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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달팽이유니온]/* 활동보고

[서울청년정책네트워크 시즌2] 동료가 되어가는 첫 모임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4. 11. 25.

11월 20일 목요일 오후 4시부터 11시까지, 서촌 미니 투어와 카페 통인(참여연대 1층 카페)


호박, 낑깡, 꼬치, 지도리, 허굿, 깡유, 단통



친구가 되어가는 과정, 함께 보고 함께 걷고 함께 그리기


5일만에 만난 주거팀, 서로의 머리를 말랑말랑하게 하고 마음을 여는 모임을 만들고자 다양한 것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그 작은 시작으로 첫 번째 정기 모임은 ‘서촌 투어’를 진행했습니다. 한 시간 넘게 서촌 곳곳을 걸으면서 숨어있는 불법건축물을 찾아보고 ‘임대’가 붙어 있는 가게를 보며 젠트리피케이션에 대해서도 작게나마 이야기 했습니다. 건축학개론에 나오는 수지 집 앞에서 기억의 습작을 함께 들으며 흥얼거리기도 했어요.









서촌 투어를 마치고 참여연대 1층에 위치한 카페 통인에서 모임을 진행했습니다. 카페 통인은 참여연대에서 시민들의 놀이터로 운영되길 바라며 직접 운영하는 카페입니다. 직접 담근 레몬청으로 만든 레몬차, 그리고 구수한 맛이 나는 아메리카노, 달콤한 감귤차까지 참 맛있었습니다. 통유리 옆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니 어느새 해가 뉘엿뉘엿 저물고 있었습니다.


본격적으로 정책 개발을 하기 전, 서울청년정책네트워크 시즌2에 임하는 우리 팀의 큰 목표와 작은 목표, 그리고 스스로 얻어가고 싶은 것, 동료들과 나누고 싶은 것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습니다.








신기하게도 모두 단 하나라도 암울한 청년 주거 현실을 바꿀 수 있는 정책을 만들어보는 것, 2015년 예산에 반영해보는 것과 같이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변화를 그리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또 이 과정에서 우리의 모임이 끝이 나는 것이 아니라 친구가 되면 좋겠다는 이야기도 나눴습니다. 같은 뜻을 품으면서 만난 친구들이 더 나은 내일을 함께 만드는 벅찬 과정에 놓여 있다는 사실에 참 기뻤습니다.


서로 배우고 싶은 것, 나누고 싶은 것을 통해서 오짱을 포함해 모두 ‘짱’을 새롭게 정했습니다. 공부짱, 수집짱, 놀이짱, 회계짱, 기록짱으로 역할을 나눴습니다. 공부짱은 정책을 개발하기 위한 관련 사례를 조사하고 최근 주거 이슈에 대해서 같이 볼 수 있게 준비를 하고, 수집짱은 청년 세입자들의 이야기, 특히나 삶에서 나오는 생생한 언어를 수집하고, 놀이짱은 함께 가면 좋을 전시, 영화, 연극 등 주거인권감수성을 채워줄 활동을 기획하고, 회계짱은 모임이 투명하게 운영되고 일정 부분 적립해 놀이와 공부를 적절히 할 수 있도록 조율하고 기록짱은 모임과 정책을 기록하는 역할을 하기로 했습니다. 앞으로의 모임이 더욱 더 기대되는 주거팀입니다.


‘뜨는’ 동네 서촌에서 세입자 권리를 ‘지키는’ 정책을 고민하기


본격적으로 서울에 사는 청년 세입자들에게 변화를 가져올 정책을 고민했습니다. 두 차례의 캠프를 거쳐 나온 정책은 3가지였습니다. 첫째, 임대인과 임차인의 불평등한 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세입자 권리 보호 정책(임대인의 무단침입, 사생활침해가 관행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현실을 개선하고자 리서치, 캠페인, 프로젝트 진행) 둘째, 원룸 세입자 커뮤니티 형성을 위한 정책 (혼자 사는 외로운 청년들, 비싼 주거비를 감당하는 것도 서러운데 이웃 하나 없어 고립감은 더해져가는 현실을 개선하고자 프로젝트를 통해 다양한 커뮤니티 지원 및 활성화를 직접 시도해보고 이를 기반으로 정책 지원의 근거와 범주를 설정), 셋째, 안팎이 안전한 집을 위한 정책 (월세가 싸서 찾아간 집, 집 자체도 열악하고 주변 환경도 낙후되어서 안전과 안정이 모두 위협받는 상황을 개선하는 리서치, 연구, 프로젝트, 캠페인) 세밀한 논의를 위해 정책 선호에 따라서 우선 세명씩 팀을 나누고 첫 모임에서 오짱은 지니의 역할을 했습니다. (사실은 오짱이 너무 말이 많아서...)


최지희, 장용준, 김강 팀원은 원룸 세입자 커뮤니티 형성을 위한 정책 논의를 진행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세입자들이 쉽게 모일 수 있을까를 주로 논의하였는데요. 원룸 세입자 커뮤니티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먼저 청년 세입자들의 적극 적인 참여가 전제되어야 하고, 그에 따라 어떻게 참여를 유도할 수 있을까에 관한 논의를 하였습니다. 그 결과 커뮤니티의 성장 단계를 나누고 단계별 목표를 설정하여 세입자 커뮤니티의 생성 초기단계에서 진입장벽을 낮추는 정책을 설정해 보았습니다. 1단계로는 3인 이상의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점차적으로 건물 내 모든 세입자가 참여하는 커뮤니티 형성, 마지막으로는 해당 지역 내의 청년단체, 마을 커뮤니티와의 연결로 발전해 나가는 방식인데요, 이러한 정책이 실행되기 위해서는 포스터, 학보사 등을 통해 지역 내에 홍보를 잘하고, 초기에 커뮤니티 형성을 위한 기초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기로 하였습니다. 이렇게 기초적인 준비과정이 완료된 후에는 커뮤니티 참여 인원들과 스스로 가지고 있는 문제의식, 관심분야의 공유를 통해 심화하여 전문가를 초빙하여 같이 교육을 받기로 하였습니다. 전체적인 과정에서 실행기간 기준을 정해 커뮤니티를 형성하게끔 하고, 단계별에 알맞은 정보제공을 통해 원활한 커뮤니티, 형성 및 진행을 독려할 장치도 마련하기로 하였습니다.


이와 더불어 ‘소심한 세입자를 지켜주는 정책’, 소세지 정책에 대해서 논의했습니다. 11월 16일에 열린 오지랖 미니캠프 때 나온 이야기였습니다. 벌컥 벌컥 문을 열고 들어오는 집주인, 관리비의 내역을 물어보면 다 믿고 맡기라는 집주인,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지만 이왕이면 좋게 풀고 싶은 것이 세입자들 마음입니다. 이에 리서치와 캠페인을 통해 임대인과 임차인의 지나치게 기울어진 관계의 균형을 맞출 수 있는 정책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서울형 전월세 임대차 계약서에 임대인과 임차인의 관계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명시하거나 캠페인을 통해 상식에 맞는 임대차 관계를 구축하는 방안이 있습니다.


‘주거안전’ 이라는 키워드로 정책구상을 해보기로 한 강유진, 조현준, 허좋은 팀원은 저번 오지랖캠프에 이어 정책대상과 목표를 짜는 초기적인 작업부터 시작하였습니다. ‘안전’이라는 키워드가 생각하기에 따라 범위가 넓은 항목이고 경우에 따라서는 다른 분야와 겹칠 수 있다는 우려와 더불어, 팀원들이 생각한 아이디어가 이미 시행되고 있는 정책들이 많아서 힘이 빠지기도 했습니다. 토론 끝에 크게 두 가지 범주로 ‘안전’을 나누어보았습니다. 하나는 주거 외적 부분의 안전입니다. 흔히 청년들이 사는 원룸촌, 고시텔이 많은 지역들은 낮은 지대를 찾아 큰길에서 안쪽으로 들어가고 또 들어가기에 골목을 들어가야 하고 자연히 귀갓길이 위험하다는 인식을 주게 됩니다. 실제로 이러한 문제 때문에 여성안심귀가길 서비스나 가로등 조도를 밝게 하는 등 여러 정책들이 시행되어지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사람들이 주거문제에 있어서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비용이나 관계의 측면뿐만 아니라 실질적 위험을 느낄 수 있다는 부분이 중요할 수 있음을 서로 공유하였습니다. 두 번째로는 주거 내적 부분입니다. 청년들이 찾아가는 집값이 싼 집들은 오래된 집들이 많습니다. 물이 새기도 하고, 난방이 잘 안 되는 집도 있으며 문틈이 갈라지기도 한 집도 있었다는 여러 이야기들에 따라, 이 부분에 대한 공공의 차원에서 지원과 규제가 필요하다는 뜻을 모았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두 가지 정리된 부분에서도 어떤 방식으로 접근해야 하는가가 막막하였습니다. 오짱과 함께 예정된 시간을 넘기며 더 긴 시간동안 토론 끝에 범주를 최대한 좁혀 ‘반지하방’ 에 사는 청년들로 정책대상과 조사대상을 줄여서 시작하기로 하였습니다. 아무래도 흔히 생각하기에 가장 열악한 환경이 반지하방이기도 하고, 위치가 외져있다는점, 방 내부의, 주거내적환경이 매우 열악하다는 점과 겹쳐 ‘안전’ 이라는 주제로 생각할 거리가 많은 대상이라 서로 뜻을 모을 수 있었습니다.


이에 따라 세 팀원은 서로 역할분담을 나눠서 다음 모임까지 기초적인 조사를 해오기로 하였습니다. 먼저 각자가 가진 인적네트워크로 반지하방에 사는 사람을 또는 살았던 사람을 한두 명 정도는 꼭 만나서 실질적인 경험을 들어보기로 하였습니다. 셋다 반지하방에 살았던 경험이 없다보니 좀 더 구체적인 경험담을 통해 기초조사를 진행하기로 하였습니다.


두 번째로는 반지하방과 관련된 여러 연구 자료들, 논문 또는 기사 등을 찾아 정리해보기로 하였습니다. 이미 연구된 항목을 이용할 수도 있고 기초적인 지식 등이 서로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각자 정리한 자료를 토대로 조사나 설문조사를 할 때 필요한 질문들, 항목들을 생각해 오기로 하였습니다. 추합된 이야기를 통해 좀 더 발전된 논의를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해봅니다.


이렇게 첫 번째 주거분과 회의는, 각자가 가지고 있는 생각들을 좀 더 구체화시키는 것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해보고 싶은 정책의 변화나 실행사항은 많지만 그것을 위해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들을 정리하고 실천해나가도록 방향을 설정해 보는 과정을 통해 좀 더 현실적인 프로세스를 배워나가는 과정이었던 것 같습니다. 다음 모임까지 주위에 사는 청년 세입자 한 명을 만나 이야기를 꼭 들어오기로 했습니다. 구체적인 현실에서 문제를 찾아야지 실체있는 변화가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이어질 모임을 통해 서울을 변화시킬 정책제안에 다가갈 수 있도록 서로 더욱 노력하기로 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