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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달팽이유니온]/* 보도자료, 기자회견, 논평

[이슈브리핑] 경제민주화의 핵심은 지속가능성, 바로 주거에 있다.

by 비회원 2016. 4. 6.

경제민주화의 핵심은 지속가능성, 바로 주거에 있다.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른다고 했던가. 조금씩 다가오는 위기가 이제 눈앞에 곧 드리워질 예정이다. 2018년부터 한국은 인구절벽에 들어선다. 저출산으로 인한 가장 큰 위험은 국민연금이 흔들린다는 데에 있다. 우리는 현재 자녀세대가 부모세대를 부양하는 세대연대적 관점의 국민연금 체계를 갖고 있다. 인구가 줄어들면 이러한 체계가 붕괴되기 시작한다.


예견된 위기 속에 최근 더불어민주당은 첫 번째 공약으로 국민연금의 공공투자를 약속했다. 500조 가까이 쌓인 기금을 사회적으로 꼭 필요한 각종 공공분야에 투자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공공임대주택과 보육시설을 확충하는 데에 일정하게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국민의당도 1호 법안으로 국민연금 기금을 활용해 청년 대상의 공공임대주택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국민연금을 노후보장은 물론 현 세대의 삶의 기반을 형성하기 위해 활용하겠다고 밝힌 것은 저출산은 곧 청년문제라는 인식을 정확히 겨냥하고 있다는 점에서 대단히 적절한 접근이다. 청년문제를 해결하려면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고 해놓고 십수년간 비정규직, 인턴을 양산하며 실패한 정책과 비교했을 때 과감한 발상의 전환이 느껴진다.


그러나 곧이어 국민연금의 수익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국민연금을 공공투자에 활용할 경우 다른 자산 운용에 비해 수익률이 떨어져 재정불안이 야기된다는 것이다. 애석하게도 국민연금의 고갈은 예정된 수순이다. 어차피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보험료 납부 체계와 자산 운용을 지속할 경우 국민연금기금의 미래는 불투명하다. 현재 우리나라는 저출산‧고령화는 전 세계에서 유례없는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현재는 8명의 청년이 1명의 노인을 부양하지만 45년 후에는 1명의 청년이 1명의 노인을 온전히 부양해야 하는 시기가 다가온다. 아울러 청년세대의 극심한 실업, 비정규직으로 인한 저임금과 양극화로 재정건전성을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다. 이미 현재 전체 국민의 절반은 국민연금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따라서 국민연금의 재정건전성을 확보하는 논의가 기금의 수익률 공방에 멈춰 있어서는 곤란하다. 


주목해야 할 것은 더불어민주당이 이를 경제민주화 1호 공약으로 발표했다는 데에 있다. 경제민주화는 헌법 제119조 2항에 명시된 것처럼 국민경제의 성장 및 안정과 적정한 소득의 분배를 유지함을 말한다. 결국 핵심은 지속가능성이다. 그러나 오늘날 청년의 삶은 내일을 꿈꾸기 어려운 조건이다. 야근이 반복되는 일상과 낮은 임금으로 청년들에게는 미래를 준비할 시간도, 경제적 여유도 남아 있지 않은 상황이다. 10년 후 지금처럼 경제가 성장하고, 월급이 오른다고 해도 청년들이 서울에서 구입할 수 있는 집은 전체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개인의 노력으로 나아지지 않은 상황에서 청년세대의 선택은 미래에 대한 포기이다. 청년들이 아이를 낳기가 두려운 것은, 심각한 불평등에 사로잡힌 오늘날의 대한민국에서 자녀를 훌륭하게 키울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한국 사회를 완전히 새롭게 디자인하는 수준의 과감한 개혁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저출산 문제의 해결은 어렵다. 


물론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 국민연금 공공투자를 위해 현 세대와 미래세대가 부담해야 하는 몫은 얼마인지, 의도한대로 청년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공임대주택 대상과 임대료 수준은 얼마인지에 대해서 진지하게 논의해야 한다. 문제를 풀기 위한 한 방은 없다. 복잡할수록, 수없이 연결될수록 엉킨 실타래를 풀듯이 문제를 차근차근 풀 수밖에 없다. 다만 이 실타래가 풀렸다가 다시 꼬이지 않도록 큰 그림을 끊임없이 그리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니 이제라도 좋다.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놓고 이야기를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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