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에서 모여 사는 청년 1인 가구들, 우리들의 비전화 방식 찾기 프로젝트]
“함께 사는 기술”
안녕하세요 강북달팽이집에 살고 있는 솔아입니다.
강북 달팽이집에 함께 사는 식구들 여럿이 모여서, 비전화공방 지원사업의 한 모임을 진행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그 소식을 민달팽이들과 함께 나누려 합니다.
강북달팽이집
우리는 같은 빌라 건물에 살고 있습니다.
20~30년을 모르고 지내다 처음 만난 사람들이라, 서로 다른 삶들을 알아가는 것에 재미를 느끼며 산 지 이제 막 6개월이 넘어갑니다. 이런 저런 대화를 통해 확인했던 서로의 관심사를 이 집에서 함께 시도해볼 수는 없을까, 고민을 나눠 왔습니다.
독서모임을 만들어 책을 함께 읽기도 하고, 밥을 함께 해먹으며 세상 돌아가는 일을 논해보기도 합니다. 카페에 모여 페미니즘을 함께 토론하기도 하고, 밤늦게 한 집에 모여 퀴어퍼레이드 때 쓸 양초를 만들기도 합니다. 비전화공방의 특강도 들어보고, 서울시 햇빛발전소 등을 찾아 보면서, 생태적 가치를 같이 실천할 수 있는 방안들도 함께 찾아 보기도 합니다.
혼자보다는 둘이, 둘보다는 여럿이 하면 더 용기나고 더 신이 나는 일들입니다. 각자 지향하는 삶의 모습들을 조금씩 함께 시도해볼 수 있는 공동체가 되길 바라는 마음들을 확인하고 모아 나가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첫 독립을 경험하며 홀로서기를 하고 있는 2030세대의 청년 1인 가구였던 우리들의 만남에서, 우리는 새로운 무언가를 찾아가고 있습니다. 한 칸 짜리 방을 넘어, 더 큰 내 일상을 꾸려나가게 하는 상상력의 재료들, 함께 용기 낼 수 있는 친구들, 그런 저런 선택을 하는 삶 또한 괜찮다는 걸 보여주는 내 옆의 또 다른 삶들을 느끼며 살아갑니다.
강북달팽이, 어떤 고민을 했나요?
우리는 왜 같이 살까요?
A. 각박한 서울살이, 누군가와 함께 관계 맺으며 사는 경험을 해보고 싶은데 그게 마침 여기.
B. 비싼 월세와 열악한 주거환경을 벗어나, 좀 더 저렴한 집에서 살고 싶은데 그게 마침 여기.
C. 나중에 공동육아도 하면서 살고 싶고, 그렇게 같이 사는 삶을 지향하는 사람들과 미리 그런 삶을 경험하고 싶은데 그게 마침 여기.
D. 이왕 이렇게 같이 살게 된 거, 옥상에 뭐도 좀 하고 싶고, 저녁에 식사도 좀 같이 하고 싶고, 출퇴근길에 마주치면 이런 저런 대화 나누면서 같이 집을 오가고. 이런 소소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여기.
우리는 각자의 다양한 이유로, 함께 사는 것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독립 했지만 고립되고 싶지 않고, 저렴하지만 충분히 쾌적하고 안락하게 살고 싶은 마음을 서로 공감하고 지지합니다. 기존의 방식과는 다른 삶을 시도해보고 싶지만 혼자서는 용기 나지 않았던 사람들의 마음도, 굳이 삶의 어떤 변화를 기대하진 않았지만 살면서 자연스럽게 느끼게 되는 소소한 불편과 즐거움의 마음도, 우리는 서로 존중합니다.
청년 1인 가구가 함께 산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어떤 식구들은 걱정을 시작했습니다. 우리의 이런 경험이 한 때의 일시적인 경험으로 끝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6개월 단위 계약이기도 하고, 워낙 유동성이 높은 시기인지라, 드나듬이 계속해서 생길 수 밖에 없는 조건이 있음을 인정합니다. 자주 만나는 식구들도 있고, 한 달에 한 번 반상회 때도 볼가 말까 한 식구도 있기에, 관계의 온도에 차이가 있기도 합니다.
어떤 식구들은 상상을 시작했습니다. 옥상에서 해먹을 달아 같이 쉬며 놀고도 싶고, 트램플린도 하고 싶고, 흔들의자에 앉아 석양을 감상하며 기타를 치고도 싶고, 태양열식품건조기도 두고 싶고, 태양광발전도 설치하고 싶고, 텃밭도 가꾸고 싶고, 비건요리도 같이 나눠 먹어 보고 싶고... 이 중에는 몇 가지 실천도 해봅니다. 해먹 대신 그늘막을 설치하기로 했고, 태양열식품건조기는 꼭 하자며 의지를 모으고 있고, 텃밭은 소소하게 딸기와 알로에를 키워보기 시작했고, 간단한 식사도 함께 하고 반찬도 나눠먹고 있습니다.
우리의 여러 시도들이, 더 힘을 받을 수 있으려면, 어떤 것들이 더 필요할까요?
충분히 고민할 수 있는 안정적인 시간을 서로에게 보장할 수 있다면, 우리가 더 잘 고민하고, 더 깊이 토론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요?
그리고 우리는, 이런 시간을 비전화 공방 지원 사업을 통해 함께 확보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강북달팽이는 비전화공방에서 무엇을 하나요?
우리는 식구들이 함께 할 시간을 서로에게 보장하려 합니다.
식사 한 끼 함께 하면서, 간단히 차 한 잔 하면서, 우리들의 자립을 위한 대화를 나눌거에요.
때로는 우리의 자립을 풍성하게 도와줄 만들기 수업도 함께 하고 싶고, 다른 경험을 해본 사람들을 우리의 집으로 초대해 심도 깊은 대화도 나누려 해요.
때로는 공부를 함께 하기도, 여유를 함께 나누기도 하면 좋겠어요!
우리는 사실 한 집에 산다기보다, 한 건물이 곧 우리에게 마을이기도 하기에, 충분히 교류하고 대화나눌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합니다. 마을에는 사람들이 모이는 마을회관도 있고, 오며가며 쉬어가는 정자도 있고, 에너지를 쏟기도 얻기도 하는 놀이터도 있고, 모여서 공부하는 학교도 있고, 그 자체로 자연인 녹지 또는 공원이 있습니다.
우리의 마을에도 이런 것들이 있다면 정말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비전화를 통해 가능해지지 않을까 합니다!
근데, 비전화공방이 뭡니까?
▶ 플러그를 뽑은 다음 펼쳐질 가능성
비전화공방은 전기와 화학물질에 의존하지 않으면서 행복하고 풍요로운 삶의 방식을 추구합니다.
비전화공방을 설립한 후지무라야스유키 선생님은 지난 40년 동안 일본에서 1000개가 넘는 제품을 발명한 발명가입니다. 곤란을 겪는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첨단기술을 발명하다가 과연 그것들이 어떤 결과를 나았는지 고민하면서, 에너지와 화학물질을 지나치게 사용해 발생한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발명으로 전환하게 됩니다.
일본에서 시작한 비전화공방은 2017년 서울혁신파크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비전화공방서울은 일본 비전화공방에서 축적한 20년간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누구나 ‘자립’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듭니다. 손쉽게 만들고 만든 물건을 직접 사용하는 보람을 느끼게 하는 것. 손을 쓰고 몸을 움직이면서 기술을 익히는 즐거움, 서로를 위하는 따뜻한 관계, 풍요로운 일상과 오감으로 느끼는 자연으로 인해 우리는 자신의 삶을 스스로 구성하는 힘을 경험합니다.
비전화공방서울은 기술, 생활, 비즈니스, 사회를 연결합니다. 자립할 수 있는 기술을 익히고 먹거리를 생산하며 적게 일하고 더 행복한 비즈니스를 개발합니다. 그리고 우리의 실험을 사회에 알릴 수 있도록 시민을 대상으로 강의와 제작워크숍을 진행합니다. 그 외에도 한국에서 비슷한 고민을 하는 단체와 이야기 자리를 만들어 서로의 기술과 경험을 공유합니다.
비전화공방은 바라는 삶을 살아내는 힘을 확산합니다.
(출처: 비전화공방 홈페이지 http://noplug.kr)
강북달팽이는 비전화공방에서 무엇을 하나요?
내가 지향하는 삶의 방식은?
우리는 어떤 비전화 방식을 함께 시도하면서 공동체를 꾸려갈 수 있을까?
함께 사는 기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시도하고, 기록으로 남깁니다.
나의 생활방식은 어떤지, 집에서 실천할 수 있는 비전화 방식은 무엇이 있는지, 같이 해볼 수 있는 건 뭐가 있을지 함께 이야기 나눕니다.
나의 공간에서, 함께 사용하는 공간에서, 다양한 방식들을 시도해봅니다.
‘해봤는데 이거 좋더라’, ‘해봤는데 이거 너무 힘들더라’ 하는 이야기를 다시 나눠봅니다. 그리고 다른 방식으로 또 시도해보기도 합니다.
우리가 시도한 것들, 우리가 시도하면서 함께 겪은 과정들에 대한 이야기를 정리합니다. 이것들을 토대로, 강북달팽이 생활지침서 ‘함께 사는 기술’을 만들어봅니다. 도시에서 함께 살아가는 청년 1인 가구들에게 제안해보려 합니다. 우리가 이야기 하고 시도해온 ‘함께 사는 기술’에 대하여.
앞으로 종종 소식 올릴게요! 경험을 함께 나눠요!^.^
관심있는 회원/조합원 여러분 함께 해요! 연락주세요!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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