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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 달팽이집 살이

[달팽이집4호] 너와 나의 그 집, 신사동 30-33 (황은미 조합원님 기고)

by 비회원 2016. 7. 18.

너와 나의 그 집, 신사동 30-33


벌써 달팽이집살이를 한지 2달이나 되었네요. 달팽이집 4호 생활은 저에게 마치 연애하는 것 같았어요. 제가 같이 사는 분들을 집사람들이라고 부르니, 주변 사람들이 묻더라고요. “결혼했냐. 너의 안사람이 몇명이냐”고 헤헤. 집사람들이라는 단어가 엄청 친숙한 관계라고 느껴지는 가봐요. 마음은 벌써 내 사람들이지만, 아직은 서로를 알아가는 단계로 달팽이집이라는 공간에 적응하고 하나씩 함께 배워가는 게 “썸”타는 것 같았어요.


처음에는 “너는 나고. 나는 너고. 마음이 같으면 우리가 될 거야”라고 쉽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 4호집에서 지금까지 다른 방식으로 살아왔던 집사람들을 만나면서 시간도 필요하고 서로를 알아가기 위해 노력이 필요하단 걸 느꼈어요. 박노해시인의 ‘눈맞춤’이라는 시처럼 서로에게 눈 맞추며 관심을 가지고 다가가서 많은 이야기 나누며 입을 맞추고, 이 속에서 달팽이집의 생활을 하면서 함께 해가면 몸으로 기억하는 과정이었던 것 같아요.


너와 눈을 맞춘 그 집.


신사동 30-33의 현관문을 딱 열면 옆방과 앞방에서 집사람들이 나와 가족처럼 맞이해주고, 커뮤니티실에선 널브러져 있는 채라도 눈을 맞추며 인사하고 안부를 서로 묻죠. 영국의 어느 실험을 보니깐 눈을 마주치는 것이 엄청난 케미가 있다는데, 집사람들과 만나면서 눈을 마주치는 것이 엄청난 힘이 있고 마음으로 애정이 담길 수 있다는 걸 느꼈어요. 아주 사소한 것이지만, 너무나 지쳐서 집에 터벅터벅 들어오면 나를 관심을 가지고 봐주며 걱정해주것만으로 우리집에 왔다는 걸 느끼게 된 것 같아요. 무심한 인사과 표현을 해도 서로의 눈을 맞추고 점점 다가가게 되었어요.


“ 스마트폰만 들여다보지 말고 시크한 척 자기만 보지 말고 서로 눈 맞춤하기 ”


너와 입을 맞춘 그 집.


혼자 살 때는 집에선 거의 말을 안했던 것 같아요. 여기선 집사람들의 눈을 맞추고 인사를 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하게 되더라고요. “오늘 하루는 어땠어요?”라는 아주 소소한 질문에서 시작해서 밤새고 회사를 갈 정도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함께 사는 집사람들의 다양한 삶 속 이야기를 들으며 자리를 떠나고 싶지 않은 적이 많았어요. 그래서 항상 마무리는 서로 아쉬워하며 자리를 뜨는 느낌도 커서 피곤하고 잠이 오는 대도 방에 안 들어가고 더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어요. 제가 신사동 30-33을 들어온 후 12시 이전에 자본 적이 거의 없을 정도로 항상 커뮤니티실에서 이야기 나누거나 야식에 술 먹고 그랬던 것 같아요. 신사동 30-33에서 지내면서 일주일에 3일이상 회사에 지각했다는 건 비밀! 일상과 삶에 관한 이야기부터 이를 뛰어넘는 영혼의 세계 이야기까지 무수한 이야기를 나누고 입을 맞추고 집사람들에게 더 마음이 쓰이고 계속 챙기기 시작했어요. 지금은 사람들 걱정까지 하는데, 이거 병인가요? 헤헤헤


“ 눈이 맞으면 마음이 맞아가 입맞춤은 절로 따라오는 것 ”


내 몸이 기억하는 그 집.


처음엔 집이 낯설어서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런데 점점 집사람들과의 생활로 하나하나씩 공간을 채워나가고 시간을 함께 보내며 조금 더 친근해졌어요. 청소도 집수리도 하고 물품사기도 분리수거도 함께 하고 우리 집을 가꾸는 기분이 꽤 근사한 기분이었어요. 또 말로도 대화를 나눌 수 있지만, 몸으로도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것 같은 므흣한 기분이 좋았어요. 언니가 해준 마사지와 함께 했던 H&M Beauty Salon의 스킨케어도 함께여서 좋았고 편안하게된 신사동 30-33의 소중한 추억이었어요. 살면서 집사람들에게 애정이 생겨서인지 뭘 먹어도 같이 해먹고 싶고 나눠 먹고 싶어지나봐요. 혼자 먹는 것도 잘했었는데, 지금은 좀 눈치 보면서 막 같이 먹고 싶고 혼자 먹음 배만 부른 불편함이 느껴지더라고요. 내가 아플 때나 지쳐있을 때 죽과 아침밥을 해주시고 약도 챙겨주는 우리 집사람들에게 너무나 고마웠어요. 집에 오면 모두 잘해준다는 걸 몸이 아는 것 같아요. 조금씩 서로 합을 맞추며 할 활동들로 채워질 것 같아서 이후의 생활들이 기대되요. 


“ 눈맞춤한 다음 입맞춤한 다음 함께 앞을 바라보며 나아가기 ”




* 저희 집이 어떻게 될지 기대되고 궁금하시죠? 사진과 함께 보여드리고 싶었지만, 직접 오셔서 체험해봐야 확실히 있을 수 있기에 일부러 글만 공유합니다. 신사동 30-33로 어서오세요



전 정신줄 놓고 퇴근해도 엄청난 귀소본능으로 찾아던 달팽이집 4호 신사동 30-33를 나오게 되었어요. 다음주 월요일이면 미얀마로 장기간 파견을 가게 되서 정말 국제적으로 민달팽이가 되요. 헤헤 해외에서 지내면서 만나게 될 민달팽이들의 삶과 이야기를 잘 보고 듣고 와서 나누도록 할게요. 제가 돌아오면 또 달팽이집에서 뵐게요.





☞ 6월의 달팽이집 2호 이야기 (최이슬 조합원님 기고)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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