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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달팽이유니온]/* 보도자료, 기자회견, 논평

[논평]삼가 故백남기 님의 명복을 빕니다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6. 9. 25.

삼가 백남기 님의 명복을 빕니다

 

지난 1114일 민중총궐기 집회 중 경찰의 물대포로 인해 의식불명에 빠졌던 백남기 님이 925일 오후 사망하였다. “쌀 수입 개방 반대 및 농산물 적정 가격 보장라는 농민들의 요구를 안고 집회에 참석하였던 백남기 님은 30년 간 일군 농토와 사랑하는 가족품으로 끝내 돌아가지 못하게 되었다.

 

경찰의 무차별적 진압으로 불행한 사고가 발생한 지 10개월이 넘는 시간 동안 지휘책임자인강신명 전 경찰청장에 대한 조사와 진상규명은 묵살되었고, 당사자는 제대로 된 사과 한 마디 조차 하지 않았다. 20대 국회에서 304일 만에 열린 백남기 농민 청문회에서 살수차 운용 지침 위반·평시 운용교육 부족·현장 운용관리·통제 한계 등이 밝혀지면서 명백한 과잉진압이 이루어진 정황이 드러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신명 전 청장은 사람이 다쳤거나 사망했다고 무조건 사과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공식적인 사과조차 거부하였다.

 

이것이 2016년 박근혜 정부 하에 대한민국의 민낯이다. 정부와 여당은 법과 제도에 의해 구제절차가 마련되어 있다라며 시위에 나선 이들을 비판하고 있다. 그러나 강정에서 밀양에서 용산에서 그리고 진도 앞바다에서 사랑하는 이와 삶의 터전을 잃은 이들에게 법과 제도에 따른 정당한 절차가 작동하였는가? 숨 막히는 차벽과 폴리스라인으로 이들을 가둬 놓고 외면한 당사자가 누구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백남기 님이 돌아가신 직후 시신이 안치된 서울대병원은 경찰병력이 빠르게 봉쇄하고 있고, 여당은 국회일정을 보이콧하고 나섰다.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 책임을 방기하는 현 정부와 여당의 태도로 인해 국가와 사회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는 땅에 떨어졌다. 지금 정부가 해야 할 것은 사건의 은폐와 축소가 아닌 철저한 진상규명과 그에 따른 책임을 지는 것이며, 새누리당은 앞으로 예정된 국정감사에 참여해 국민이 부여한 의정활동의 책임을 다하는 것이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2016925

민달팽이유니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