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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달팽이유니온]/* 보도자료, 기자회견, 논평

[보도자료] 원룸 관리비, 아파트보다 2배 비싸다.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4. 10. 22.



최종_[보도자료]아파트보다두배비싼원룸관리비.hwp

*표와 그림이 포함된 보도자료는 첨부파일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아파트보다 두 배 비싼 원룸 관리비,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세입자들만 속앓이

- 아파트 월 관리비 평당 약 5천원인 반면 원룸은 1만원에 달해, 원룸에 거주하는 대부분의 청년들 사용출처도 모르고 결산 공개 요구하면 계약 취소 당하기도

   

0. 바른 언론을 위해 애쓰시는 언론인 여러분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청년 주거권 보장을 위해 활동하는 청년단체인 민달팽이유니온입니다. 민달팽이유니온은 청년 1, 2인 가구의 주거권 확보를 위해 고무줄같은 원룸 관리비에 대한 연구 사업을 지난 6월부터 시작해 8월 실태조사를 실시, 이후 개선방안 및 해외 사례를 연구해 아래와 같이 결과를 발표합니다. 



1. 서대문구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는 곽(여성, 23세)씨는 수도료의 명목으로 내는 관리비를 매 월 1만 5천원씩 내고 있다. 주변에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이상할정도로 많이 내고 있어 집주인에게 수도료의 근거와 내역을 알려달라고 하니 다음과 같은 황당한 답변을 받았다. “1층에 사는 사람들은 건물 앞 잔디밭 스프링클러에 대한 비용을 사실 청구했다. 너만 알고 있어라. 다음 달부터는 너의 수도료는 빼주겠다.” 실제로 세입자가 사용하지 않는 부분까지 내고 있었던 것뿐만 아니라 다른 세입자에게 전가하는 방식을 집주인이 요구한 것이다. 한편 장(남성, 24세)씨는 월 8만원씩 관리비를 내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한 영수증은 물론 집주인에게 어떤 항목에 대한 금액인지 듣지 못했다. 관리비가 너무 비싸지 않냐는, 무엇을 내는지 물어봐야 하지 않냐는 질문에 그는 “관리비는 월세의 보충분이라고 생각해요. LH 대학생 전세임대 주택에 사는데 워낙 매물이 귀해서 이렇게라도 살려고요.” 라고 답했다. 이처럼 관리비의 근거를 모른채 청년들은 매 월 적게는 1만원에서 많게는 10만원 넘게 살고 있다.

2. 민달팽이유니온은 8월 1일부터 10일간 온, 오프라인을 통해 <청년 1, 2인 가구의 원룸 관리비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총 399명의 설문을 받아 유효설문 357명의 응답을 분석했다. 실태조사는 만20세 이상부터 만34세 이하까지의 연령을 대상으로 오프라인 98명, 온라인 301명, 전체 399명을 조사했습니다. 이 중에서 조사 연령대에 속하지 않는 4명, 원룸형 생활주택에 거주하지 않는 28명, 주소 불충분 및 서울 거주가 아닌 10명을 제외하고 유효설문 357명을 분석했다. 오프라인의 경우 청년 가구가 밀집해있는 서대문구, 관악구의 길거리에서 조사대상자를 당일 섭외해 진행했다.

3.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원룸에 사는 청년들은 매 월 6만원의 관리비를 내고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원룸의 평당 관리비는 매 월 1만원에 달했다. 357명 중 관리비를 내지 않는 청년들은 43명이었고 최대는 30만원까지 내고 있었다. 이 중 96명, 약 27%에 달하는 청년들은 5만원씩 내고 있었는데 이들의 사는 지역과 주택 유형, 면적, 내고 있는 항목은 모두 달랐다. 구체적인 기준없이 암묵적으로 원룸 관리비가 5만원씩 부과되고 있는 것이다.

아파트와의 비교를 위해 평당 관리비를 산출해보았다. 원룸의 평당 관리비는 약 1만원이었고 아파트의 평당 관리비의 경우 월 5천원이어서 원룸 관리비가 2배나 비쌌다. 원룸은 아파트에 비해 공용시설, 공용관리항목이 훨씬 적다. 아파트는 주택법에 따라 공동주택으로 분류된다. <서울시 공동주택 관리규약 준칙>를 따르면 공동주택관리비는 청소비, 경비비, 소독비, 승강기유지비, 홈네트워크설비유지비, 수선유지비, 정화조 관리비, 음식물 처리비, 장기수선비, 안전진단실비, 시설보수비, 보험료가 있다. 개별세대 사용료는 전기료, 수도료, 가스사용료, 난방비, 급탕비가 있다. 공동주택은 공동주택관리비와 개별세대 사용료가 합쳐져 매 월 고지서가 각 세대별로 부과되고 있다. 아파트의 이 모든 비용을 합한 것보다 대개 전기 및 가스사용료는 제외된 채 부과되는 원룸 관리비가 2배나 더 비싼 것이다.

4. 원룸에 사는 청년 1, 2인 가구는 대부분 관리비에 구체적으로 어떤 항목이 포함되었는지 모르고 있었다. 현재 부과되고 있는 관리비의 항목을 아는 대로 입력해달라고 했을 때 수도료(63%), 청소비(57%), 공용전기료(42%), 인터넷비(41%)을 주로 낸다고 응답했다. 이어서 승강기유지비(25%), 생활폐기물(25%), CCTV(24%), 도어락(24%), 정화조(24%), 수선유지비(21%), 관리사무비(20%), 경비비(17%), 소독비(15%), 보험료(6%), 기타(3%)의 비용을 낸다고 했는데 그 어떤 항목도 모른 채로 내고 있는 청년이 37%에 달하고 있는 것이다. 이어서 아는대로 매 월 납부하고 있는 각 항목의 금액을 써달라고 했을 때, 각 항목의 평균을 산출해보니 수도료 13,460원, 청소비 65,000원, 공용전기료 11,928원, 인터넷비 12,818원, 승강기유지비 13,285원, 생활폐기물 10,000원, CCTV 21,300원, 도어락 6,700원, 정화조 5,000원, 관리사무비 47,000원, 경비비 5,400원,, 소독비 6,700원였다. 보통 개별 계량기가 설치된 주택에 사는 청년 1명이 2개월에 한 번 납부하는(수도공사는 2개월에 한 번씩 부과한다.) 수도료는 8,000원 ~ 10,000원 선이다. 한달에 4,000원 ~ 5,000원 꼴로 나와야 하는 수도료가 2배나 더 많이 나오는 것이다. 기타 비용 역시 청년 1인 가구가 내기에는 납득하기 어려운 금액이다. 각 항목의 평균값은 그 편차도 크고 항목을 알아도 항목에 해당하는 금액은 모르는 경우가 상당했다. 

5. 관리비는 본래 계약할 때 그 금액과 구체적인 항목을 집주인 또는 공인중개사가 안내해야 한다. 그러나 관리비를 얼마 내야 하는지 계약 당시 듣지 못한 비율이 12%나 되며, 구체적으로 무엇이 포함되어있는지 듣지 못한 비율은 이보다 많은 27%에 해당한다. 계약 당시 듣지 못했더라도 매 월 납부하는 관리비에 대한 결산을 안내받고 있는지에 대해 질문에 응답자 중 51%가 모른다고 대답했다. (전혀 모른다 27%, 거의 모른다 24%) 전부 알고 있는 비율은 25%에 그쳤다. 

6. 이렇듯 합리적인 근거가 없는 채로 과다하게 부과되고 있는 관리비에 대해, 관리비의 금액이 문제 있다고 여기는 응답자는 47%, 관리비의 항목이 문제 있다고 여기는 응답자는 39%였다. ‘보통’을 선택한 응답자가 각각 26%, 30%였는데 원룸 관리비에 대한 정보 및 인식이 아직 익숙하지 않아서 판단을 보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7.  원룸에 거주하는 대다수의 청년들은 관리비에 대한 관리 · 감독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응답자 중 92%가 관리비의 관리 및 감독이 필요하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것이다. 관리, 감독의 주체로는 세입자 모임 또는 세입자 협회가 43%, 행정기관이 30%였다. 따라서 집주인 마음대로인 고무줄같은 관리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세입자 모임 또는 협회를 지원하고 행정기관이 이를 감독할 법적 근거 및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

8. 원룸 관리비는 복합적인 청년 주거문제를 여실히 드러낸다. 첫째, 이미 과도하게 부담하고 있는 주거비에 대한 부담을 가중시킨다. 청년 1, 2인 가구가 주로 거주하는 원룸의 관리비는 내역공개에 대한 법적 장치의 부재로 피해사례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둘째, 임대인과의 힘의 불균형으로 관리비에 대한 정보 및 가격결정에 대한 비대칭성이 심각하다. 계약을 앞두고 관리비의 구체적인 근거를 요구하자 계약 취소를 당한 청년도 있다. 셋째, 2.26 임대차선진화방안, 3.5 보완조치는 연 2,000만원 이상의 임대소득을 올리는 사업자에게 과세를 부과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이 발표 이후 임대인들이 월세를 내리고 관리비를 올리는 조세저항의 꼼수를 벌이고 있다. 

9. 이에 임경지 민달팽이유니온 세입자네트워크팀장은 “현재 원룸형 생활주택은 공동주택 관리대상이 아니기에 원룸 관리비에 대한 법과 제도가 전무하다.”라고 말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최근 1, 2인 가구의 증가로 원룸과 같은 소형 주택이 많아지고 있다. 대부분 청년들이 원룸에 세입자로 살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변화한 흐름을 반영한 법과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 특히 점점 더 심화되고 있는 청년 주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그동안 정책에서 배제된 청년들, 집을 소유하지 않는 청년 세입자들이 정책 고려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답했다. 이어서 구체적으로는 “표준 임대차 계약서에 관리비의 금액 및 항목을 추가하고 임대인이 관리비의 결산을 세입자에게 공지하도록 행정력이 발휘되어야 하고 장기적으로 원룸형 생활주택의 관리 및 안전에 대한 법 개정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