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주거상담사 입문 워크샵을 다녀왔습니다! 이태원 모처에서 오붓하게 둘러앉아 진행됐는데요. 5월부터 세 달 동안 서울시 일자리플러스센터에서 주거 상담할 인원을 대상으로 하는 자리였습니다.
자기소개에 이어, 서로의 주거 연대기를 그려보고 이야기 나누는 것으로 시작했습니다. 지금까지의 시간을 X축으로 두고, Y축에는 어떤 내용이 들어가도 오케이! '주거환경'을 기준으로 과거를 돌이켜본 건 다들 처음이었죠. Y축의 값으로 '주거만족도'를 놓거나, 살던 공간의 '넓이'를 두기도 하고, 나타내는 방식도 그림을 그리거나 그래프를 택하기도 했죠. 한 사람 한 사람 각자의 이야기와 개성이 담긴 연대기를 가지고 서로의 삶을 나눌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향후, 다른 모임에서도 해보거나 회원들의 이야기모음집으로 진행해봐도 좋겠다 싶었어요.
"일은 그만둘 수 있지만 집은 그만둘 수 없다. 우리가 원하는 집은 아마 누구든 안심하고 초대할 수 있는 집일 것이다"는 말을 서두로 시작된 임경지 위원장의 강의도 주거상담사 과정에서만 들을 수 있는 귀한 내용이었습니다.
청년 주거 상황의 현재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집 공급의 두 기둥인 공공과 민간부문이 얼마나 철학도 긴 안목도 없이 돈벌이의 수단으로써 무분별하게 방치되어 왔는지 과거-현재의 상황과 그를 보여주는 데이터, 사례들. 정부의 정책들과 한계까지 다뤄졌습니다.
당사자로서 5년 동안 청년 주거권이라는 관점에서 공부하고 주도적으로 현장에서 활동해온 경험이 그대로 녹아든 내용이라서, 한 마디 한 마디를 놓칠 수 없었죠. 행여 집중력을 잃고 놓치게 되는 부분은 무척 아쉽더라고요. (페북 라이브로 저장되어 있을테니 다행입니다.)
이런 정글같은 시장구조 속에서 세입자로서의 권리를 보장받기 위해 민유는 주택임대차계약서 개선안을 개발했습니다. 이번 워크숍에서 최초로 공개된 이 계약서는 청년세입자의 권리를 보장하고자 노력해온 민달팽이의 현장에서의 고민과 역량이 집약된 결과물입니다. 기존 서울시에서 개발한 표준임대차계약서보다도 더 상세한 내역의 구성인데요. 해당 법령이 기재된 것은 물론이고, 문제가 되어온 관리비 관련 사항, 수리를 요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입주 전과 후로 나누어 구체적으로 기재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7페이지에 달하는 이 개선안은 조만간 우선적으로 회원님들과 공유될 예정입니다.
이어 상담을 통해 우리가 풀 수 있는 주거문제는 무엇이고, 상담자로 지향해야 할 가치는 무엇일지에 대해 토론하는 시간을 끝으로 워크샵을 마무리하였습니다.
그간 4회에 걸쳐 50여시간의 과정으로 진행되었던 주거상담사 교육을 반나절의 과정으로 압축해서 다룬 만큼 좋은 점도 아쉬웠던 점도 있었습니다. 교육받는 입장에서 좋았던 점은 주거와 관련된 상황을 짧은 시간에 이해할 수 있었다는 것이었고요, 아쉬웠던 점은 절대시간이 적었던 만큼 실제 주거상담에 투입될 재원을 배출할 만큼의 교육적 효과는 미미했다는 것입니다.
주거상담사라는 일자리가 지속적으로 가능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기 위해 선도적으로 고군분투하는 상근자 여러분과, 이런 후기까지 꼼꼼히 읽고 완독하신 열혈 회원님들의 에너지에 늘 감사합니다. "가장 작은 사람이라도 세상의 향방을 바꿀 수 있다"는 게 반지의 제왕을 쓴 톨킨의 메시지였죠. 지금처럼만 계속 함께 해요~
글 / 김명철 조합원 (antree_@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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