나의 구체적인 사례로서 원룸 관리비에 대한 문제제기를 해왔습니다. 8월 11일은 청년 세입자들과 얼굴을 마주하면서 그간의 연구 과정을 간단히 알리고 세입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는 자리인 오픈테이블을 진행했습니다. 오픈테이블의 생생한 현장을 소개할게요:-)


8월 10일까지 취합된 400개가 넘는 설문조사를 정리하고, 구체적인 사례를 수집해 유형화 시키는 작업을 하고 오픈테이블이 열리는 신촌 체화당으로 이동! 이번 관리비 설문조사에서 특히 심혈을 기울인 것은 청년 세입자가 잘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다가가는 것이었습니다. 아직은 생소한 주택임대차와 관련된 법률 용어도 편하게 풀이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설문조사를 할 때도 정확한 평수를 모르면 싱글 침대가 몇 개 들어가는지를 묻곤 했습니다.  




오픈테이블이 곧 열리는 시각, 민달팽이유니온은 치킨과 과일을 준비했어요. 7시가 조금 넘어서 시작했고 열세명이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첫 번째 시간은 어떤 마음으로 왔는지, 관리비에 대해서 기존에 갖고 있던 생각을 물으며 편하게 소개했어요. 손꼽힌님은 현재 경희대학교 공공기숙사에서 행정일을 보고 계시는데 월 1만원씩 관리비가 부과되고 있다고 하셨어요. 학생들에게 관리비에 대해서 보다 잘 설명해주고 싶으셔서 오셨다고 합니다.


그간의 연구를 살짝 공개하는 시간인만큼 왜 연구를 시작했는지부터 이야기를 풀어보았습니다. "관리비는 왜 만원씩 딱 떨어지는 것일까?"라는 질문에서 이 연구는 시작되었습니다. 내 삶의 경험에서 시작되는 질문들, 그리고 내 이웃이 궁금해하는 질문들이 모여서 사회적 필요를 만들어낸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런 필요들이 권리로 발전해가는 과정, 바로 그것이 사회적 필요를 사회적 권리로 만들어가는 과정이 아닐까요? 관리비는 누군가에는 적은 금액일 수도 있지만 세입자가 당연히 알아야 할 정보에 대해서 대부분의 임대인들은 공개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러다보니 임대인과 세입자 간의 관계에서 신뢰도 쌓이기 어렵습니다. 불공정에 대한 의심, 비리에 대한 의심을 지우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관리비에 대한 공개는 사전에 분쟁을 예방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2.26 임대차선진화방안, 3.5 보완조치 발표로 임대소득에 대한 과세가 2016년부터 예정되어있습니다. 임대소득으로 연 2000만원을 버는 임대인에게 세금이 부과되는 것인데요, 임대인들은 이를 피하기 위해 월세를 줄이고 관리비를 슬금슬금 올리는 꼼수를 피고 있습니다. 때문에 관리비에 대한 합리적인 부과체계 확립은 비리를 근절하고 장차 공정한 임대료를 정할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입니다.



이어서 관리비에 대한 문제제기가 어떻게 되어왔는지 살펴보았습니다. 아파트, 오피스텔 관련해서는 많은 보도와 시정 조치가 있어왔지만 원룸은 그렇지 못한 현실입니다. 단순히 보도뿐만 아니라 관련 법령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소유자가 확실하게 있고 소유권이 중요시 되는 경우에 언론이 주목하고 법이 보호하고 있는 것이 답답하기만 합니다. 집을 빌려쓰는 사람, 특정한 기간동안 해당 공간을 사용하는 사람, 즉 세입자의 거주권보다 소유권이 더 우선시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이제는 구체적으로 관련 법령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관리비에 대한 법적 규정은 공동주택에 한정되어 이뤄지고 있습니다. 공동주택은 300세대 이상이거나 승강기가 있으면서 150세대 이상인 주택을 의미합니다. 공동주택의 경우 관리규약이 별도로 있어 감사까지 진행해야 하는 다소 엄격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청년들이 주로 거주하는 원룸의 경우 관리규약이 없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이 부분은 법제도가 개선되어야 할 것입니다. 또한 해외 사례를 잠깐 짚어보았습니다. 네덜란드와 독일과 같인 유럽 국가의 경우 관리비는 개별사용료와 건물유지관리비용을 나뉘는데 개별사용료를 제외환 건물유지관리비용은 이미 임대료에 포함되어있어 따로 납부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게다가 이런 국가들은 전월세 상한제 또는 공정 임대료 제도가 이미 도입되어 있어 임대료에 대한 규제가 있기에 임대료도 다소 안정화되어 있습니다. (부럽네요...U_U)


다음으로는 오픈테이블의 핵심이었던 관리비 원가 공개가 있었습니다. 민달팽이유니온이 그간 각종 업체에 직접 전화하고 필요한 시설을 찾아보면서 작성해보았습니다. CCTV, 정화조, 청소, 엘리베이터 등 6가지 항목을 조사해보니 관리비 원가가 월 최대 1만 4천원이었습니다. 엘리베이터가 있고 CCTV도 2개, 매 주 한 번씩 건물 청소와 매년 1회 정화조 청소를 하고 인터넷까지 설치되어있는 건물의 관리비가 1만 4천원인 것입니다. 그동안 과대 포장되어왔던 관리비에 대해서 자세히 알 수 있었습니다.


이후 설문조사 중 특이했던 사례들에 대해서 소개했습니다. 한 청년 세입자는 관리비에 대한 내역을 묻자 임대인이 계약을 취소했다고 합니다. 관리비에 대한 불공정뿐만 아니라 임대인과의 관계에서도 세입자는 일방적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는 사례입니다. 물론 합리적으로 관리비를 부과하는 임대인도 있습니다. 수도와 인터넷이 부과되는 원룸에 사는 한 청년 세입자는 매 월 임대인이 관리비의 항목과 각 금액을 문자로 고지한다고 알려줬습니다. 그리고 그 금액은 민달팽이유니온이 조사한 원가와 거의 일치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참가자들과 합리적인 관리비 부과체계를 만들기 위한 방법이 뭐가 있을지 다양한 방법을 고민해보았습니다. 참가자들 모두 입을 모아 세입자 모임, 세입자 네트워크가 활성화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카카오톡 그룹방을 만들자, 이사할 때 인사라도 해보자 등, 청년 세입자들이 자신이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이고 이야기해야 한다는 생각 아래에서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왔습니다. 그리고 민달팽이유니온은 그간 조사한 해결책을 간단히 소개했습니다. 더욱 자세한 연구 결과와 분석, 그리고 해결책은 연구결과 발표회(18일, 저녁 7시, 불광 청년허브)에서 공개될 예정입니다. 청년 세입자 여러분들의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언제나 마지막은 사진으로 장식했습니다. 늘 만남이 소중했기에 제일 중요한 뒷풀이도 진행했어요. 여름이 가고 가을이 슬금슬금 오는 계절 앞에서 함께 마신 맥주는 더욱 더 청량하게 다가온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