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달 민달팽이 유니온의 '이 달의 회원'은 8월부터 민달팽이 유니온에서 활동하시게 된 '최지희'님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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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프 자기소개를 부탁드리자면(...)
학생과 직장인의 경계를 살며시 지나고 있는 민달팽이유니온의 조합원 최지희입니다.
경계에 놓여 있다는건 정체성의 고민인건가요?
정체성의 고민이기도 하죠 근데 지금 당장 지금의 생활패턴 이야기인 것 같아요. 지금 제가 민달팽이유니온에 활동한지 오늘이 3일째 인데, 제 하루일과가 집에서 나와 일을 하고, 일이 끝나면 학교에서 하는 뮤지컬 동아리 연습을 하러 가는 거에요. 공연준비를 하러 가죠. 해가 떠 있는 곳에서는 민유에서 활동하고 해질때 즈음해서 학교가서 뮤지컬 연습하고 집에 가는, 녹초가 되는 일상을 반복하고 있어요. 9월 셋째주 월화수에 공연보러 와요. 다영!
우리 반말로 할까요?
그래. 좋아.
(좀 더 원활한 대화를 위해 인터뷰 도중 반말 인터뷰를 제안드렸고, 지희님의 동의하에 반말로 인터뷰가 진행되었습니다.)
지희는 갑자기 민달팽이유니온을 알게 된 건 아니잖아. 8월 전에도 활동하는 회원이었지만, 시간 날때 활동하는 회원이 아니라 거의 전업활동가(?)가 되는데에는 어떤 계기가 있었던 거야?
주거문제가 나의 문제였으니까 계속 민유를 한거지. 나는 자취를 하다가 지금은 가족이 올라와서 같이 살지만 여전히 주거문제는 자취방을 구하고 못구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사회의 전반적인 집문제인거지. 자취를 하냐 안하냐가 아니라. 우리 엄마의 집이 걸려있고, 앞으로 내가 살아갈 집이 걸려있지.
또 예를들면 사회복지를 전공했는데 사회복지에서 배우는 정책과 제도들의 사각지대, 논란의 중심에 있는게 집이라는걸 학교공부를 하면서도 알게 되었어. 이게 그냥 개개인이 어려움을 느끼기 때문에 어떻게 해야하는 정도로 넘어갈 수 있는 게 아니라 진짜 문제구나 해결해야 할. 개인적인 경험으로든 학술적으로든 정책적으로든 그런 걸 생각하게 되었어.
사실 사회복지를 공부하면서 회사를 다니건 연구자가되던 나는 사회복지에서 배운 관점을 가지고 뭐든 하고 더 배우고 싶다고 생각했었는데 그 중에 제일 나에게 친숙한게 주거였고, 실제로 민유가 있었지. 그래서 나는 활동을 하면서 배운다는 생각도 좀 커. 대학원이든 민유든 나는 앞으로 이 일을 하면서 공부를 더 하고 싶은데 그걸 좀 더 생동감있고 현장에서 배우는 공부를 민유라고 생각한거고, 거기서 좀 더 정책이나 체게화된 학술적인 공부가 필요하면 대학원을 갈 수도 있겠지.
활동한지 몇일째 느끼는 민유는 어때?
사실 아직 잘 모르겠어(웃음) 일단 기본적으로 친숙하긴 해. 그 반대로 낯설기도 한게 있지. 민유가 이렇게 여러 사람이 있는 큰 단체가 되기전에 비록 잠깐이지만 조금 활동했었거든. 그때나 지금이나 벅차고 우리가 할 일이 이렇게 많구나 라는건 똑같아. 그런면에서 익숙하고 재미있는건 맞는데, 돌아왔을때 약간 꼬마때 봤던 사촌동생이 이만큼 커있는 그런 느낌처럼 '많이 컸고 성장하고 있구나' 그런 느낌이었어.
지희가 예전에 활동했었을때는 어떤 느낌이었는데?
교내가 아니라 교외에서 뻗어나가는 시작 단계였었어. 그때 대학생 주거권네트워크 처음 만들어서 했고, 지금도 인용되는 설문조사, FGI, 실태조사를 했었지. 예전에는 여러가지 사업이나 공모전 구상만하고 '해보자' 하고 안됐었는데, 지금은 주택협동조합이라는 하나의 실체가 있는 단체로 실제 하는 걸 보면 '큰 시작을 했구나'싶기도하고 막막하기도 해. 그렇지만 재미있을 것 같아.
어떤부분들이 재미있을 것 같아?
한발 한발 딛으면서 새로운 걸 만들어 가는 거잖아. 실험을 하는게 매번 새로운 사례를 남기는 거니까. 일단 민유에 대한 믿음이 있으니까 재미있는 것 같아. 못하면 큰일나는데 라는 생각이 부담으로만 있으면 재미 없을 것 같은데 (이건 물론 3일차 여서 그럴 수도 있어) (웃음) 지금은 같이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으니까 '이 사람들이 있는데 크게 잘못되진 않을꺼야', '같이 할 수 있을꺼야' 이런 생각이 들어서 재미있는 것 같아.
청년주거 상담사의 이야기도 듣고 싶은데, 수강생이기도 하잖아 지희는(웃음)
1,2기 수강생이죠 (웃음) 사실 1기는 할말이 많이 없어. 제대로 못나와서 수료를 못했어. 물론 느끼는 건 굉장히 많았지만 이걸 오롯이 내 경험이라고 말 할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어.
그러면 2기는 어때?
1기에 비해서 2기가 좋은건 인간적이 관계가 좀 돈독해. 막 친해졌다라기 보다는 소속감이 들어. 사실 1기에 나는 가야된다라는 생각은 있었지만 가도 아는 사람은 없었고, 자주 안나가서 단절된 상태에서 모르는 사람들이랑 이야기를 하는게 거부감이 좀 들었었거든. 2기는 그냥 재미있다? 교육과정에서 사람들이 주옥같은 말들을 많이 남겼거든. (웃음)
청년주거상담사 양성과정에 관심을 가지고 두번씩이나 신청하게된 동기는 좀 특별할 것 같은데?
항상 내가 주거문제에는 관심이 있었고, 학교에서 사회복지 전공을 배우는 시기였으니 공부를 해야하는 주제였던거야. 혼자 먹으려면 차리기 힘든 밥상인데, 차려진 밥상이 있었으니 같이 먹을까? 싶은 느낌으로 주거상담사양성과정을 접근했었어. 근데 1기는 막상 가보니까 그시기에 여러가지를 해서 물리적으로 시간이 잘 안되기도 했어서 수료를 못했어. 그치만 2기는 여러가지가 잘 맞았고 꼬박꼬박 시간투자를 할 수 있었고, 재미도 있었고, 1기를 수료를 못했으니까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인터뷰를 어느덧 마무리할 시점인 것 같아. 혹시 제대로 못했던 이야기가 있을까?
힘든 점도 있냐고 아까 물어봤었잖아. (응. 그랬었지) 주거 뿐만 아니라 복지나 인간다운 삶을 살기 위해서 하는 활동에서 내가 드는 고민이 있어. 주거로 한정시켜 이야기 한다면 내가 민유에서 바라는 상은 힘든걸 호소하기만 하는 일이 아니었으면하는 것. 청년들이 어떻게 살고 있고 실태를 밝히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열악한 환경들은 사실이니까 그대로 보여주고, 일반적으로 그정도 까지는 아니지만 내내 조금씩 조금씩 내내 고통받는 불편함들도 보여지면 좋겠다는 거지.
예를들면 내 주변친구들만 해도 월세가 없어서 집을 못구하고 이럴 정도는 아니어도 부모님이 걱정하시니까 깨끗하고 좋은 집에 살고싶고 여력이 되면 5-60만원짜리 집에 사는데, 여력이 된다고 해서 부담이 아닌건 아니거든. 내내 죄송한 마음을 가지면서 어쩔수 없지 라고 생각하면서 사는거야. 부모님도 힘들어 하고. 근데 이게 나는 감당해야하는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해. 그럴 여력이 된다고 하더라도 그렇게 내야하는 건 아니잖아. 그런 친구들에게는 극단적인 열악함만 보여주면 '나는 저정도 까지는 아닌데' '저렇게 불쌍한 처지는 아닌데' 분명 나의 문제인데도 (나의 문제라고 자기를) 더 드러내기 힘들어 하고 꺼리게 되는 그런 문제가 있는 것 같아. 저렇게 못사는 애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자신도 포함된다고 생각하게 되는 그런 활동이었으면 좋겠어. (더 열악한 문제에 대해서도)공감할 수 있고. 친구들이랑 만나서 이야가하면서 내가 많이 고민을 많이 했었던 지점이야.
편집자 주 : 최지희님은 8월부터 민달팽이 유니온의 동료가 되어 함께 활동하실 예정입니다. 9월 셋째주 월,화,수 뮤지컬 공연을 앞두고 계시다는데요 :D 함께 보러 가시지 않으실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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