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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달팽이유니온]/* 보도자료, 기자회견, 논평

[이슈브리핑] 청년의회 정책 제안 : 사람이 중심인 집, 어디에 있을까?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6. 9. 8.


2016년 8월 21일 서울청년의회가 열렸습니다. 민달팽이유니온은 5월부터 <서울시 청년 주거 정책 모니터링 모임 : 살뜰>을 31명의 청년들과 같이 준비해왔습니다. 지난 모임을 대표해 정책 개선 과제에 대해서 청년의원 박향진님이 발표해주셨습니다. 당일 발표한 자료를 발표 자료와 함께 첨부합니다. 궁극적으로 민달팽이유니온과 서울시 청년 주거 정책 모니터링 모임은 '주택'이 아닌 '사람'이 주거 정책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정책 방향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같이 읽어주시고 앞으로 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 모색에 힘을 실어주세요. 이 자리를 빌어 함께 동고동락한 청년정책네트워크의 모든 구성원들에게 감사와 박수를 전합니다. - 민달팽이유니온


정책제안서 1

정책제안서_주거정보플랫폼.hwp

정책제안서 2

정책제안서_공공주택입주기준개편.hwp






안녕하세요. 저는 주거분과 청년의원 박향진입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 청년이 겪는 주거 문제를 이야기 할 수 있어서 기쁩니다. 


저는 스무 살부터 서울에 살게 되었습니다. 학교 기숙사에 살아본 적이 있고, 친구랑 같이 살기도 하고, 혼자서 원룸에 살아보기도 했습니다. 반지하 또는 심각하게 좁은 집에 살아본 적은 없지만 저에게 가장 큰 걱정거리는 바로 집 문제였습니다. 




혹시 여기 계신 분들 중에 공공임대주택을 신청해보신 분 계신가요? 많은 공공기관 홈페이지처럼 서울시의 공공임대주택을 알려주는 SH공사 홈페이지도 만만치가 않습니다. 모바일 최적화가 아니고, 어디를 클릭해야 하는지, 무엇을 검색해야 하는지 모르겠고, 아무리 살펴봐도 무슨 말인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매년 공공임대주택을 찾아보았지만 제가 느낀 건 설렘보다는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최근 행복주택의 최고 경쟁률이 2000:1 이었습니다. 그만큼 공공임대주택을 원하는 청년들이 많다는 말인데, 서울시에 비어있는 주택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왜 그럴까요?


저는 신청자가 겪는 어려움 그리고 공실의 발생 원인은 의외로 아주 간단하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사람이 중심이 아니라 집이 중심이기 때문입니다. 집이 사람을 고르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집을 선택할 수 있도록 정책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제안드립니다. '서울시가 찾아가는 주거정보플랫폼 I 집봐 U'입니다. 우선 필요한 주택정보를 빠짐없이 제공합니다. 신청까지 쉽고 간편합니다. 




자가진단을 통해서 지원자격을 확인하고 바로 신청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I 집봐 U가 알아서 신청 기간을 알려줍니다. 장바구니에 담아 둔 주택에 공실이 생기거나 신규 모집 공고가 떴을 때, 푸쉬알림으로 알려준다면 원하는 집을 놓치지 않을 거에요. 




집을 구할 때 생기는 막막함을 I 집봐 U가 덜어줍니다. 좋은 집을 찾을 수 있도록, 주택 관리까지 단계별로 알려줍니다.


저는 청년들이 ‘공공주택에 살려면 이렇게 고생을 해야 한다니.’라고 생각하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공공주택은 나의 권리이고 이렇게 쉽게 찾을 수 있구나, 나에게 이런 선택지가 있구나 라고 느끼기를 바랍니다.


두 번째 제안을 드리겠습니다. 희망하우징은 대학생, 도전숙은 창업자, 협동조합형 공공주택은 대학생이 아닌 청년만 들어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비어있는 희망하우징은 들어가고 싶은 사람이 있어도 대학생이 아니면 절대 들어갈 수 없습니다. 



이제는 필요한 사람이 비어있는 집에 들어갈 수 있도록, 주택마다 나눠져 있는 입주 자격의 칸막이를 없애주십시오. 대학생, 창업자, 취업준비생, 사회초년생이 각각 정해진 주택에만 신청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청년이라면 모든 주택에 신청할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우리는 1년 전 이 자리에서 청년들이 주거불안을 덜 수 있도록, 공공임대주택을 요구했습니다. 그 결과 서울시는 올해 1480명의 보금자리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시장님, 현실은 어떻습니까? 약속한 것에 반의반도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2016년이 3달 조금 넘게 남았습니다. 앞으로 매일매일 8명이 살 수 있는 집을 지어도 서울시는 약속을 지킬 수 없습니다. 




보통 청년의 주거빈곤을 상상할 때, 반지하, 옥탑방, 고시원을 떠올립니다. 하지만 소위 불쌍한 청년들만 주거불안을 겪는 게 아닙니다. 청년들이 겪는 주거문제는 바로 내일을 기대하기 어려운 집에서 살아간다는 데에 있습니다. 그래서 서울시가 더 힘을 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공공임대주택에 살게 된 이후로 서울에서의 제 생활은 달라졌습니다. 제게는 이웃이 생겼고, 월세를 낼 돈으로 여행을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나의 꿈을 좇아 살아볼 여유가 생겼습니다. 그리고 그 힘으로 오늘 이 자리에서 청년의 권리를 이야기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여전히 주거불안에 시달리는 다른 청년들도 저와 같은 변화를 경험하고 그래서 더 나은 미래를 꿈꿀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집이 아니라 사람이 중심이 되는 서울, 그런 서울을 그리며 말을 마치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