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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민달팽이]/* 월간민달팽이 회원 조합원 기고글

[4월호 회원기고] 강북달팽이집 독서모임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7. 4. 11.

다음 글은 '강북달팽이집' 에서 2주간 읽은 책들에 대한 서평과 세월호 주간을 맞이한 독서모임 참여 회원, 조합원들의 이야기 입니다. 강북 독서모임은 매주 월요일 강북 달팽이집에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댓글 남겨주시면 좋을것 같네요 ^^ 




김솔아 - 


안녕하세요, 회원,조합원 여러분 강북달팽이집 독서모임에 참여하고 있는 김솔아입니다. 

저희는 일주일에 1번, 달팽이집 식구들과 모여 책모임을 하고 있어요. 첫 책으로, 세월호를 주제로 하는 단편소설들이 묶여 있는 문학동네 81호를 함께 읽고 있어요. 매주 단편 하나씩을 읽고 와서 소감을 나누고, 같이 읽으면서 생각했던, 궁금했던 부분들을 같이 나눠요. 그러면서 서로의 경험들을 나누기도 해요. 


 최근에는 김연수 단편을 읽고 이야기를 나눴어요. 기억에 대한 이야기였어요. 기억한다는 것, 그 자체의 힘을 생각하게 하는 단편이었어요. 소설에서는 세월호 참사가 벌어졌던 당시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어요. 식구들도 자연스럽게 세월호 당시의 날을 이야기 나누게 되었어요. 누군가는 방에서, 독서실에서, 혼자, 친구와, 크게 상처받으면서, 별 느낌 받지 못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기억하는 시간들을 확인했어요. 그 때 충분히 슬퍼하지 못했던 식구들이 꽤 있었음을 확인했어요. 시험공부가 더 중요하다고 정신차리라고 이야기를 듣기도 했어서, 같이 슬퍼 할만한 사람이 주위에 없었어서, 감정은 공감되지만 논리적인 설득을 스스로 해내지 못했어서. 다양한 이유들이 있었어요. 정말 다행스럽게도, 이렇게 식구로 만나, 다시 그 시간을 꺼내어, 다시 충분히 대화하면서, 더 잘 추모할 수 있게 되는 것 같아서 그 순간 되게 행복했어요. 소설에서는 기억은 때로 사람을 살리고, 살아가게 하는 힘이 된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있었고, 기억을 기록하는 것의 힘을 이야기 하고 있었어요. 우리도 더 잘 기억하고, 때로는 잘 기록하면서 이 공동체에서의 시간을 함께 잘 보내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다음 책모임도 기대됩니다. 



안예은 - 


 독서모임의 첫 책은 [문학동네 계간지 81호]이다. 세월호 이후 문인들은 펜을 잡을 수가 없었다고 한다. 아마도 시가 쉽게 쓰여지는 것을  부끄러워 하던 윤동주의 마음과 같지 않았을까. 그들은 두개의 계절을 보내고 나서 각자의 방식으로 세월호를 써내려 갔다. 그 모음집이 바로 81호이다.

이 책을 선정하며 우리는 이 4월을, 세월호의 아픔을 좀 더 충실히 겪자고 다짐했다. 지난 3년은 세월호를 맘껏 추모할 수 없는 시간이었다. 가슴아픈 참사는 그저 교통사고로 치부되기도 하고, 유족들의 요구는 왜곡이 되었다. 혹자는 그만 좀 잊자고 하였고, 혹자는 그런 사람들은 맘껏 비판하지 못했다. 나 역시 부채감으로만 보낸 시간이었다.


독서모임은 그런 세월호를 기억하는 것 뿐아니라 서로를 위로했다. 단편소설의 한 단어, 한 문장을 헤집으며 우린 세월호를 비유하고, 유추하고, 파생한다. 그만 좀 잊자는 말이 아니라 영원이 기억하자는 다짐을 하는 사람들과 함께여서 좋았던 것은 덤이었다. 세월호가 뭍으로 나왔고, 나는 3년만에 처음으로 그 뉴스를 부끄럼 없이 마주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