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1주기를 앞두고.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날입니다. 하루하루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는 유가족과 이를 지켜보고 있는 온 국민의 일상이 이렇게 1년까지 왔습니다. 


감히 유가족의 고통을 안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그저 짐작할뿐입니다. 애달파할뿐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혼자 숨죽여 울었습니다. 긴 밤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우며 가슴 쳐왔습니다. 온 몸을 압도하는 무력함에 아무것도 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알고 있습니다. 적어도 그 고통의 무게는 덜어져야 한다는 것, 그리고 그 누구도 앞으로는 짊어지지 않아야 할 것은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잊지 않겠다고 했고 행동하겠다고 해왔습니다. 그렇게 온 국민이 마음의 빚을 지면서 각자의 일상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해 온 지난 1년이 흘렀습니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그 날에서 단 한발자국도 나가지 못했습니다. 정작 빚을 갚아야 할 이들은 무엇을 해왔습니까. 지금,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어디에 있습니까. 어디로 가려고 합니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듣지 않고서는 세월호 참사는 영원히 현재진행형입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다시, 사회를 만들려고 하는 씨앗들을 보았습니다. 멀리서 찾을 것도 없이 각자의 공간에서 세월호를 잊지 않고 이 사회를 복원하려는 수많은 이들의 손짓, 발짓, 몸짓을 보았습니다. 민달팽이유니온은 바로 여기에서 출발했습니다. 고장난 사회를 고치려는 사람들과 함께 하고자 했습니다. 지난 1년, 나를 들여다보는 것을 넘어 내 옆을 돌아보고 경계를 넘나들면서 일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 경계를 넘는 일은 마음의 벽을 허무는 일이기도 했습니다.


그 사이 홀로 할 수 없던 일들을 해내기도 했습니다. 청년기본조례와 이를 바탕으로 쓴 청년기본계획, 청년정책네트워크에서 다양한 청년들을 만난 일, 대학생주거권네트워크과 관리비 문제와 같이 청년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한 각고의 일들, 모든 것이 그러합니다. 물론 그 과정은 녹록치 않았습니다. 어렵기도 했고 버겁기도 했지만 여전히 우리는 같은 결론을 내리고 있습니다. 그 결론을 쉽게 잊지 않기 위해 우리는 다시 되돌아보고자 합니다. 그래서 그동안 당신은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세월호 참사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 위해 우리가 다른 사회를 만들고 지금의 문제를 해결해가기 위해 해야 할 일들, 마음들을 함께 찾아보고자 합니다. 그래서 되도록 이 기간만큼은 많은 분들을 만나고 싶습니다. 혼자 울지 마세요. 혼자 마음을 놓지 마세요. 만나서 같이 이야기하길 기원합니다.


그리고 여전히 저 깊은 바다에 있는 실종자들이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오고 이 참사의 진상 규명과 진실을 가로막는 시행령 폐기를 촉구하는 목소리에 큰 힘을 보태려고 합니다.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다른 사회는 없습니다. 더 이상의 고통은 없어야 합니다. 더 이상 가슴치는 일상은 없어야 합니다. 진실을 가로막는 모든 것들을 단호히 거부합니다. 그리고 그 곧은 목소리에서 다시 시작하고자 합니다. 


14일, 오후 1시, 박근혜 대통령의 남미 순방 중단과 시행령 폐기를 촉구하는 기자회견를 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4월 16일 남미 순방을 간다고 하네요. 헛헛한 마음이 화나는 마음이 가시질 않습니다. 그래서 목소리를 내고 발걸음을 내딛습니다. 참담한 마음을 쓸어내릴 유가족 곁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있어야 할 곳은 여기이고 시행령은 폐기되어야 하며 세월호 인양과 진상규명 약속해야 한다고 말하려고 합니다. 이어서 콜롬비아 대사관으로 옮겨 순방 요청 철회를 촉구하는 서한을 전달할 예정입니다.


15일, 오후 6시 30분, 광화문에 모여서 '기억과 행동의 거리'를 함께 거닐고 근처인 서울시 NPO 지원센터에서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되돌아보고 다시 시작과 함께 지금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해야할 것, 하고 싶은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16일, 오후 7시, 서울광장에서 범국민 추모제에 함께합니다. 낮에 청년허브에서 모여 일상을 멈추고 함께 행동하는 시간을 갖고자 하는데 시간되시는 분들은 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8일, 오후 7시, 서울광장에서 전국 범국민 대회가 있습니다. 아직 바다에 있는 사람들이 속히 가족의 품에 돌아올 수 있도록 세월호 인양과 진상규명 가로막는 시행령 폐기를 촉구하는 집회가 있습니다. 함께 힘을 보태주세요.



민달팽이유니온 임경지 드림




Posted by 민달팽이유니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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