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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달팽이유니온]/* 활동보고

[캠페인 후기] 관리비, 얼마 내세요?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4. 8. 13.

*본 후기는 표준 원룸 관리비 기준표 개발 프로젝트에 함께하고 있는 전형우 연구원이 작성했습니다.




“관리비 얼마내세요? 설문조사 하시고 가세요.” 민달팽이유니온의 표준 원룸 관리비 기준표 개발 프로젝트 연구원들이 드디어 밖으로 나갔습니다. 5주 동안 사무실에 모여 구체화했던 ‘원룸 관리비 설문조사’를 들고 직접 청년 세입자들을 만나러 다녔습니다. 관악구와 신촌에서 두 차례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첫 번째 캠페인을 위해 8월 5일 낮, 서울대입구역에 임경지 세입자네트워크 팀장과 5명의 연구원들이 모였습니다. 몇몇은 만들어놓은 피켓을 들고 호객행위(?)를 했고, 나머지는 설문조사 종이를 들고 지나다니는 행인들을 만났습니다. 거리에는 경쟁자들도 많았어요. 종교를 전도하려고 나와 있는 분들도 있고 다른 시민단체에서도 서명을 받고 있었습니다. 





 “원룸에 사세요?”, “잠깐만 설문조사 하실 수 있으세요?” 거듭되는 물음에도 지나다니는 행인분들의 관심을 붙잡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설문조사 할 의향이 있으신 분은 또 부모님과 함께 사는 경우가 많아서, 원룸에 자취하는 사람이 잘 없더군요. 더운 여름날에 2시간 정도 돌아다녔지만 설문조사 해주신 분은 몇 명 없어서 우리는 서울대학교로 가보기로 했습니다. 학교에는 자취하는 학생들이 더 많을거라 생각했습니다. 


 다행히 학교에는 세입자 청년들이 꽤나 있었습니다. 휴대폰 판매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는 김종하 연구원의 호객행위가 빛을 발했죠. 김 연구원은 수많은 거절과 무관심에도 웃는 얼굴로 다음 손님을 맞았습니다. 우리는 각자 조를 나눠서 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 학생회관 근처를 돌아다니며 원룸 관리비에 대한 설문조사를 알리고, 민달팽이 유니온을 설명했습니다. 40여개의 설문조사를 받는 것으로 이 날의 일정을 마무리했고, 싸고 맛있는 학생식당에서 밥을 먹은 후 우리는 헤어졌습니다.


11일 오픈테이블이 열리는 체화당에서 직접 게시판을 갖고 온 연구원들11일 오픈테이블이 열리는 체화당에서 직접 게시판을 갖고 온 연구원들


 그리고 8월 9일 신촌에서 관리비 프로젝트팀이 두 번째 캠페인을 위해 모였습니다. 일단 창천교회 옆 카페 엘피스에서 캠페인을 위한 전략을 짰습니다. 임경지 팀장은 나흘 전 관악구에서의 실패(?)를 딛고, 더욱 효과적으로 설문조사를 받기 위해 여러 준비를 해왔더군요. 먼저 관리비를 얼마 내는지 스티커로 붙이는 것으로 행인들을 유도한 다음, 관리비 OX퀴즈와 설문조사에 참여하게 하는 방식이었습니다. 또한 관리비 설문조사용 게시판을 설치해서 길가는 사람들에 눈에 잘 띄도록 하였습니다. 이 날은 민달팽이 유니온의 활동가들도 4명이나 더 오셔서 총 10명이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관리비 얼마 내는지 스티커 붙여주세요.” 신촌 현대 유플렉스 앞에 자리잡은 관리비 게시판에 지나가던 사람들이 몰렸습니다. 세입자들은 싸게는 3만원부터 비싸게는 10만원이 넘는 관리비를 내고 있다고 했습니다. “관리비가 너무 비싸다, 왜 내는지 모르겠다.”며 분통을 터뜨리는 세입자도 많았습니다. 날씨는 더웠지만 많은 분들이 묵묵히 짧지 않은 설문조사를 해주셨습니다. 설문조사를 하면서 원룸 관리비 문제에 대해 의문을 가지게 된 분들도 있었습니다. 



관리비 프로젝트 팀은 몇 명은 길가는 사람들을 이끌어 오고, 몇 명은 부스에서 스티커를 붙이도록 했습니다. 나머지는 테이블에서 설문조사를 받았습니다. 함께 하는 팀이 10명이나 되니까 으쌰으쌰하는 분위기도 생겼고 길을 지나던 사람들도 관심을 가졌습니다. 이 날의 캠페인은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70개가 넘는 설문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온라인으로는 훨씬 많은 설문조사를 받을 수 있었지만, 오프라인 설문조사를 받는 과정도 큰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원룸 관리비 문제에 전혀 관심이 없던 사람들, 모르고 있던 사람들에게 먼저 말을 걸고 다가가는 것이 쉽지는 않았지만, 설문조사에 참여하면서 스스로 문제를 느끼는 사람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두 차례의 거리 캠페인은 청년 세입자들의 실태를 조사하는 것과 동시에 우리의 프로젝트를 알리고, 청년 주거 문제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8.11 오픈테이블 후기 보러가기




 1·2인 청년가구가 주로 거주하는 원룸형 생활주택(의무 공동관리 대상 외) 관리비는 내역공개에 대한 법적장치 부재로 피해 사례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이를 악용해 집주인은 추가월세를 받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기도 한다. 청년들의 높은 주거비 부담을 가중시키는 원룸관리비 실체를 파헤치기 위해 민달팽이유니온이 나섰다. 그 프로젝트를 지면에 싣는다. [편집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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