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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민달팽이]/* 월간민달팽이 회원 조합원 기고글

[2014년 7월호 이 달의 회원] 7월의 회원 다영님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4. 7. 7.


※ 셀카가 인터뷰 사진으로 등장해서 놀라셨죠?

나름 고정 꼭지(?) <이 달의 회원>의 미숙한 인터뷰어... 7월에는 인터뷰이로 등장했어요



Q. 간단한 자기소개를 먼저 부탁드릴께요

안녕하세요 제가 이렇게 인터뷰를 하게 되는 날이 오네요 :) 저는 민달팽이 유니온에서 상근을 하고 있는 다영입니다. 성은 민씨고요, 별명은 초등학교 3학년 이래로 민달팽이였습니다. 민달팽이 관련 설명글이 초등학교 3학년 읽기 교과서에 실리는 바람에, 저 또래의 모든 민씨들은 그때 이래로 민달팽이라는 별명을 가지게 된걸로 알고있습니다. 그때부터 시작된 연이 이렇게(...)


Q. 어떻게 민달팽이 유니온에 오게 되신거에요?

주거권에 대한 고민은 독립을 한 이래로 늘 안고 있던 문제였어요. 그래서 민달팽이 유니온이라는 단체의 존재를 알고 있었고. 그때 민달팽이 유니온이 엄청 유명한 활동들을 만들고 이랬던 건 아니었었던 것 같은데(웃음) 그래서 구체적으로 어떤 사업들이랑 활동을 하는지 잘 몰랐지만, 제가 저의 주거문제를 바라보는 세대의 관점이랑 민유의 지향이랑 별로 다르지 않다는 것을 인식하고 약간의 관심을 가지고만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청년허브혁신일자리 사업을 봤었죠. 민유가 그때는 주택협동조합 사업을 추진하는 단계였고, 그 과정에서 필요한 상근자 공고를 뉴딜일자리사업을 통해 낸걸로 기억하는데 주택협동조합이라는 사업에 엄청난 관심이 갔던 것 같아요!


Q. 주택협동조합 사업에 유달리 관심이 갔던 이유가 있다면?

공동체 운동을 하려고 친구들이랑 같이 살게 된건 아니었는데 3년째 같이 살다 보니 공동체아닌 공동체가 형성이 된거에요. 처음에는 단순히 경제적 협력으로 월세를 나눠낼려고 낡고 방이 많은 집(그래봤자 3개)을 싸게 구해서 친구들과 동거를 하게 된건데, 어느 순간부터 공동체의 순기능을 보게 된거죠.


Q. 같이 사는게 힘들진 않으셨어요?

처음 초반 1년 정도는 좀 힘들었어요. 다행히도 청결도 이런게 좀 비슷한 친구이긴 했는데 그래도 내가 평등한 타인이랑 어떤 대화랑 토론을 통해 내 생활을 조정하거나, 상대방의 생활 조정을 요구해본적이 없었으니까. 그런 소통을 해나가는게 어려웠던 거죠. 집에서는 이미 짜여진 위계(엄마나 아빠의 역할)에 내가 따르는 방식으로 살아 왔던거였는데, 그게 친구랑 살때는 전혀 불가능한거죠. 내가 '어떻게 어떻게 해!'라고 이야기 하는게 아니라, 너의 생활방식을 조정해주길 바란다. 라고 이야기 하려면 왜 그런지, 어떤 부분이 불편한건지 충실히 설명해야 하는거잖아요. 물론, 그렇게 이야기 하는 것이랑 친구가 받아들이고 납득하는것이랑은 전혀 별개의 문제이지만. 아무튼 그렇게 불편한 소통의 과정을 거쳐야 하는거에요. 친구니까. 위계로 맺어진 관계가 아니니까. 근데 이게 생각해보면 되게 당연한거잖아요. 되게 당연한 소통인데, 불편하게 느낀다는 것 자체가 나는 소통을 할 줄 몰랐던 사람이었던 거라는 말이 거든요.



  ▲ 인증샷으로 보내주신 사진 입니다 (...)                        ▲ 냉장고 자석과 영수증으로 소통하는 집 (...)



Q. 공동주거를 통해 소통을 배운거네요?

맞아요. 저는 가족이 아닌 타인이랑 그렇게 까지 밀접한 관계를 맺어본 적이 없는데, 같이 살면서 정말 빡세게 나랑 너무도 다른 타인을 마주하게 된거죠. 그래서 1년정도는 정말 힘들었어요. 그래도 각자에게 서로의 방이 있어서, 완충의 시기를 보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불편한 부분들을 소통으로 조정하고 풀어나가는 방법이 익숙해질때까지는 방이 저에게 도피의 공간이 되어서 계속 공동주거를 할 수 있있었던 것도 있죠.


Q. 지금은 잘 소통하고 계세요?

소통은 어떤 절대값의 능력이 아니라 계속 달라지는 노력의 정도라고 생각하는데, 지금이라고 해서 소통을 더 잘하고 이런건 전혀 아니에요. '같이사는 친구들이 어떻게 불편한지 계속 기민하게 신경써야 된다'라고 생각하고 명심하는거죠. 가끔 다른 일로 너무 지치고 이러면 신경을 못쓰기도 하는데 그래도 신경쓰는게 되게 당연한 예의라는 것을 계속 새겨요.


Q. 공동주거를 하면서 제도적으로 불편함을 느꼈던 경험?

세대주가 된 제가 주민세를 내게 되는 것 정도 인 것 같아요. 사실 제도적으로 불편함을 특별히 느끼는건 공동주거를 하고 있기 때문이 아니라, 지금 한국사회의 청년세대가 일반적으로 느끼는 문제들을 저도 느끼기 때문인 것 같아요. 아직까지는 세세한 부분에서 제도적으로 불리를 보고 이런 것은 잘 모르겠어요. 주거권이라고 이야기 하면 사실 아직까지는 집값이 너무 비싼데, 집값을 지불할 능력이 너무 없고, 집값은 너무 오르고, 세입자로 사는 건 뻔히 보이는 서러움들을 감내해야 하는 거니까(ㅠㅠ)


Q. 청년 세입자로 다영이 느꼈던 감정이나 경험들을 좀 더 자세히 얘기해 줄 수 있으신가요?

일단 세입자로써의 보편적인 서러움이 있죠. 이를테면 집주인이 너무도 당연하게 제 집인것 처럼 주거공간에 들어와서 이래저래 이야기 할 때, 집 주인이 저의 주인이 되는 것 같달까. 말 한마디 한 마디에 움츠라 들고, 눈치보고 그런 것들. 또 재계약때면 더 극심히 느끼는 주거불안의 문제도 있죠. 월세를 얼마나 올릴까, 방빼달라고 이야기 하시진 않을까. 이런 불안. 그런 조정을 내가 제안하고 협상하는 입장이 아니라, 어떤 집주인의 요구를 일방적으로 수용하거나 못해서 쫒겨나는(ㅜㅜ) 처지가 될때도 비참함을 느끼는데, 세입자의 권리라는게 어떤 제도적인 기반을 통해서 결국엔 사회적인 인식이 바뀌어야 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하는게 아닐까 싶어요. 내가 느끼는 위축은 사실 내가 범법자여서가 아니잖아요. 빈곤에 대한 사회적 차별과도 맞닿아 있는 것 같아요. 또 한축으로는 제가 나이 어리고 결혼안한 여자애여서 느끼는 차별의 경험도 분명 있어요. 다행히 저희 집주인분은 그렇게 훈수를 가장한 오지랖(?)이 심하신 분은 아니여서 저에게 뭐라고 하시진 않으시지만, 맨날 밤 늦게 들어오고 새벽에 들어오는 저를 바라보는 눈빛에서 이미 느껴지는 거죠. '요즘애들 = 개념이 없는 애들'이라는 편견. 어느 날은 집주인분께서 자전거 타고오는 동거인한테 "훔쳐지 말고 제자리에 가져다 둬~"라고 하셨다는 거에요. 그거 같이 사는 동거인이 돈주고 사서 꽤 오래 탄 자전거인데... (집주인 할아버지 저희 양아치 아니에요...)


Q. 다영의 경험속에서 느낀 주거의 문제들, 민유의 과제로 이야기 해보자면?

지역에 청년 세입자들이 자기의 존재를 드러내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그런면에서 민유는 청년 세입자들이 자기를 드러내도 괜찮은 울타리가 되줄 수 있어야 하는 것 같아요. 청년 세입자들이 사실 왜 자기를 드러낼 수 없었는가 생각해보면 그 이유는 이미 무수한 경험을 통해서 자기를 보호하기 위해 터득한 전략인거죠. 조용히 지내는게 답이다라고 결론 낸거니까. 조용히 지내지 않고, 뭉쳐서 결사해서 우리가 요구할 수도 있는 거고, 그 요구가 사실 되게 당연한 인간의 권리였음을 발견하는게 당연한건데. 그래서 2014년 민유의 가장 큰 조직적 목표가 지역 세입자 네트워크 구축이에요!


Q. 앞으로의 계획이나 마지막 한마디 하자면 부탁드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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