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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달팽이유니온]/* 보도자료, 기자회견, 논평

[논평] 최경환 식 주택담보대출 규제완화는 청년담보대출이다.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4. 7. 7.


최경환 식 경제정책은 ‘청년 미래 담보 대출’이다.

DTI, LTV 규제완화는 이미 한겨울인 청년주거문제 더욱 심화, 인사청문회에서 그의 부적격이 검증되어야.


박근혜 정부 새 개각의 경제 수장으로 최경환 현 새누리당 의원이 지명됐다. 경제부총리이자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선택했으니 국가재정과 경제정책의 기획, 집행, 관리의 총괄을 그에게 맡기겠다는 강력한 의지다. 최경환 후보는 DTI(총부채상환비율, 소득 대비 원금과 이자가 차지하는 비율), LTV(주택 담보비율, 집을 살 때 빚이 차지하는 부분)에 대해 "한겨울에 한여름옷 입은 격"이라고 말하며 규제완화 폭탄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DTI는 청년과 신혼부부를 중심으로 완화하겠다며 장밋빛 미래를 약속하지만 청년들에게는 빚 폭탄이 떨어질 전망이다.


  최경환 후보가 제시하는 부동산 정책과 경기부양 정책은 아주 단순하다. "현재 사람들이 집을 사지 않으니 집을 사게끔 은행 대출을 늘리도록 장려한다. 그러면 주택 수요가 늘어서 주택 가격이 올라가 건설경기가 활성화될테니 경제가 성장한다. 경제가 성장하면 다른 문제는 해결된다." 이것이 전부다. 낙관적이다 못해 순진한 생각이다. 


  그러나 현실은 지독히도 암울하다. 현재 가계부채는 1000조를 돌파한 상황이다. 그 중 주택담보대출, 즉 집을 구매하거나 전세자금으로 대출한 금액의 비율은 51.2%, 한국경제를 지탱하는 대부분이 빚이며 그 중 절반이 집과 관련한 부채라는 것이다. 게다가 박근혜 정부는 취임 이후 규제 완화를 골자로 한 세 차례의 부동산 정책을 발표했다. 그 결과 20, 30대의 대출액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2013년 6월에서 9월까지 단 3개월 간 3조 3천억이 오르며 세대별 최고 증가폭을 기록하고 있다. 



  정부의 이런 정책 기조는 지난 6.4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도 확인되었다. 새누리당은 이번 6.4 전국동시지방선거 때 핵심 공약으로 '청년주거문제 해결 위한 2030세대 DTI 완화'를 내걸었다. 그럼에도 정부의 기대만큼 주택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으니 최경환 후보를 지명하고 더 많은 규제 완화, 더 많은 인센티브를 통해 집을 살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미 소득이 낮은 사람들에게 무리하게 돈을 빌려주고 있는데도 말이다. 그 대표적인 희생양이 사회초년생과 신혼부부같은 청년세대이며 이들의 빚으로 주택가격을 떠받치고 있다. 


  지금 청년세대에게 놓인 경제 상황은 적신호다. 연간 8백만원에 달하는 등록금에 고통받고 있으며 졸업 후에도 일자리를 찾기란 쉽지 않다. 지속되는 실업율 증가와 역사상 최저의 고용율(56%)을 동시에 온몸으로 겪고있다. 이런 청년들에게 돈을 빌려주면 더 나은 미래가 보장될까?


최경환 후보에게 시사점을 던져주는 제도가 있다. '학자금 대출 제도'가 바로 그것이다. 2009년 한국장학재단이 직접 대출한 이후로 총 대출액은 7년 사이 23배나 증가했다. 학자금 대출 제도는 당장의 높은 교육비 부담을 해소한다는 장점은 분명 존재한다. 하지만 대학 졸업 후에도 주거, 일자리 어느 것 하나 안정적이지 않으니 원금을 6개월 이상 연체하는 신용유의자가 4만명에 달한다. 도입 당시와 비교해보면 11배가 증가한 것이다. 빌려줄 때는 안심하라더니 도무지 갚을 수가 없는 구조가 지속되고 있다.


이렇듯 제도는 언제나 외부효과를 포함하기 때문에 이를 미리 방지하기 위한 다른 장치를 필요로 한다. 좋은 정책의 전제 조건은 정책을 실현할 수 있는 여건 마련과 당초 설정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여타의 조정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이런 말이 무색하듯 최경환 후보의 DTI, LTV 규제 완화는 오로지 경제성장만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 사람의 삶이 보전되는 집과 관련한 정책에서 주거 안정, 주거 복지는 없다. 그리고 늘 그래왔듯 청년은 어디에도 없다.


청년 주거 문제의 해법을 찾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지난 50년 넘게 부동산 개발 정책의 폐해가 이제 극에 달하는 상황에서 우리는 한 가지를 깨달았다. 집을 통한, 구체적으로 말하면 빚을 내서 산 집을 통해서 경제를 억지로 성장시키고 불평등이 심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주거복지를 원칙으로 주거정책이 이제 다뤄져야 한다는 것을 말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같은 방식으로 숫자로만 보이는 경제성장률 상승에 목을 메는 최경환 후보야말로 "한겨울에 한여름 옷을 입은 것"이다.


청년 세입자들은 이미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빚을 내서 집을 산다고 해서 봄이 찾아올 것이란 생각하지 않는다. 청년들은 이미 박근혜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안정적인 주거권  확보의 방향이 아니며 집을 산다고 해서 주거권이 보장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다. 지금 당면한 과제에서 필요한 것은 이미  청년들의 소득에 비해 절대적으로 높은 월세 부담을 낮추고 임대인의 횡포에 무너지지 않도록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는 여타 법과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현재 대한민국에 필요한 공직자는 잇따른 사고를 통해 드러난 한국사회의 위험 징후를 인지한 사람이어야 한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다음 세대의 다른 미래를 위한 국가를 설계하고 국민의 뜻에 복무하는 사람이어야 할 것이다. 박근혜 정부가 2기 개각을 앞두고 고른 '인재(人材)'는 그 자체가 '인재(人災)'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청년들을 담보로 억지 정책을 펼치는 인사는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2014년 7월 8일  민달팽이유니온





[보도자료]논평_최경환후보인사청문회에서부적격검증되어야_20140708_민달팽이유니온.hw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