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암행어사 정담회, 서울청년정책네트워크, 청년의회라는 3년의 시간동안 끊임없이 이야기했던 주요 정책 대상은 소득 1~4분위에 놓인 20세 ~ 34세의 1인 가구를 의미했으며 이들에게는 저렴한 경과형 주택이 절실하다고 이야기 해왔다. 이러한 지속적인 요구와 안타깝게도 더 나빠지는 청년들의 현실로 인해 드디어 서울시도 곧 변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현실이 제도에 반영된 것은 비단 서울시의 청년 주거 정책뿐만 아니라 국토교통부의 행복주택에 관한 입주 개선 발표에서도 보인다. 구직 기간이 길어지고 잦은 이직과 실직을 반복하는 불안정 노동자인 청년들이 저렴한 거주 공간에서 내일의 삶을 설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결코 쉽지 않았고 짧지 않았지만 그래도 조금씩 변하고 있다.




새로운 시선으로 함께 풀어가는 서울 청년의 주거 문제
- 서울 청년 주거 정책 대상의 우선순위 설정에 관한여


청년이 살아가는 한국사회의 현실

외환위기 이후 사회 양극화가 심각해졌다. 노동유연화가 가속화되면서 비정규직과 저임금이 만연해지면서 우리 사회의 불평등은 곳곳으로 퍼져나갔다. 특히 주택 매매 시장의 침체로 2000년대 이후 주택 가격이 이전처럼 높은 증가세를 보이지 않고 있자 하우스푸어와 같은 새로운 주거 문제가 대두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는 주택 가격을 떠받치기 위해 계속해서 대출 정책을 펴왔고 그 결과 부채로 떠받치는 사회가 되었다. 재벌 대기업의 현금성 자산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지만 가계의 경제, 즉 개인의 소득은 오르지 않고 있고 현재 우리의 가계부채는 1000조를 훌쩍 넘어섰다. 이러한 상황에서 새롭게 사회의 경제활동 인구로 유입되어야 할 청년들은 높은 주택 가격과 불안정한 노동 시장에 놓인 채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결국 지금과 같이 청년들의 불안한 현실은 한국사회의 불평등으로 인한 새로운 사회경제적 약자의 출연이라 할 수 있다.

청년 주거 문제의 대두와 주거 정책 패러다임 전화의 필요성

전쟁 이후 한국은 주택 부족을 극심하게 겪었다. 수많은 사람들의 안정적인 거주 공간을 위해 정부는 대량으로 주택을 공급했다. 정부는 이렇게 많은 주택을 통해 안정적인 임대 시장 형성 보다는 주택 매매 시장 활성화를 바탕으로 경기 부양에 초점을 맞춰왔다. 이에 집은 거래의 대상이자 높아지는 주택 가격으로 자산을 축적할 수 있는 수단이 되었다. 정부의 주택 정책은 결국 부동산 정책으로 귀결되었으며 그 핵심은 자가 소유 촉진이었다. 이에 대한민국 국민에게 집은 인생에서 달성해야 할 목표가 되었다. ‘내 집 마련’을 향해 대부분의 평범한 대한민국 국민들은 열심히 일을 해왔고 월세에서 전세로, 그리고 자가 소유로 나아가는 주거사다리는 일반적인 경로였다. 그 사다리는 대부분 자신의 소득이 아니라 빚으로 놓여진 것이었고 이제 그 사다리는 끊겼다. 

과거 통과의례로 여겨지던 청년의 주거 문제는 지금 손을 쓰지 않으면 해결할 수 없는 과제가 되었다. 여타의 청년 문제 중에서도 주거 문제는 청년들의 삶의 비용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해 안정적인 생애 설계를 가로막는 장벽이다. 한편, 주거 문제 중에서 청년 주거 문제는 더 이상의 정부의 주택 공급 촉진과 건설 경기 부양을 골자로 하는 정책이 유효하지 않고 주택구매력이 현저히 떨어진 상태에서 새로운 주택정책의 패러다임이 요구되는 정책 대상이다. 이에 청년들이 겪고 있는 주거불안은 정책의 공백으로 시민의 권리로서 주거권을 보장받지 못한 상태이자 이들의 경제 및 사회 활동의 저하로 나타난다. 이는 곧 한국사회의 지속가능성의 위기를 의미한다. 

결과적으로 그동안의 부동산 정책이 주였던 주거 정책은 오히려 부동산 가격 상승과 불평등을 양산했다. 저성장 시대에서 이제 이러한 정책은 현재 발생한 불평등의 문제를 풀 수도 없고 과거처럼 경제 정책으로서도 유효하지 않다. 이제 주거 정책의 목표는 주택이 자산 축적의 수단인 부동산이 아니라 안정적인 거주 공간을 확보하는 것으로 해야 할 것이며 이는 주택의 소유자든 세입자든 모든 시민의 주거권을 차별없이 보장해야 함을 전제로 해야 할 것이다. 이에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과거와 달라진 새로운 주거 문제를 포착하고 해결해야 할 것이다. 첫 번째는 공공임대주택에서 소외되고 있는 대상을 위한 제도 개선 또는 공급 확대, 두 번째는 주택 임대 시장 안정화 정책이다. 이 두 가지 과제는 경쟁적이거나 충돌하지 않기에 동시에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민간 임대 시장에 대한 규제는 크나큰 저항을 불러오기에 정부는 주거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면서 국민들이 사회적 합의를 자연스럽게 해 나갈 수 있도록 공공임대주택 정책을 우선적으로 하여 디딤돌을 놓아야 할 것이다. 이처럼 청년의 주거 정책은 불평등을 개선하는 정부의 사회정책이자 그동안 청년만 배제해 온 주거 정책을 개선하는 하는 방향이어야 한다. 

청년들의 주거 실태

최근 가장 두드러지는 사회의 변화는 가족의 해체다. 전통적인 4인 가족은 점차 약화되고 있고 저출산과 고령화로 전체 인구 구성에서 1, 2인 가구가 거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고 이러한 경향은 교육과 일자리가 집중된 서울 및 수도권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확인된다. 특히나 서울은 청년 1, 2인 가구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으며 유일하게 20대만 순유입을 기록하고 있다. 20대에 들어서면 일자리와 교육을 찾아 서울로 유입하지만 28세에서는 급격히 서울을 떠나고 있다. 이에 대한 이유로 대부분 높은 주거비를 꼽고 있는데, 안정적인 일자리를 찾는다고 하더라도 이미 높아진 서울의 주택 가격을 감당하기가 어려워 20대 이후 점점 서울을 떠나고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청년 1, 2인 가구의 주거 현황은 대부분 문제적 상태다. 한국도시연구소의 최은영 연구위원은 ‘서울의 주거 문제는 단언컨대 청년 주거 문제다.’라고 말한다. 부족한 대학 기숙사 수용률, 대학가 주변에 널리 공급된 고시원, 하숙, 원룸과 같은 소형 주택은 중, 대형 주택보다 평당 임대료가 더 비싸면서도 주택의 질이 낮다. 이처럼 과도한 주거비 부담과 열악한 주거 환경을 겪는 20대는 불안정한 노동 시장에 놓여 저축을 하지 못한 채로 30대를 맞이하게 되고 잦은 이사와 매년 상승하는 임대료를 감당해야 한다. 게다가 빠르게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되고 있어 이에 대한 임대료 충격을 훨씬 더 크게 받고 있다. 요약하면 20대는 주거빈곤을, 30대는 주거불안정이 청년들이 겪고 있는 주거불안의 실체이며 정책 목표 역시 이를 해소하는 것으로 설정되어야 한다. 

‘같은 진단, 다른 대책’, 서울시 청년 주거 정책의 한계

서울시는 청년 주거 정책 분야에서 가장 선도적인 역할을 할고 있다. 그 중에서 특히 직접 공급을 통한 주거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에 2014년 협동조합형 공공주택을 최초로 청년에게 공급해 주거정책에서 처음으로 ‘청년’이 등장했다. 협동조합형 공공주택은 입주자들의 자발적인 주택 관리와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느슨한 주거 공동체 형성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희망하우징(대학생), 공공기숙사, 도전숙(창업 등 사회초년생) 등 다양한 임대주택을 선보이며 수요자 맞춤형 임대주택 정책을 선도하고 있다. 그리고 최근 ‘서울리츠’를 발표해 지속가능한 임대주택 공급을 위한 방안 역시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다. 2015년 7월 30일, 박원순 서울시장은 기자설명회를 통해 ‘새로운 임대주택, 서울리츠, 2030 주거불안 해소 위해 사회초년생, 신혼부부 집중 공급’계획을 발표했다. 서울시는 ‘서울리츠’를 통해 ▲임대주택 공급에서 소외되었던 2030 세대에게 전체 임대주택 물량의 80% 이상을 공급, ▲역세권에 시세 80%, 임대료 인상률 5%, 평균 7년 거주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 역시 기자설명회에서 ‘서울리츠’는 소득 5~7 분위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고 말하며 소득 1~4분위에 해당하는 청년들의 경우 기존의 공공임대주택을 활용해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재 소득 1~4분위인 청년들은 기존 공공임대주택 입주 기준에서 가구원 수, 지역 거주 기간 등으로 결과적으로 배제되고 있다. 이에 20대의 공공임대주택 입주 기준은 단 1.2%에 불과하고 30대 역시 약 8%대에 머무르고 있다. 서울시에서는 일반 청년을 대상으로 하는 공공 주택으로‘홍은동 청년 공공주택(31호)’, ‘화곡동 청년 공공주택(15호, 2015년 12월 입주예정)’등 단 46호만  공급하였다. 청년들의 주거불안이 가속화되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청년 공공 주택은 더 이상 확장되지 못하는 ‘시범사업’의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는 곧 소득 1~4분위의 청년들을 위한 정책 역시 기존의 방식을 고치거나 새로운 정책이 필요함을 말한다. 그 핵심은 저렴하고 안정적인 거주 공간이라는 것이다.  

현재 소득 1~4분위 대상의 청년들은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에 의거, 가구원 수 또는 거주 기간 등으로 다른 저소득층의 시민들에 비해 차별받고 있는 것은 명백한 현실이다. 특히 국민임대, 영구임대, 장기임대 등과 같이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하는 공공임대주택은 청년이 입주하기 어려운 상황이며 최근 국토교통부에서는 행복주택을 통해 청년의 주거 문제를 해소하겠다고 하지만 실제적으로 공급 대상에 있어 미취업 청년을 배제하고 역세권 시세 60~80%로 임대료가 높은 수준이다. 게다가 최근 공공임대주택에 대한 저항이 점차 많아져 공공임대주택 공급 자체가 어려워지고 있다. 이처럼 지금 청년을 비롯한 시민의 주거불안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그 중 특히 청년은 공급 대상에서 여전히 논쟁적인 대상으로만 남고 있어 이 지점은 반드시 해소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20대의 공공임대주택 입주 비율은 1.2%에 그치고 있다. 30대의 경우 최근 신혼부부를 우선으로 공급하고 있는 임대주택이 있어 그 비율은 점차 늘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20대는 턱없이 낮은 숫자다. 아울러 기존의 3, 4인 가구 중심의 임대주택 공급이 대부분이기에 1인 가구를 대상으로 하는 임대주택은 최근 들어서야 공급되기 시작했다. 이러한 점에서 청년 주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1인 가구를 중심으로 임대주택에 대한 공급이 우선적으로 물량이 늘어야 하며 이 중에서도 소득을 기준으로 우선적으로 정책 대상을 선정해야 할 것이다. 현재 서울시에서 1인 가구가 입주할 수 있는 임대주택의 유형은 ‘원룸’, ‘공공기숙사’, ‘기타’이다. 이러한 정책 분류는 서울시 자료를 바탕으로 설정했다. 

30세 이하 1인 가구가 입주할 수 있는 임대주택 유형인 원룸, 공공기숙사, 기타를 합치면 총 1443명이다. 전체 서울시 공공주택에 입주자에 단 3%에 그치고 있다. 특히나 이 중에서 대학생을 제외하면 그 숫자는 현격히 떨어진다. 1443명 중 대학생 727명을 제외하면 716명, 전체 임대주택에서 대학생이 아닌 20대가 입주하는 비율은 1.5%에 그치고 만다. 특히 ‘원룸’과 같이 1인 가구가 입주할 수 있는 공공주택에서 20대가 다른 연령에 비해 최저치를 차지하고 있는 점은 분명 개선이 필요하다.

1인 가구 저소득층(소득 10분위 중 2분위 이하) 중 20대는 대부분 월세를 살아가고 있고 그 이외의 연령은 점차 월세 비율이 줄어든다. 저소득층에게 월세는 매 월 절대적으로 큰 부담이 드는 지출이다. 한국사회의 경우 전세를 통해 주거안정을 꾀했으나 앞서 언급한 현실과 같이 더 이상 주거사다리가 작동하지 않는다면 20대의 주거불안이 계속해서 이어지지 않도록 임대 시장의 안정화를 꾀할 수 있는 정책을 진행해야 한다. 특히 1인 가구 중 20대의 저소득 비율은 63.7%에 달하고 있다. 이렇게 20대 전체의 열악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음에도 임대주택에 입주할 수 있는 기회가 충분치 않아 정책에서 배제되고 있는 상황을 개선할 수 있도록 20대 저소득 1인 가구에게 안정적인 거주공간을 차별없이 공급해야 한다.

앞서 살펴본 통계를 통해 1인 가구 중 현재 대학생이 아닌 20대의 경우 주거 정책에서의 공백을 자아내고 있다. 이에 서울시의 청년 주거 정책은 이들 미취업자, 구직자 또는 대학 졸업 후 잦은 실직과 이직을 반복하는 자와 같이 불안정한 노동시장에 놓인청년의 현실을 고려해 종합적으로 정책을 설계할 필요가 있다. 청년 주거 정책의 핵심은 차별받고 있는 저소득층에 대한 주택 공급과 동시에 달라진 불평등한 한국사회에서 빈곤을 계속해서 겪게 될지도 모르는 청년들의 사회진입을 보장하는 정책으로서 전환이 필요하다.


Posted by 민달팽이유니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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