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간 총회의 첫 후기네요. 낯선 곳에 가는 것이 늘 그렇듯이 긴장을 많이 했었는데, 새로운 의욕을 많이 얻고 간 하루가 되었어요!
신입생교육을 지나고 가입한 사람이라 민달팽이 유니온에 대한 정보는 뉴스나 블로그가 전부였는데요.
좀더 구체적인 민유를 알 수 있는 자리였어요.
크게 총회에서의 이야기를 두가지로 나누자면 기존에 있었던 일들에 대한 마침표와 2017년 새로운 민유 체계일까요.
저는 새로운 민유에 좀 더 관심을 가지고 들었어요. 처음에 민유2017계획에서 관심 갖고 있었던 것은 표준임대차계약서였는데,
듣다보니 앞으로 민유가 조금 더 체계적으로 정보를 정리 제공할 방법에 대한 고려하고 있는 것에 더 집중하게 되더라구요.
사실 제가 주거 문제에 관련해서 자료 조사할때도 많은 자료가 민유 출처가 많았던 것으로 보아 수집된 정보가 무척 많은 것 같다고 느꼈거든요. 그러한 정보가 출판으로나 교육으로나 잘 풀어진다면 이런 문제에 대해 인식할 수 있는 방법이 많아지고, 고민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 그만큼 해결에 가까워지지 않을까 하는 무한긍정적인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청년의 이익을 추구하는데에 있어 타 배려층을 소외시키지 않겠다라는 말이 가장 기억에 남네요.
이전에 아프리카에 월드컵 빨간 티셔츠보내기 운동이 한동안 그 국가의 섬유 의류산업을 저하 시켰다라는 사례를 교수님에게 들은 적 있었어요. 헐벗은 아이들에게 당장의 옷을 줬지만 미래의 청년들에게 옷을 갖기 어렵게 만들어버렸다고 하더라구요.
단순히 일면을 바라보는것이 아니라 다각도적인 고민이 필요한거잖아요. 사회문제란.
하지만 민달팽이 유니온은 남을 고려하고 다같이 사는 것에 대한 고민을 하는 단체라는 생각에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회원으로 남고싶다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민유의 총회는 정말 남달랐는데요. 기승전결이 확실한 회의였달까요. 엔딩이 감동적이었어요. 공로패(?)가 전달되는 순서였는데, 공로패 내용이 예상치 못한 새벽감성 (게다가 2장의) 편지여서 받는분, 읽는분 모두 눈물나는 자라였어요. 앞뒤모르는 저도 눈물이 글썽할 정도였습니다. 앞으로의 민유를 응원하며 이어진 뒷풀이는 박근혜씨의 귀가 뉴스와 함께 였는데요. 2017년 새해가 이제 온 것 같다고 이야기 한 분이 있을 정도로 업된 분위기였어요. 편안한 분위기에서 즐겁게 이야기 나눈 자리였습니다.
저는 글을 잘쓰는 편이 아니라서 두서없이 생각을 나열했는데.. 어쨌든 민유를 처음 만나서 '잘 살자’를 포기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함께 잘 살고 싶어졌습니다.
- 신입회원 JH
지킬과 하이드가 다녀간 민달팽이 총회
- 2017년 민달팽이 총회 후기 -
나 안지킬은 민달팽이 총회에 잘 다녀왔습니다. 총회는 작년 5월, 민유에 가입하고 나서 처음이었어요. 마음은 누구보다 가장 먼저 가고 싶었으나 시작 시간보다 약간 늦게 도착하여 헐레벌떡 뛰어 들어갔습니다. 덕분에 약속이나 한 듯 비워져있던 맨 앞자리에 앉아 총회에 누구보다도 가깝고, 생생하게 참여할 수 있었어요. 총회는 민쿱과 민유의 순서대로, 선거결과 발표 후 2016년 결산과 2017년 사업계획 밮표로 이어졌습니다.
다행히 후보자 모두가 높은 득표율로 당선되었고, 우리의 손으로 뽑은 사람이 이끄는 2017년에 대한 기대로 장내 분위기는 한껏 들떠 있었습니다. 그 속에 섞여있던 저는 민달팽이를 알게 된 뒤부터 언제나 그랬었지만 총회날은 유독 더 민달팽이의 일원임이 자랑스럽고, 행복했어요. 회원, 조합원을 위해 오랜 시간 준비했을 것이 분명한 정성 가득한 사업결산서 및 사업계획서, 민달팽이는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는 것임을 강조하는 슬로건(새로운 출발은 조합원과 회원으로부터), 민달팽이에 애정을 가지고 작은 것 하나 놓치지 않으려는 회원과 조합원의 참여도, 그런 회원과 조합원에게 애정을 가지고 작은 말 하나 놓치지 않으려던 상근자의 태도…. 그 어떤 조직도 따뜻한 감성과 냉철한 추진력을 이보다 더 적절히 배합할 순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총회는 장장 4시간이라는 시간을 꽉 채웠으나 전혀 넘침도 부족함도 없었습니다. 저는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이 많은 일을 그동안 7명이 어떻게 다 해왔으며, 어찌 저렇게 용감하게(혹은 무모하게) 해낼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는가.’ 사실 조금 미안한 마음도 들었습니다. 그동안 조합원, 회원으로서 민달팽이에게 ‘왜 이런 것은 해주지 않느냐, 왜 이런 것은 굳이 하려고 하느냐’며 불만을 갖기도 했었습니다. 그러나 총회를 통해 처음으로 민달팽이의 사업을 가시적으로 보고난 뒤, 그런 불만이 매우 이기적이었음을 깨달았어요. 우리가 해결하려는 청년주거문제와 그로부터 파생된 계획들은 절대 상근자들만의 것이 아니었습니다. 회원, 조합원은 상근자를 응원하는 사람들이 아닌 함께해야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상근자가 우리를 대표하여 상근하며 활동하고 있다면 회원, 조합원은 각자의 위치에서 청년주거문제 해결을 위해 애쓰는 비상근 활동가여야만 합니다. 뒤늦게나마 상근자들에게 심심한 감사와 위로를 전합니다. 당신들이 있어서 2016년 우리 사회는 조금 더 밝아졌고, 2017년 더 밝아지리라 기대할 수 있었습니다.
2017년 민달팽이의 총회는 웃음과 눈물이 함께했어요. 또 냉철한 머리와 따뜻한 가슴이 공존했습니다. 故신영복 선생님의 말씀처럼 그 어려운 실천의 길을 민달팽이는 ‘함께’라는 이름으로 결국 해내지 않을까 싶습니다. 민달팽이의 비상근 활동가로서 저 역시 함께하고 싶습니다.
나 안하이드는 민달팽이 총회에 잘 다녀왔다. 총회의 시작시각은 2시, 그러나 지난 모임의 역사를 돌아봤을 때, 언제나 정시에 시작하는 법이 없었기에 여유롭게 나와 걸었다. 총회가 열리는 장소는 한 책방이었는데, 이미 시작된 총회에서는 왠지 묘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었다. 늦게 도착한 터에 눈치를 보며 비워져있는 맨 앞자리에 스멀스멀 앉았다. 총회는 민쿱과 민유의 순서대로, 선거결과 발표 후 2016년 결산과 2017년 사업계획 밮표로 이어졌다.
단독후보인 민달팽이 선거는 당연히 당선의 결과를 가져왔는데, 오히려 당선자들은 당선된 기쁨보다 당선된 후의 책임감이 더 막중해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총회를 통해 처음으로 알게 된 사실이 있었는데 민달팽이 상근자와 선출직으로서의 무게가 예상보다 훨씬 과중했다. 모든 것을 초월했어도 한참 전에 했을 지웅님과 그 무뚝뚝한 감정제어로봇 세현 마저 울릴 만큼 어마어마한 것이었으며, 책 한권에 담아도 빼곡할 정도의 사업계획과 예산, 가능한 건지도 모르겠는 실험적 시도들…. 그들이 어떤 책임감과 의무감으로 그 자리에 섰는지 감이 올 때 쯤에야 지난 선거운동이 왜 그리 간절해 보이지 않았는지 알 것도 같았다.
총회는 매우 성공적이었으나 군데군데 허점도 눈에 띄었는데, 우선 책자에 오타가 너무 많았다. 총회 준비로 분주했을 지난 몇 주 간 쉴 틈 없이 많은 일을 동시다발적으로 이뤄내면서 책을 써낸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라고 해야 할 지. 둘째, 총회의 4시간으로 과연 회원, 조합원의 의견이 상근자에게 잘 전달된 것인지 의문이다. 사실상 비표를 들어서 찬, 반을 표현하는 것이 회원, 조합원이 할 수 있는 의사표현의 전부였는데, 비표를 들지 않기가(들지 않은 이유를 피력하기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분위기였다. 비표를 들어 승인을 구하는 것이 형식적인 절차 외에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셋째, 회원, 조합원의 질문을 공격이라고 받아들이는 상근자들의 태도가 은연 중에 묻어나왔고, 실제로 그런 상근자들에게 채근하는 시간처럼 흘러가는 분위기도 실제로 있었으며, 그런 질문으로부터 방어하고자 하는 영웅적 태도까지도 관찰되었다. 이런 대립적 구도는 어쩌면 회원, 조합원과 상근자 간의 입장 차이에서 비롯되는 것 같았는데, 자세한 것은 조금 더 관찰해봐야 알 것 같다.
- 안지킬&안하이드
- 민달팽이 총회,그 곳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엿보다-
총회의 장소는 상수역 가까운 곳이였다. ‘이런 곳에 카페가 있을까?’라는 의문이 드는 좁은 골목을 지나, ‘정원있는 국민책방’라는 곳이 나왔다. 아마 총회에 참석하지 않았다면 좋아하는 상수동이지만, 이곳의 존재를 몰랐을 것 같았다.
2016 회계와 사업보고, 2017 임원선거 결과 발표, 2017 사업계획 등 다채로운 활동이 이어졌다. 그런 다채로움 속에 다양한 의문이 있었고, 그 의문에 대한 질문이 있었다. 그리고 그 의문에 대해 최선을 다하는 답변이 있었고, 그렇게 질문과 답변이 오고 갔다. 그렇게 우리는 서로가 알고 있는 정보의 간극을 좁혀나갔고, 자유로운 분위기였다.
그런데 공기가 조금 달라졌다. 달팽이집에 사는 조합원 중에 바라는 점이나 개선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의견들이 하나 둘씩 나왔다. 또 LH사업단과 함께하는 여러가지 새로운 시도와 여러 행정상의 절차, 보증금문제, 대출문제, 커뮤니케이션의 이슈 등에 대한 여러가지 의견이 나왔다. 어찌보면 당연히 생길 수 있는 시행착오에 대한 아쉬움과 원활하지 않은 커뮤니케이션으로 인한 서로의 입장 차이였다. 서로가 가진 생각과 아쉬움, 개인적으로도 바라는 점, 의문이 나는 부분 등등 서로가 질문을 던지고, 또한 나 자신도 나의 질문을 가감없이 던졌다. 그렇게 질문을 자유롭게 해본 것은 오랜만이었다.
사실 현재 4명의 상근활동가가 7개동 64세대, 120명이 되는 달팽이집을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조합에 여러가지 일이 많다. 새로운 달팽이집의 일, 월세, LH연계사업, 지역과 관련된 사업, 내부교육 일정 등등 내가 알지 못하는 셀 수 없이 많은 일들이 그들은 하고 있다. 그리고 처음 시작하는 사업인 ‘사회적 주택’ 도 처음 시도해보는 것이었다. 어찌보면 사람이라면 누구나 겪게 되는 그런 시행착오에 한 부분이다. 그치만 그 틈이 보이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인 거다. 그런데 달팽이집에 사는 한 조합원이 여러가지 틈에 대한 의견과 이슈들을 듣고 “상근활동가가 적고, 그 적은 인원으로 이렇게 사업을 꾸려나가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상근활동가들이 이만큼하는 것도 감사할 일이고, 그런 문제들은 우리 조합원들이 함께 해결해 나갔으면 한다” 라는 취지의 응원의 메세지를 보냈다.
그 때부터 다시금 총회의 공기와 분위기가 달라졌다. 상근활동가들의 노력, 새로운 여러시도한 일들에 대한 시행착오의 작은 틈, 그리고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간 사람들에 대한 응원에 메세지가 나왔다. 또한 조합원들이 함께 나서서 메워주자는 그런 취지의 이야기들이 계속 나왔다. 서로가 불완전함을 인정하고 그 불완전함이 함께 협력해가면서 조금씩 힘을 보탠다면 하나하나 개선해 나갈 수 있음을 경험한 이들의 말들이었다.
이런 일련의 과정에서 가능성을 보았다. 앞으로 미래 시대의 많은 이슈와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이미 민달팽이에서는 몸으로 알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앞으로의 시대에 문제해결 능력은 질문을 만들어내는데 있다고 생각한다. 민달팽이가 만들어 낸 질문이 바로 ‘왜 청년들의 주거문제가 이렇게 심각한 것일까?’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타워팰리스보다 비싼 고시원’등의 조사와 자료를 만들어 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질문에 공감하는 이들이 생겨났고, 그들이 조합원이 되었다. 함께 고민한 문제와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서 달팽이집을 만들기 위해 시도했고, 그 시도의 결과로 현재 120명의 청년들이 그 문제해결의 시작점을 함께 하고 시행착오를 겪으며 살고 있다. 그 과정을 몸으로 경험해 가고 있고 터득해 나가고 있다. ‘민달팽이총회’가 바로 질문하고 함께 공감하고, 협력하고 몸으로 부딪치며 해결해 나가는 그 문화, 즉 민달팽이의 문화를 많은 참석자들에게 느끼게 해주었다고 생각한다. 또 각 임원진에 당선된 이들을 축하할 때 건넸던 작은 꽃, 총회에서 의사표시를 할 때 쓰던 비표, 달팽이집 행사를 알리는 포스터 등등 자발적인 조합원들의 크고 작은 재능기부가 있었다. 이것이 사회에서는 받을 수 없는 협력과 연대, 공감의 느낌이 아닐까? 그들의 그 노력과 시행착오와 성공의 그 기쁨 그리고 좌절들을 모두를 이해하고 느낄 수 없을지 모르지만 적어도 ‘아 이렇게 함께 해왔구나!, 이것이 민달팽이의 힘이구나! 그리고 문화구나!’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것이 앞으로 ‘제4차산업혁명’이라는 급격한 변화에서 민달팽이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모습이 아닌가 싶다. 새로운 문제와 이슈를 해결할 수 있는 힘이 총회에서 보였다. 어떤 문제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그 질문에 공감하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 생겨날 수 있는 시행착오와 작은 틈을 협력하여 스크럼을 짜면서 메워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대화 - 토론 -합의의 과정을 거치면서 문제해결해 나가는 모습에 한 장면도 볼 수 있었다. 우리가 “해결 할 수 있을까?”라고 하는 문제를 질문-공감-협력, 대화-토론-합의의 과정을 통해서 창조적인 새로운 문제해결 방안을 만들어내는 그 힘, 그것들을 민달팽이가 보여주고 있었다. 이것이 총회에서 이야기하던‘사회적 자본 혹은 사회적 자산’이지 않을까 어렴풋이 생각했다. 청년문제를 해결하기위해 앞에서 몸으로 부딪치며 나아가는 상근활동가들, 그들을 뒤에서 든든하게 스크럼을 짜고 울타리가 되어주는 조합원들, 그리고 그들은 서로다른 사회적 위치, 다른 경험, 다른 삶을 이해하며 함께 창조적인 합의를 이끌어내는 그 힘을 함께 키워나가고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자신 스스로도 모른 채 그 방법과 문화를 하나하나 몸으로 느끼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사회적 자본’을 키워나가고 있는 그 순간에 함께하고 있었던 거다.
그리고 이제 모든 것을 내려놓고, 국방의 의무를 하러 가는 한 청년 활동가에게 감사를 표하는 자리가 있었다.청년 주거문제, 그리고 청년의 문제를 알리기 위해 그리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8년동안 달려왔던 이는 그 날로 모든 직무에서 손을 놓는 날이었다. 감사패와 편지, 꽃 그리고 이야기들이 있었다. 그 과정에서 상근활동가들은 울었고, 그 자리에 참석했던 조합원들 중에서 눈물을 짓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것은 아마도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 청년들의 눈물이 아닐까?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문제이자 구조적인 모순이 만들어낸 문제라는 것을 알리며 느꼈을 개인적인 한계, 그와 함께 했던 이들의 노력, 그리고 그들과 함께 했던 많은 이들과 그들의 노력 등등 글로 표현할 수 없는 많은 감정들이 우리에게 휘몰아쳤다. 젊은 활동가의 눈물에서 시작되어 많은 이들 느낀 감정과 가슴에 느끼는 그 표현되지 않는 무엇인가가 더 펴져 나갈수록 이것이 ‘사회적 자본의 토양’이 되고’우리는 조금 더 나은 삶을 살아갈 가능성’을 느꼈다. 이 한 장면, 한 장면들이 제4차산업혁명에 혁신적인 변화를 이끌 조직, 즉 인간을 존중하는 철학으로 기반으로, 대화- 토론- 합의의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수평문화를 지향하며, 연대와 보충, 자율성을 가진 조직의 모습이지 않을까 생각해보았다. 그들의 모습에서 가능성을 보았다.
- 세광
민달팽이유니온&주택협동조합 총회 후기
4호집에 살게 된 지도 벌써 6개월이 다 되어 갑니다. 그동안 나랏일이나 민유에서도 많은 변화가 있었음을 곁에서 지켜보았습니다. 사회 곳곳에서 진정한 민주주의로 거듭나기 위한 크고 작은 움직임들이 보였고, 늘 개인의 일을 처리하는 데에 급급하던 저도 덕분에 세상을 보는 시야를 좀 더 넓힐 수 있었습니다.
총회는 처음이기도 했고 무엇보다 이제 많이 가까워진 집안 식구들과 우르르 몰려가는 것이 소풍이나 잔치 집에 가는 느낌이 들어 설렜습니다. 함께 살아도 서로 다른 일정에 바빠 자주 볼 수 없었기 때문에 더 그랬던 것 같습니다. 가자마자 우리를 한껏 반겨주시는 민유 식구들에 마음이 훈훈해지는 걸 느꼈습니다. 좋은 재료로 만들었다는 김밥도 함께해서 행복했습니다.
총회에서는 함께 민유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지켜보았습니다. 내가 달팽이집을 통해 무사히 부모님 집에서 독립할 수 있기까지 많은 사람들의 손길과 노고가 있었다는 것에 고마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언젠가 나도 달팽이집을 만드는 일을 함께 해보고 싶다는 마음도 생겼습니다.
총회에서 회원들의 질의응답을 직접 들으면서 평소 가지고 있던 문제에 공감하고, 혹은 비슷한 문제에 대해 전혀 생각지 못했던 관점을 알 수 있었던 것도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그리고 직접 카드를 들고 저마다 의사 표현을 하고 그걸 운영 결정에 반영했던 것도 좋은 시도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각박한 사회 속에서 좀 더 나은 민유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고민하는 분들이 많고 그 길을 함께 가고 있다는 것이 뿌듯했습니다. 아직 부족한 면도 있지만 함께 머리 맞대고 고민해 나아가다보면 그 구멍도 빠르게 메울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가지게 되었어요.
꼭 필요한, 좋은 자리를 만들어주신 분들에게 고맙고 앞으로도 함께 잘 해보자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4호집 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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