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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달팽이유니온]/* 활동보고

[후기] 회원들이 직접 쓴, 회원들이 함께 만든 신입회원교육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5. 6. 11.

 

지난 5월 27일 서대문구 남가좌동 2호에서는 민달팽이 주택협동조합의 달팽이집 2호 평상에서, 2015년 2/4분기 신입회원 교육이 진행되었습니다.

이번 신입 회원 교육은 미리 알려드린데로, 지난번 1/4분기 신입호원교육 때 참여해주신 회원분들이 직접 기획하고 참여해 주시는 '회원들이 직접 만든 신입회원교육' 이라는 부제로 진행이 되었는데요.

 

함께 신입회원교육을 같이 만들고 힘을 이어나간데 이어서, 글을 올리는 오늘 (6/5) 이 세분의 신입회원 교육 기획단 여러분들과 함께 회원소모임도 같이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함께 만들었기에 그 어느 때 보다 의미가 깊고, 재미있었던 신입회원 교육의 후기역시 회원분들의 목소리로 생생히 적어주셨는데요. 세 분의 후기를 사진과 함께 기록해보았습니다. 함께보아요~

 

 

 

서화연 회원님

 

 

  한창 백수로 지내던 2013년 어느 날, 문득 미분양아파트는 넘쳐나는데 서민들은 살 집이 없는한국 사회를 보면서 무엇인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후 주거문제를 해결하고 싶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건축대학원에 진학하고, 해비타트 봉사활동도 시작게 되고, 이렇게 민달팽이유니온까지 찾아오게 되었습니다.

사실 올해 초 1분기 신입회원교육에서 신입회원이 만드는 2분기 신입회원교육이야기가 농담처럼 나왔을 때만 해도 정말 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현준 활동가로부터 함께 준비해 볼까요?” 라는 제안에 고민 없이 OK 할 수 있었던 건, 민유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이 더 컸기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신입회원교육 준비를 위해 2번의 만남을 가지면서 망원시장의 복작거림도, 맥주 한 잔도, 청년허브의 공간도 좋았지만 무엇보다도 좋았던 것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내 생각이 우리의 생각이 되고 우리의 이야기가 되는 과정이 좋아서, 신입회원교육도 그런 생각을 나누는 자리가 되었으면 했습니다. 조현준 활동가님과 혜리님, 지은님이 고생해주신 덕분에 처음에 생각했던 대로 신입회원교육이 알차고 풍성하게 꾸며졌던 것 같습니다. 큰 도움 못되고 늘 놀다만 간 것 같아 부끄럽지만, 그만큼 매번 즐겁고 재밌는 시간이었습니다. 2분기 신입회원분들께도 즐거운 시간이었길 바라고, 앞으로 소모임 주주클럽에서 더 많은 사람들과의 생각나누기가 계속 이어질 수 있길 바랍니다.

 

 

 

 

 

 

 

 

 

 

 

 

 

 

 

 

 

 

 

 

 

 

 

서지은

 

지난 2, 민달팽이 유니온 1분기 신입회원교육에 참가했었다. 달팽이집 한 지붕아래에 앉아 처음 만난 사람들과 공감대를 만들어 오순도순 이야기를 하는 게 좀 편했는지 이런 저런 농담도 오고가는 와중에, 우스갯소리로 다음 신입회원 교육은 함께 꾸리자는 이야기까지 나왔었다. 뜻 깊은 자리를 만드는 데에 함께 하자는 제안은 무척 반가운 소리였고 망설임 없이 긍정의 대답을 했으나 당시 5월이면 아직 먼 얘기이고 정말로 내가 같이 할 수 있을지 혹은 함께 만든다면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은 가졌었던 것 같다.

그로부터 한참 뒤, 4월이 끝나기 전에 한통의 문자가 왔다. 괜찮다면 5월 신입회원 교육을 함께 만들자고.(ㅋㅋㅋ)

그렇게 5월 신입회원 교육을 위한 기획이 시작됐다. 화연님, 혜리님, 그리고 조현준 활동가님과 몇 차례 만남을 가지며 지난 교육을 상기시키면서 보완할 점과 새롭게 추가했으면 하는 내용들을 함께 상의했다. (‘기획이라는 말도 말만 그럴듯해 보였지 사실 만나서 맛집이 그렇게 많다는 망원동에서 맛있는 것을 먹고, 마시고, 수다 떤 기억이 많이 남는다.ㅋㅋㅋ)

교육 날이 가까워 졌을 땐 각자 역할분담을 했다. 아니, 역할분담이 이미 돼 있었다. 본인은 의도치 않게 전체사회를 맡았고, 조현준 활동가님은 금자씨 못지않게 아주 친절하게 전반적인 교육내용을 자세히 브리핑 해 주셨다. (‘사회자도 이름만 그럴듯해 보였지 사실 그저 편한 분위기로 이야기하듯 하면 되겠거니 마음을 먹었다.ㅋㅋㅋ)

교육 당일, 그래도 초면인 사람들 앞인데 조금 긴장은 됐다. 쭈뼛하고 어색한 교육소개를 시작으로, 최대한 자연스럽고 능청스럽게 매끄러운 진행을 하려고 애썼다. 중간 중간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는 등의 촌스러운 멘트들도 가미하면서 점차 마음먹었던 대로 나름 편하게 진행을 본 것 같다. 끝에서는 책임감이 좀 생겼는지 혹은 고새 사회자병이 생겼는지, 교육시간이 좀 지체됐다고 생방송을 진행하는 PD마냥 그만 자르라고 목에 손을 대고 커트, 커트하며 신호를 주고 싶은 마음까지 생겼으나 교육내용이 너무 유익하고 재밌어서 차마 그러진 못했다. 그만큼 시간이 가는 줄 모를 정도로 모두가 즐겁고 유익했던 시간이었기에 그 늦은 시간까지도 아무도 지친 기색이 없었나보다 하는 뿌듯한 생각으로 교육을 마무리 지었다.

결론. 이번 신입회원 교육을 함께 꾸리게 돼서 많이 뿌듯하다. 처음 신입회원 교육 때 민달팽이 유니온에게 본인이 했던 말이 있다. ‘주거에 대해서 고민하는 사람들이 서로 공감해서 모였는데 단지 우리가 후원 회원, 조합원들 이기엔 너무 아쉽다고. 민유는 이 목소리를 들어주었고 함께 하자고 기회를 주었다. 사실 거창한 일을 한 것은 아니지만 여기에 내가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에 보람을 느꼈고 민달팽이 유니온에 대해서 소속감 또한 많이 느끼게 된 계기가 됐음은 분명하다.

이제 하고 싶다 했던 소모임도 생겨났는데 그것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싶다.

민달팽이 유니온에게, 전보다 더 애정이 간다.

 

 

 

 

 

 

 

 

김혜리

 

잡채고로케, 떡볶이, 순대, 튀김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는 붉은 오후에 우리가 만나 마른 배를 채운 이곳은 망원시장.

나는 이 동네의 주민으로서 의기양양하게 기획단을 안내하는 책임을 부여받았다.

우리는 망원시장에서 소박하지만 그 어떤 음식보다도 맛있게 분식을 해치우고 분위기 좋은 맥주집으로 이동했다.

처음 민유 조합원들을 만났던 지난 2월은 추웠지만 달팽이집 펜트하우스에서(!)의 둘러앉은 밥상과 둘러앉은 얼굴들이 취기가 아니고서도 몸을 따뜻하게 만들어줬던게 기억에 남아있다.

민유를 통해 알게된 같은 마음, 같은 바람을 가진 얼굴들을 다시 만나니 반가웠다. 응원하는 마음에 민유 조합원으로 가입하긴 했지만 서로 만나 얼굴 보기가 어려운것도 사실이었다.

자꾸자꾸 만나서 꿈을 이야기하다보면 그 꿈에 한발짝씩 가까워질지도 모르는데-

이런 생각들을 이야기하고 각자가 가진 정보를 나눌 수 있는 곳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하얀 맥주거품처럼 사라질까봐,

우리는 어두컴컴한 조명 아래 새 나무탁자 냄새가 나는 곳에서 덜컥 소모임을 만들어버렸다.

우리의 화두인 ' 이야기에 을 겻들이니까 주주클럽이라는 향수 어린 이름도 붙여보고는 좋다며 한껏 웃었다.

내가 이곳 망원동에 산다는 말에,

망원시장에서 먹방 찍으면서 다음 신입조합원 교육을 신입회원이 준비하면 좋겠다며, 누군가 지나가는 말처럼 흥에 겨워 꺼낸 이야기가 현실이 된 것은 지나고 보니 놀랄만한 것이 아니었다.

여기 이 사람들은 민달팽이 유니온이니까.

말보다도 행동으로 보여주는, 말하는대로 만들어내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이니까.

그렇게 자꾸 회원들을 참여시키고 만날 기회를 만든다.

그러고보니 나도 어느새 내가 지은 내 이름처럼 이곳에서 작은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건 아닌가.

민달팽이유니온은 원래 그런 곳인가 보다.

스물스물 작은 걸음일지라도 함께 만들고 다져나가는,

무엇이든 실현해내는 기운을 가진 곳.

 

 

 

 

신입회원 교육 준비를 위해 애 써주신, 세 분 모두 고생하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