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에서 지방선거 전 마지막 오픈테이블이 열렸습니다. (지방선거 후인 5일, 건국대에서 민자기숙사를 주제로 오픈테이블이 또 열립니다.) 이번 오픈테이블은 민달팽이유니온 지방선거 기획단의 대학생 단원들이 직접 정책을 설명하고 진행하는 의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첫 번째 오픈테이블에서처럼 같이 야채카레를 만들어서 먹었습니다.
봉원교회 박영권 목사님의 도움으로 봉원교회 주방과 카페도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많은 일회용품도 줄이고 더운 날씨에 땀도 덜 흘릴 수 있었어요! 봉원교회는 청년들의 커뮤니티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공간 대여는 물론 청년들끼리도 이어주시고 매년 안산 원룸골 축제도 열어서 1인 세입자들, 특히 청년 세입자들의 관계망과 지역사회와의 연결에 힘쓰고 있습니다.
신촌에서 열린 오픈테이블의 주제는 “지방선거에서 내게 맞는 공약 찾기” 그리고 “세입자 모임”을 주제로 이야기가 열렸습니다. 각 정당, 후보에 상관없이 정책을 섞어서 오픈테이블 참가자들에게 나눠준 뒤, 가장 좋은 정책 1순위, 2순위를 꼽아보았습니다. 대부분 공공임대주택, 수요자 맞춤형 임대주택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전했습니다. 사실 청년들에게 ‘집’은 선택지가 없습니다. 가장 저렴한 집, 하지만 아주아주 열악한 집, (알고보면 저렴하지도 않은 집)에 살다보니 많은 것들을 포기하게 됩니다. 이런 설움들은 꾹꾹 눌러담아 여전히 개인의 문제로 남습니다. 혹자는 더 큰 꿈을 가져라, 지금 고생해도 나중에 더 큰 집 살 수 있다. 라고 이야기하지만 한국의 부동산 시장 지표들은 전혀 그럴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주택 가격이 거품이 빠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턱없이 높고, 집값이 하락해도 청년들에게 어떤 긍정적, 부정적 영향이 있을지 예측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런 점에서 집이 불편한 곳이 아닌 편한 곳, 안식처로 인식되었으면 좋겠다는 한 참가자의 말은 또 다시 힘든 삶을 상기하게 만듭니다.
이어서 이런 집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세입자 모임을 만들어보면 어떨까라는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왜 모이지 않을까, 모이는 데에 무엇이 필요할까, 모이면 무엇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이야기를 자유롭게 나눴는데요, 한 참가자는 “왜 모이지 않냐는 질문은 적절하지 않다. 사실 모이는 게 힘든 거다. 무언가 문제가 있을 때 바로 해결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라는 이야기를 전해주었습니다. 이 말이 비관적으로 들리기보다 오히려 지금 이렇게 참가자들이 모인 것이 더 크고 벅찬 일이라는 것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청년 세입자들에게 ‘모임’이란 사실 생경하기만 합니다. 한 참가자분은 한 번도 세입자 모임 혹은 네트워크로 임대인에게 세입자의 권리를 주장하고 제대로 그 권리를 찾아본 적이 없기 때문에 상상이 잘 안간다고 전해주셨습니다. 다른 참가자는 세입자 모임은 경제적 비용의 절감, 이 하나의 목적을 달성하는 것도 벅차다라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또한 열악한 주거 환경에서 살다보니 집에 대한 애정이 없기도 하고 지역에 대한 관심이 생기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이럴수록 낙심하기보다 청년들이 우선 만나면 뭐가 달라지지 않을까라는 조금은 안일한 생각을 해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주거문제가 개인의 문제로만 남지 않고 공동의 문제로 해결하겠다는 인식을 공유하는 것, 자기 집을 사서 투기의 목적으로 갖기보다는 주거 안정을 위한 필수적인 조건으로 집을 갖는 것 혹은 빌리는 것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것에 모두 동의했습니다.
끝으로 만들고 싶은 세입자 모임, 세입자 네트워크에 대해서 한 가지씩 적어보기로 했습니다. 요리 모임, 운동 모임, 공부 모임 등 다양한 의견이 나왔습니다. 세입자 모임은 사실 어렵지만 만나다보면 자연스럽게 친구를 만나고 또 세입자들의 권리를 스스로 찾아가는 다양한 실험들을 재미있게 해보면 좋겠습니다. 세입자 모임에 대한 아이디어들이 있다면 언제든 의견을 나눠주세요!
오픈테이블이 끝나고 간단한 맥주 마시러 가는 자리에서 민달팽이유니온 가입도 해주셨어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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