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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민달팽이]/* 월간민달팽이 회원 조합원 기고글

[5월호 이 달의 회원] '권순영'님 인터뷰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4. 4. 28.


언저리 한켠에선 집밥모임 중. 쭈꾸미 볶음과 피클을 담고 계셨습니다 :)

분주하게 일하고 계시는 순영님



다영: 소개를 직접 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순영: 민달팽이 유니온의 조합원이고 여기 상상언저리에서 일을 하는 권순영입니다. 따로 소개할 게 없네요 우리동네 청년회 회원이기도합니다. 민유는 작년 이맘때쯤 가입해서 어쩌다가 전 운영위원을 했었습니다.

다영: 작년의 민유는 바쁜 해 아니였어요?
순영: 그렇기도 했고 여기 청년회에서 언저리라는 공간을 만든건데요. 청년 당사자의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라는 이야기를 했는데, 어쩌다가 거기까지 흘러가서 하게 된 것 같아요.

다영: 이 공간은 언제 만들어진거에요?
순영: 작년 4월에. 1년 됬어요.

남진: 처음만들었을때 이것저것 많이 하고 싶었는데
다영: 어떤 고민으로?
순영: (한숨) 고민 많았는데. 하하. 이동네 사는 청년들의 중간허브같은 걸 하고 싶었어요. 공간을 열어주고 할 수 있는걸 해내고 다른 청년들과 연계해주고 무언가를 생산하는 공간. 사실 주거모임이나 노동모임, 봉사모임같은 것들을 하려던 취지가 있었지요. 원래는 저희가 청년회 사무실이 있었는데, 공간이 협소하고 소통역할을 할 수 가 없으니까 이왕 그렇게 된거 카페를 열어서 우리도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다양한 이슈들을 생산해내고 활동하려면 공간이 필요하고 거점이 필요하니까 그렇게 공간을 쓰일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다고. 여기가 사람들이 왔다갔다 하면서.

다영: 그럼 일년 동안의 하고 싶었던 취지와 고민들은 어떻게 풀어졌나요?
순영: 일단 차근차근 생각해봐야하는데 (웃음)
남진: 많은 단체들과 관계도 맺고 강연도 열고, 노동센터도 열고
순영: 알바 상담센터 이런것도 하려했고, 노동강좌 주거강좌 열어서 팀을 구성하려 하기도 했고, 공동체 상영도 했고, 돈만 못벌었지 (일동 웃음) 이것저것 시도는 많이 해보고 올 한해는 이렇게 해보면 되지 않을까 하게 되는 계기 였던 것 같아요.

다영: 그럼 다양한 일들 중에서 기억나는 행사들은 어떤 행사들이었어요?
순영: 여기 오는 사람들 중에서 기억남는건 청년 유니온 행사가 좀 재미있죠. 최근에는 조합원의 날 행사였고, 그 전에는 연말모임. 뒷풀이 등 이 근처에 사는 조합원들이 모여서 만나는 자리라고 들었어요. 일반적인 단체의 사람들이 모인 별로 특별할 것 없는 행사였는데 모이는 친구들이 단체 취지에 대한 관심이 깊어서 단체 분위기가 좋았던 것 같아요. 그리고 언저리에서 했었던 것중에 기억 남는건 서울시에 지원해서 노동강좌랑 주거강좌를 포스터 붙이고 진행했었던 적이 있었거든요. 사람들이 많이 참여한건 아니었는데, 여기 있는 사람들이 청년 이슈에 대해서 '어떤식으로 하면 되겠구나' 방향을 잘 잡아 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우리끼리 되게 재미있게 들었어요. 원래 취지는 외부에 다른 사람들이 와서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지만, 생각보다 그렇게 해야된다고 이야기 했었던 나도, 관심이 있다고 표현했던 여기 공간 사람들도 생각보다 자세하게 인지 하지 못하고 있었던 부분들도 많았었어요. 그때 가장 인기 많았었던건 주거강좌였어요. 그때 민달팽이 유니온에게 엄청난 도움을 받았었어요. 권지웅 강연보다 계란이 했던 강연이 더 평가가 좋았어요. 쉽고, 막 계약서 쓰고 그래서. 우리도 그거 사실 들어야 되는 사람이지.

다영: 그럼 그 행사들을 들으려고 오게되는 사람들도 있겠네요.
순영: 비정기적이지도 않고, 지속적으로 그 이슈를 만들어내는건 아니니까 많지는 않아요. 사실 우리도 그걸 들어야 하는 사람들이지 기획을 하는 사람들이 아니니까.그런건 민유에서 해야되는 거고(웃음)

남진: 그래도 가뭄에 콩나듯 한두명씩 있어요.
순영: 만나기에는 여기가 용이하죠. 약속을 잡고 만나는건 아니니까. 오면 보고. 이렇게 보고(웃음) 친구들이랑 왔다가 다른 사람의 친구들이 오면 또 만나기도 하고. 일상적으로 회의나 약속잡고 만나는 것 외에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아이디어, 생각같은거 서로 많이 나누죠. 이게 실행이 되는건 차원이 다른 문제인데(웃음) 이것저것 해보자. 사실 여기(편: 인터뷰를 진행했던 자리)가 아이디어 생산지야. 모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리. 처음 만든 취지도 우리랑 우리랑 비슷한 사람들도 어디서 차도 마시고 술도 마시고 일도하고 그러니까 좀 더 싸게 만들고 편하게 놀 수 있는 자리 만들면 좋지 않겠냐고. 사람들 모아두면 뭐라도 해내고 생각하지 않겠냐고 그래서 만든거지.

다영: 혹시 공간을 운영하시면서 사무실에서 느꼈던 현실이랑, 홍대 메인상권의 장사를 하시면서 보시는 또 다른 현실이 있으세요?
순영: 그런건 전혀 없고, 사무실도 사무실이라기 보단 조그만 방한칸 수준이었기 때문에(웃음) 우리는 이거 하니까 좋지. 이건 공간을 만든 청년회 이야기인데요. 우리가 실체없는 모임처럼 느껴졌거든요. 무슨 단체허가를 받거나 하나의 이슈를 생산해내는 사람들은 아니었고, 청년들이 모여서 사회에 도움이 되면 좋겠지 않겠어? 정도의 취지로 모인 사람들이니까. 했던 방식이 다양할 수 밖에 없고, 주거도 관심있고, 노동도 관심있고, 통일도 어떻게 해야겠고, 봉사도 관심이 있고. 다양한 사람들이니까. 근데 또 사무실에 박혀있고, 존재감은 없어지고, 우리를 누구에게 소개하기 애매한 그런 상태였는데 공간을 운영하니까 그건 해결 됬지. 우린 언저리를 만든 사람들. 언저리를 통해 무언가 해보고 싶은 사람들.


회원분들이 기증해주신 책으로 채워진 벽

인터뷰를 진행했던 창가의 자리



다영: 공간 처음 만들때도 인테리어는 이렇게 되었었나요? 왠지 손때가 묻은 인테리어 인 것 같은데.
순영: 공간 만들때는 돈이 없어서 설비를 중심으로 인테리어 되었고, 1년 동안 벽도 칠하고 테이블도 칠하고 손때가 많이 묻었죠. 그 전에 차 마실때는 사무실 같았어요. 저기 있는 책들도 사람들이 다 가져와준거고. 사진도 청년회 기자분이 기증해주신거고. 어디서 버려진 테이블을 우리가 들고와서 칠한 것도 많았고. 지구본도 기증해주신 거고.

다영: 공간을 지켜낸 힘이 있다면?
순영: 무모함. 세상물정 몰라서 할 수 있었던 일. 우리는 지금도 사실 세상물정을 잘 모르는 것 같아.

다영: 앞으로 공간을 지켜낼 수 있는 힘은?
순영: 솔직히 이야기하면 돈인데(웃음)
남진: 연대단체의 힘이죠. 주위에서 얼마나 많이 오는데
순영: 맞아요. 사실 여기는 지켜낸다기 보다는 월세를 내기만 하면 공간을 유지시킬 수 있는 곳이거든요. 여기가 잘 유지 될 수 있는 것은 저는 비슷한 지향이 있는 단체나 사람들, 일정하고 안정된 공간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 사실 사람들이 모이면 안정된 공간이 필요할 수 밖에없고 사무실이나 아지트를 만드려고 하는 건데, 이 공간이 그렇게 쓰이면 좋겠어요. 그래야 저도 월급을 받을 수도 있고 조합비를 낼 수도 있고.
남진: 올릴 수도 있고(일동 웃음)

다영: 여기서부터 홍보의 지점이 있는 질문들인데, 단체의 행사가 아니더라도 조합원들이 이용할 수 있는 경로는?
순영: 여기 쓰시는 방법은 되게 단순해요. 일단은 그냥 오셔서 쓰시면 되고, 혹시 자체 행사를 하시게 되면 대관을 하시면 되요. 일반 카페랑 대관 시스템은 똑같고, 대신에 저희가 대관 규정이 있기는 한데 단체나 사람에 따라서 공개할 수 없을 정도로 되게 가격이 훅훅 달라지는. (웃음) 운영에 유연함이 좀 심하죠. 대관 규정이 있기는 있어요. 낮에 두시간에 5만원, 평일 저녁에는 2시간에 10만원. 대신 메뉴이용을 협의해서 결정하는 정도. 강좌인지 행사 후의 뒷풀이도 있는지 성격을 잘 이야기해서 결정하죠.

다영: 언저리에서 일어나는 행사들과 언저리 소식은 어디에서 볼 수 있나요?
순영: 페이스북 페이지가 있는데 엄청 잘되진 않아서. 우리는 자체적으로 기획한 행사들이 많지는 않으니까, 현장 상황을 보여주는 사진들이 자주 올라와요.
 
다영: 다른 공간과는 다른 메리트를 대놓고 자랑해주신다면?
순영: 이 공간은 사람들이 다 좋아요. 안주가 맛있는 것도 아니고, 엘레베이터가 있는 것도 아니예요. 그치만 흡연이 되서 좋고, 편하지. 엄청 세련된 공간은 홍대에 되게 많잖아요. 우리도 문닫고 그런 곳 가는거 좋아하는데, 그런거랑은 다르게 사람들 눈치 안보고 편안하게 앉아서 지속적으로 사람들이랑 웃고 떠들고 하는 것. 옛날 동아리방이나 학교앞에 싼 술집. 오늘와도 아무렇게나 와도 아는 사람들이 있을 것 같은 그래서 좋다고 그러더라고요. 저도 그래서 좋은 것 같아요. 만약에 모르는 사람들만 오는 곳이었으면 못버티고 접었을 것 같아요. 아직 간판이 없기때문에 쉽게 들어올 순 없고 되게 묘하게 건너건너 데리고 오게 되더라고요.
 
다영: 계속 사람들이 사람들을 데리고오는?
순영: 그렇죠.

남진: 마지막으로 다음달 조합원 인터뷰는 어떤 분이면 좋을까요?
다영: 네 저희의 뭔가 컨셉처럼 생긴건데, 다음 달 인터뷰이의 컨셉을 정해주시면 맞춰서 인터뷰이를 찾아보려구요.
순영: 결혼한 분이 있으면 결혼한 분이면 좋겠어요. 혼자 사는 사람들이 겪는 문제와 다른 차원의 무언가가 있는거지. 대학생의 주거 문제들은 사실 저는 시기가 지나서. 하하 그런사람들은 없겠지만 너무 소득수준이 높지 않은 사람으로.

다영: 미숙한 인터뷰라서 잘 진행했는지 모르겠어요.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이야기들이 있다면
순영: 고민은 딱 두가지인데요. 세월호때문에 혼자 가슴아파하다가 촛불도 나가고 그러거든요. 그리고 또 언저리 많이 와주세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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