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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 달팽이집 살이

[달팽이집] 마을과의 접점, 과일청 만들기 (김강 조합원님 기고)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5. 9. 9.

달달한 달팽이집. 과일청 만들기. 성공적?

 

402, 김 강

 

8.23(), 달팽이집에는 달달한 향이 넘쳐났어요! 간만에 평소 못 먹던 과일도 포식했어요!!

왜냐? 바로, 서대문구 마을제안사업으로 넣었던 계획 중 하나인 과일청 만들기를 진행했기 때문이죠(+입주조합원교육도). 그래서 402호에 사는 김 모 청년은 기뻤어요. 오랜만에 집 사람들을 보는구나, 입에 단내가 가시겠구나 생각했어요. 그나마 붙어사는 룸메놈들이 집에 잘 안 들어와서 외로이 독수공방하던 시기였거든요. (물론, ‘앗싸! 내 세상이다하며 좋아하기도 하고 누군가의 부러움 받기도 했지만 말이죠..)

 

이날은 운수 좋은 날이었는지 출발이 좋았어요. 약속시간 전, 외출을 했다가 돌아오는 길 생필품을 사러 동네 마트에 갔는데 거기서 뙇! 재료로 쓸 과일을 사러온 집사람들을 만났죠. 이게 같은 집, 동네에 사는 사람들의 생활 속 묘미이기도 해요. 우연찮은 만남이 주는 즐거움! 물론 때론 서로의 추레한 몰골에 놀라기도 하지만요.



과일을 고르고 있는 201호 현정누나와 301호 규원이


오늘 행사의 첫 개시로 입주조합원 교육을 했는데요. .. 좋았어요.

사회적 자본에 대한 다큐영상을 보고난 뒤 각자의 생각을 나눴습니다. 사회적 신뢰의 중요성, 그것이 무너져버린 오늘날의 부조리함에 대한 안타까움. 다시 최소한의 룰을 세우기 위한, 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하기 위한 방법. 그것으로서의 첫 출발이라 할 수 있는 과일청 만들기.

우리가 달팽이집에 모인 것은, 단순한 잠자리해결이 아닌 다 같이 모여 무언가를 해보자는 거였죠. 자주적 삶에서 유리되고 파편화된 청년들의 삶, 그 가운데에서 서로의 등을 비빌 언덕을 찾는 것. 더 나아가 우리들끼리 웃고 떠들고 즐기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이왕 모였으니 이 흥과 젊음을 지역사회와 마을과 함께 풀어보자고 꿈꿨던 것 같아요. 이 집은 우리의 소중한 ‘place’이지만 마을사람들에게도 소중한 ‘space’가 되기를 원해요.

그런 교감의 첫 시도를 과일청을 만들어 인근주민들에게 전해주며 우리의 마음을 알리는 겁니다. 이왕지사 맛이 좋아야 할 텐데 말이죠.



각자의 집에서 준비물들을 공수해 온 후 과일과 그릇을 뽀닥뽀닥 씻습니다.


기웃거리던 동네의 꼬마도 한손 거들어줍니다. 재밌어보였나?

허클베리 핀 같았어요. 너의 노동력 감사. 어차피 너의 입으로 들어갈 거란다.


자릅니다. 와다다다. 나름의 스킬이 필요해요. 노가다는 요령이죠!


왼쪽부터 조합원교육 및 청만드는 것 도와주러온 솔아, 자주 오는 손님 기수형, 민유상근자 소라누나



그 사이 일을 분업하여서 하여서 병을 뜨거운 물에 소독하여 말립니다.


그 다음엔 다 같이 절였어요. 여기에서 의견이 분분했습니다네이버 지식인님의 조언을 듣지만, 각자 해설할 따름이었죠설탕을 먼저 버무려도 된다. 아니면 과일을 병에 먼저 넣고 나중에 설탕을 넣어야 한다는의견이 분분했지만, 결국 둘 다하기로 합니다. 버무리고 나중에 설탕도 다시 넣는


보이시나요? 이 영롱한 빛깔이!! 찐득찐득 힘든 노동의 끝에 나온 과일청.


얼추 끝난 모습!


고된 노동 뒤의 고기! 이 간절한 표정이 보이시나요? 꿀맛이었습니다


모든 정리를 끝내고! 이제는 숙성하는 며칠을 기다리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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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 정말 풍성했던 것 같아요. 깊은 얘기도 나누고, 주민들에게 줄 선물도 만들고, 고기와 과일도 실컷 먹고. 특히 오랜만의 행사참여라 더욱더 재밌었던 것 같아요. 같이 참여하지 못한 집식구들은 다음을 기약하며!

우리가 말로써가 아닌 실천이 담보되는, 자연스러운 삶의 모습으로서 여러분들과 이웃들에게 다가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그게 달팽이집 입주민들의 의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럼 다음에 또 찾아올게요!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