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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민달팽이]/* 월간민달팽이 회원 조합원 기고글

[2016년 11월호 이달의회원] 에콰도르에 함께 다녀왔어요. 홍정훈님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6. 11. 11.

안녕하세요 홍정훈님,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홍정훈 간사입니다. (정적)

 

.. 끝인가요?

 

참여연대 민생팀에서 주거권 관련해서 활동하고 있는 홍정훈 간사입니다. 일하면서 민유랑 제일 많이 만나죠.

 



반갑습니다. (웃음) 맞아요. 우리가 같이 하고 있는게 많죠? 궁금한게 참 많은데요, 먼저 몸담고 계신 참여연대에 대해서 좀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많은 회원분들이 들어보셨을 것 같긴한데 모르는 분들도 많으실 것 같아요.

 

참여연대는 권력 감시 단체에요. 단순히 권력을 감시하는데 그치지 않고, 사회경제적으로 의미있는 대안을 내는 것까지 활동을 하고. 민유 같은 단체들하고 연대를 하는 시민단체입니다.

 

참여연대는 시민사회계의 거인 같은 존재잖아요. 통인동에 이렇게 좋은 자기 건물도 있고(웃음) 주거를 민생팀에서 담당하시는군요. 참여연대 민생팀은 어떤 구조인가요?

 

원래 민생 팀이, 저희 센터, 민생희망본부에서 가계비 부담을 줄이자 하고 주거비, 교육비, 의료비, 통신비. 이게 4대 가계비용인데요. 이 중에 의료비를 빼고 나머지 주거비, 교육비, 통신비를 인하 활동을 하고 있구요, 그 중에 제가 주거비 관련한 것을 맡고 있습니다.

 


그런 구조군요. 주거활동 이야기를 하기 전에.. 실례지만 활동가를 하시기 전에 음악을 하신 것으로 알고 있어요! 개인적으로는 음악가에서 활동가로 바꾸시게 된 게 또 궁금한 점이기도 했는데요. 혹시 활동가를 하시게 된 계기 같은 것이 있나요?

 

인디 뮤지션의 생활이라는 것도.. 결국은 기존의 판을 조금이라도 흔들어보겠다는 의지가 있어야 할 수 있는 건데. 인디 생활을 하다보니까 막히는 게 너무 많은 거에요.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는데, 그렇다고 음악 바닥에서 이런 단체 활동을 하는 분들도 없고. 그럴 의지조차도 안 생기게 하는 데라서, 이걸 건드리려면 더 큰 구조적인 변화 같은 거를 이끄는 활동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가. 어떻게 하다보니까... (웃음)

 

음악을 하려면 작업실이 꼭 필요해요. 근데 저는 작업실에 투자하는 것보다 독립하는 게 낫다 해서, 계속 독립을 하려고 시도해서 자취를 했었는데, 그 때는 보증금을 집에서 지원해줘서 월세만 부담하면 됐었는데도 월세에다 관리비 더하니까 소득의 30%가까이 된거죠. 부모님하고 처음에 같이 살 때는 어떻게든 어떤 형태로든 독립을 하는 게 목표였는데 그런 상태가 지속되다 보니까 수중에 모을 수 있는 돈이 하나도 없는 거에요. 그래서 집 계약 기간이 끝나고, 원래 본가에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같이 사셨는데 두분이 요양병원에 입원하시면서 방이 하나가 비게 된 거에요. 그래서 부모님이 다시 들어오라고 권유를 하셨는데 그걸 거절할 수가 없더라구요.



* 홍정훈님의 또다른 이름, '블루니스'



맞아요. 거기서 객기 부리면 안돼요 (웃음)

그래서 1년의 자취를 마치고 지금은 다시 또 캥거루가 되어서..

 

작업실은 같이 쓰거나 이런 건 못하나요?

 

작업실을 같이 쓰진 못해요. 온전히 자기만의 공간이 필요한거니까. 그것도 다 월세 내고 쓰는 건데.. 최소 30만원? 한두평짜리에요. 그쪽도 진짜 임대 사업자가 커가지고, 지하실을 빌린 다음에 그걸 다 쪼개요. 그리고 방 하나당 30만원 이렇게 받는 거에요. 고시원이랑 똑같은 거죠. 방음시설만 갖춘 빈 방이에요.

 

거기도 또 그런 시장이 있군요. 진짜 신기하네요. 음악을 하시다가 지금은 주거권과 관련한 일을 하시는데, 혹시 친구들이랑 주거권 관련한 이야기도 하고 그러세요? 제 친구들은 전부 너 그거 하면 나도 집주냐?’ 이런 이야기 하는데 (웃음) 주변의 친구분들과 그런 이야기도 하세요?

 

자연스럽게 나올 때가 있죠. 대학교 이전의 친구들은 다 서울 친구들이라 아직까지도 부모님과 살고 있고, 어차피 결혼할 때까지 독립은 힘드니까 그 친구들에게 주거권이란 결국 결혼 문제와 결부되어 있구요. ‘부모의 지원에 대출을 받아서 집을 살 순 있겠다라고 생각하지만 앞으로 월세를 내지 않고 살 수 있다라는 기대를 하는 청년은 없겠죠 아마? 그리고 20대 이후의 친구들은 다 일반적인 주거 문제를 겪고 있죠. 월세를 살고 있거나 회사 기숙사에 살고 있거나...

 

정훈님이 보는 민유는 어떠세요?

 

청년들이 실제로 주거 문제를 해결해야 할 때, 너무 큰 벽이 있으니까 같이 해결해보자 이런 취지에서 나온 건데. 지금 당장 1인 가구로 살고 있는 사람들한테만 해당되는 건 아니고..

1인 가구 청년들을 목소리 낼 곳도 아예 없으니까.. 반영이 안 되서 응집되서 나올 창구가 없으니까 좀 그런 창구 역할을 한다고 봐요. 사회적인 분위기가, 일에 많이 치여서 이런 시민 활동들을 하기가 어려운 것 같아요. 그런 환경적인 요소까지 고려했을 때, 민유는 회원들이 그렇게 활동한다는게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회원들이 사실 제일 대단한거죠.

 

그헣군요. 지금 계신 곳에서, 주거권 네트워크 이런 연대 사업들을 주로 하시기도 하고 이번에 함께 UN 해비타트 3에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사실 저는 아직 좀 얼떨떨하기도 한데요. 홍정훈님은 해비타트 가면서 기대하는 점이나 바라는 점 혹시 있으세요?

 

바라는 거요? 사회적 권리라는 게 우리나라는 특히 그런데, 권리라고 주장하는 게 되게 힘들어졌잖아요. 그런 권리라는 개념이 정착하기 전에 99%의 사람들이 다 손쓸 도리도 없이. 이럴 때는 국제사회의 힘을 빌려서 인간이라면 그래야한다는 근본적이고 당위적인 주장인데 그런 인식을 공감할 수 있는 사람들의 틈에 껴보는 것?

우리는 막상 집은 상품이 아니다 라는 주장을 하는 것조차도 뭔가 40대가 넘어가면 바로 막히잖아요. 공감대가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공격을 받잖아요. 근데 이미 몇 군데 선진국들에서는 사회적 권리를 주장하는 거에 있어서, 막연한 느낌이 아니라 진짜 국제사회에서는 통용되는 보편적인 언어라는 확인을 받고 오고 싶어요.

 

맞아요 UN이라는 것에 기대하는 게 그런 것 같아요. 어떤 강제력은 없지만 그것만큼의 사회적 지위 같은 것으로 어떤 가치를 제시하는 것?

 

그리고 UN에 특별보고관이라는 제도가 있어요. 부문별로 민간의 전문가들을 특별보고관으로 임명해서 일년에 한 두 번 정도 유엔 소속의 국가들을 시찰하고, 그 국가들의 문제가 뭔지 발표하는 거에요.

 

오 암행어사 같은거에요?

 

그렇죠! UN이 막 시정명령 같은 걸 내릴 순 없지만, 시정 권고를 내릴 순 있잖아요. 표준으로 삼아서 시민사회나 정부에 그걸 지켜라 하고. 주거권도 특별보고관이 있어요. 그 분을 어떻게든 만나서 (웃음) 제발 한국에 좀 오라고. 내년에 꼭 오라고! 진짜 심각하다고.

지금 주거권 특별보고관은 캐나다에서 홈리스 지원 단체를 하시던 경력이 있으신 분이에요. 우리나라도 사실 홈리스도 심각하잖아요. 예전에는 코레일에서 서울역에 노숙하시는 분들 다 내쫗아서 주변 건물에 있다가 주차장에서 차에 치여 돌아가시고.. 우리나라의 주거권 상황이야 뭐, 그 분을 부를 상황이야 충분히 되는 거고 오셔서 전반적인 문제들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런 세가지 목표 정도?

 

보편적 주거권에 대한 인식의 장에 참여하고. 갔다와서 잘 하고, 감찰관 부르고 이렇게네요. 마지막으로. 한마디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실까요?

 

음원 꼭 사서 들으세요.(웃음) 예전에, 민유랑 같이 알게 됐던 단체가 있어요. 토닥토닥협동조합. 이제 청년연대은행 토닥이 되었는데. 그 두 단체의 공통적인 면은, 우리 세대는 공동체 생황이라는 것 자체가 별로 없었잖아요 태어날 때부터. 개개인이 주로 뭘 하는 거를 우리 입장에서는 평생동안 해온 건데, 그렇게 개개인으로 흩어져 살되, 언제든지 서로 뭉칠 수도 있고 서로 돌볼 수도 있는. 공동체 개념까진 아니더라도, 적어도 연결망을 만들어 놓는다는 게 좋은 것 같아요. 누군가 힘들 때 같이 도움을 주고, 나 혼자의 문제 같았던 것들을 모여서 조금 덜 어렵게 풀어나가는 걸 한다는 게 굉장히 큰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내가 어떤 문제를 겪을 때 같이 해줄 사람이 있다는 건 약간 보험 같은 느낌이랄까요? 민유 회원으로서 저도 그런 든든한 울타리의 일부가 될 수 있도록 앞으로 더 자주 만나고 싶어요. 고맙습니다!


+ 에콰도르 다녀와서의 이야기


에콰도르에서 정말로 UN 주거권 특별보고관을 만났어요!

매일밤 함께 고생했던 민유 식구들 덕분에, 지구 반대편에서 기적적으로 목표를 이뤘던 것 같아요. 

이제 우리는 주거권 특별보고관을 한국에서 만나, 국제사회에 우리나라의 문제를 알려야 할 더 큰 목표를 위해 함께 가야죠!

이번 기회에 민유 식구들과 더 돈독한 동료가 되어서 너무 좋아요.

언제나 힘이 되는 친구가 될게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