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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 달팽이집 살이

[달팽이집3호] 돌봄을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달팽이집 (김솔아 조합원님 기고)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6. 9. 15.

​​돌봄을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달팽이집

여름 기운이 채 가시지 않은 어느 일요일, 달팽이집3호에서는 새 식구들과 함께 하는 첫 반상회를 위해 1층 커뮤에 식구들이 하나 둘 모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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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낯선 손님도 함께 했죠. ^^



조금 갑작스러운 손님 ㅋㅋ
이 강아지는, 반상회에 참여하러 집에 오던 식구 수영님이 데려온 길 잃은 강아지랍니다.
호기심이 많고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는 하얀 포메라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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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하게 반상회 상을 차렸는데^^ 강아지도 먹고 싶었는지 급하게 사온 사료나 간식은 먹지 않더라구요. 하는 수 없이 우리 식구들끼리 피자를 먹으며 반상회를 진행했답니다. 이 때부터였나요, 강아지가 피자를 든 세현님을 향해 꿀떨어지는 눈빛을 보냈던게.^^

털알레르기가 있는 새 식구가 있어서 회의 하는 동안에는 101호 안쪽에서 놀고 있도록 두었어요. 그러곤 금새 수영님과 함께 혹시 모를 건강상태 점섬을 위해 동물병원으로 갔답니다.

반상회 덕분에 식구들도 다 모이고, 피자도 여러 맛으로 나눠 먹고, 그동안 못 다한 이야기도 나눌 수 있어서 좋았어요!
3호 1층에 대해서는 주로 새로 들어온 101호 식구들의 이야기를 나누었고, 3층에 대해서는 주로 거실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했어요. 그리고 앞으로 더 같이 살게 될 지하님의 이야기도 나누었답니다!

그리고 강아지에 대한 이야기도 함께 나눴어요. '만약에 강아지주인을 찾지 못한다면?' 일단 주인을 찾는 동안에는 털알레르기 있는 식구가 없는 3층에서, 그리고 1인실을 쓰는 솔아방에서 머물기로 했고, 이후에는 더 적극적으로 이야기를 해보자! 등등 대화를 나누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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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내 방에서 하룻밤을 보내게 된 멍멍이...!
아이고...귀여워....ㅠㅠㅠㅠㅠㅠ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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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여러 날 밖에 있었을까, 같이 목욕도 했어요.
부둥부둥 부둥부둥 부둥부둥 부둥부둥
어쩜 이렇게 폭 안기는지, 누나들 마음 녹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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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즐겁게 해줄 수 있다면 어떤 인형이든 기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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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드리는 것 마저도 이렇게 귀여울 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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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기가 웃으니 누나들 심장은 남아나질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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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이 인형을 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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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료는 안먹어도 물은 먹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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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집5호에 사는 초코 와의 페이스타임!!!!
세젤귀와 세젤귀가 만났군요
여기군요 제가 누울 자리! 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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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슬슬 졸린 멍뭉이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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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세상에서 제일 귀여울테니 너는 팔을 대라
멍멍이를 앓으며 겨우 잠든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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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 새벽 6시에 눈이 떠졌어요.
눈을 뜨니 멍멍이와 눈이 마주쳤고, 밥을 먹여야겠다!는 생각에 멍멍이를 안고 나왔어요.
시간이 너무 이른 때여서 안타깝게도 정육점이라던가 마트라던가 하는 곳은 문을 열지 않았어요.
아쉬운대로 함께 성북천을 거닐며 산책을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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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 좋은 멍멍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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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간 정도 산책을 하고 나니 7시반..!
그래도 괜찮아요 귀여우니까

출근을 해야 하는 식구들은 아쉬운 인사를 나눴고, 산책 당번을 정하며 각자의 일상을 소화하러 떠났어요.

저도 출근을 했고, 멍멍이의 소식을 카톡으로 전해들으며, 전날밤에 유기견센터, 페북, 인스타, 강사모 카페 등에 제가 올린 게시글들을 확인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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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강아지 주인분을 찾았답니다!!

강아지의 이름은 뽀삐!!!
(사실 달팽이집에서 이름을 따 '달이'라고 부르고 있었어요. 하지만 진짜 이름은 뽀삐!)

길음역에서부터 개운산을 타고 내려와 고려대역쪽을 배회하다가 성신여대입구역으로까지 온! 굉장한 호기심과 용기와 체력을 가진 뽀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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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무사히 돌아 간 뽀삐!
주인분께서 사진을 보내주셨어요!

길을 잃은 지 하루만에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던 뽀삐!
정말 다행이에요!

달팽이집 식구들이 배려해준 덕분에 뽀삐가 하룻밤 머물 수 있었고, 뽀삐덕분에 식구들도 행복한 밤 보낼 수 있었어요!

사실 글을 올렸던 밤 동안에, 달팽이집2호부터 6호까지, 많은 식구들이 함께 걱정하고 귀여워해주었어요. 그리고 만약 주인을 찾지 못하게 되면 어느 달팽이집에서라도 함께 살 수 있게 이야기 해보자는 말들도 오고가곤 했답니다.

각자의 삶을 돌보는 것도 벅찬 요즘, 강아지라는 작은 생명체의 삶을 함께 걱정하고 생각하는 달팽이집사람들!
달팽이집이 아니라 다른 집에 살았다면 이런 논의를 꺼내는 것도, 마음을 먹는 것도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달팽이집사람들과 함께 길 잃은 강아지의 머무름을 논의 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어요. 사실 꽤 어려운 일이기도 한데 말이에요.
돌봄의 행위를 존중해주는 식구들과 함께 산다는 건 꽤 행복한 일이에요.

뽀삐도 가족들과 함께 즐거운 추석 보내고 있겠죠?^^
모두 안전하고 돌봄이 있는 행복한 추석 보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