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한민호라고 합니다. 20대 후반이고요. 지금은 민달팽이유니온에서 약간의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원래 활동은 진보정당에서 했었고, 지금 민유에서 하는 아르바이트가 9월말까지인데요. 이 일이 끝나고나면 10월부터는 정당에서 일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지금 민유에서 하고 계신 일이 뭔지, 어떻게 함께하게 되신 건지 알려주실 수 있나요?
예전부터 여러 가지 사회문제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있었고 세상이 변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고, 이런 꿈을 같이 가지고 있는 다른 청년들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어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민달팽이유니온의 사람들도 그런 생각을 갖고 있는 청년들인거 같아서 궁금했고, 주거 쪽은 잘 모르니까 배우고 싶은 것도 있었어요. 어떤 식으로 일을 하는가에 대해서, 주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어떤 전략을 짜고 이런 것이 궁금해서 일해보게 되었어요.
지금 하고 있는 건 국정감사를 준비하는 거에요. 아무래도 처음부터 관심이 정치에 있어서 정당 활동에 참여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민유를 알게 되었으니까 국회와 관련한 일(국정감사)로 만나게 된 것 같아요. 국정감사는 국회의 일정 중에 꽃이라고 하는 과정이에요.
국정감사라고 들어는 봤어도 구체적으로 잘 모르기도 하고, 민달팽이유니온은 국정감사에서 어떤 이야기를 하는 건지 궁금해요.
국정감사는 국회에서 1년에 한 번, 9월 말에 있는 중요한 행사에요. 시(市)나 큰 기관들도 다 감사 기간이 있는 것처럼, 국회에서도 그 기간 동안 여러 부처나 정부의 기관들을 불러서 감사를 해요. 행정부의 국토부, 보건복지부처럼 국회에도 여러 종류의 위원회가 있는데 이번에 하는 것은 그 중 '국토위원회'에 있는 의원님과 같이 감사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정부의 청년 주거 정책에 대해서 살펴보고, 비평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활동이에요. 어떻게 전략을 짜고 기획해서 정부 정책에 대해서 정확하고 날카롭게 비판할 수 잇을지 고민하고 있어요.
정부의 정책은 어떤 내용에 관한 것인가요?
현재 정부의 청년 주거 정책이 두가지인데, 첫 번째는 돈을 빌려주는 형태이고 두 번째는 공공임대주택이라고 하는 집을 제공해주는 형태라고 봐요. 사실 이미 비싸고 내기 힘든 월세까지 '돈을 빌려주는 것'보다는 공간을 지원해주는 형태로 가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하잖아요. 그런데 공공임대주택은 기존의 절대적인 양이 적고 늘어나는 것도 너무 더디다. 이런 부분들을 이야기하지 않을까해요. 돈을 빌려주는 형태는 아무리 이자율이 낮다 하더라도 지금 상황에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하니까요.
또 하나는 행복주택처럼 청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공공임대주택이 같은 조건의 다른 사람들에게 빌려주는 것보다 청년에게 더 비싸게 받잖아요. 이런 것들을 '왜 청년이라고 더 비싸게 제공하느냐'하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다른 곳은 공급원가를 기준으로 임대료를 정하는데 청년을 대상으로 하는 임대주택만 이미 엄청나게 비싼 '시세'를 기준으로 임대료를 정하는 것. 이런 것들에 대해 민달팽이유니온에서 이미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내온 것들이 있고, 이걸 이번 기회에 좀 더 정리하고 다듬어서 이야기를 하게 될 것 같아요.
2-3주 남짓의 기간 동안 주거정책에 대해 보시는 게 좀 어려울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어떠세요? 저는 사실 이제 막 적응되서 무슨 말인지 조금 알겠다 싶거든요(웃음)
아 정말 어려워요.(웃음) 보도자료나 보고서 같은 것들을 주로 많이 찾아보면서 알아보고 있어요. '청년주거'에 관련한 보고서는 사실 별로 많지 않은데, 기존의 공공임대주택에 관한 것이라던가 주거 정책에 관한 보고서들은 많으니까 그런 정보들을 보고 있어요. 근데 사실 어렵다고 느끼는 건 내용 자체도 어렵지만 여태까지의 관심의 차이도 있기는 했구요. 저는 부모님과 쭉 같이 살아와서 주거 문제를 별로 고민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주거문제에 대해 고민해볼 계기가 없었어요. 근데 또래에서 다른 친구들을 보면 자취를 하던가, 기숙사에 들어가던가, 공공임대주택에 들어가던가 어쨌거나 집을 구해서 살려면 뭔가를 알아볼 수 밖에 없게 되더라구요. 조금이라도 좀 이용해볼 수 있는 걸 찾아봐야하니까. 저도 노동에 관한 건 예전부터 되게 많이 아르바이트를 해봤으니까 노동법에 관한 내용도 많이 접하고 공부하고 했었고, 아무래도 진보정당에서 굉장히 중요하게 다뤄온 것이 노동 문제니까 여러모로 접할 기회가 많았었는데요. 저에게 주거문제는 그동안 잘 와닿지 않는 부분들이 좀 있었어요.
그렇죠. 사실 내용이 어려운 것도 있고, 관심이나 필요에 따라서도 접하는 빈도에 따라 어렵다고 느껴지는 것에 차이가 있을 거 같아요.
네. 저는 지금까지는 쭉 서울에서 부모님과 살아서 집 문제가 별로 없었는데요. 집이 이제 경기도로 나가면서 저도 독립을 생각하니까 이게 확 다른 것 같아요. 저도, 서울에서 학교를 다니는 동생도 이사간 곳에서 다니기엔 아무래도 안되겠다 해서 같이 독립하려구요. 사실 집값이 싼 것도 아니니까 독립해서 나오기도 참 쉽지는 않은데..
아무튼 이번에 일하는 걸로 다시 돌아가보자면, 저는 지금 당장 제가 대단한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이번이 기회이자 계기가 되어서 앞으로 민달팽이유니온이 하는 걸 같이 하고, 제가 있는 자리에서 협력할 시작의 자리인 것 같아요. 일을 하고 있는 지금 이 기간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시간들을 생각하면서 지금 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이걸 계기로 저도 좀 더 성장하고 제가 뭔가 민유에 해야하는데.. 어떻게 할수 있을지 고민이긴 하네요. 아직까진 도움을 못드리고 있는 것 같은데 추석 끝나고 이제 엄청난 결과물을 만들어서 보여드리겠습니다.(웃음)
기대해볼게요(웃음) 민호님과 오며가며 여러번 뵌 것 같은데 아현포차 철거 현장에서 뵌 것이 가장 최근에 뵌 것 같아요. 저는 그 동네에 사시는 회원분이 다음날 철거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알려주셔서 갔는데, 민호님이 계셔서 되게 반갑고 아는 사람이 있으니까 뭔가 안심이 됐어요. 평소에 그런 사회연대활동을 많이 다니세요?
많이 다니려고 노력은 하죠. 전에 두리반, 라떼킹 이런 곳들.. 라떼킹은 많이 갔었어요. 근데 아현포차는 그날 처음 가본 것이었어요. 며칠동안 계속 이번에 철거한다더라 이런 말을 반복해서 듣다가, 철거 당일 전날에 ‘이번엔 진짜 철거한다더라’라고 들었어요. 그날 제가 뭘 써야할 글이 있어서 4시쯤 마치고 현장에 있는 친구한테 전화해서 오늘 진짜 하는 거 맞아? 했는데 오늘은 확실히 맞대 이러고 들었어요. 그안 맨날 오늘은 맞다고 하면서 사람들이 긴장하고 밤새고 나면 그날이 아니고 한게 반복되었으니까.. 그래도 진짜 만약에 내일 집행되면 후회할 것 같다.. 그래서 사실 제 맘 편하려고 간 거였어요.(웃음) 그런데 가는 길에 보니까 진짜 철거용역들이 깔리고 있더라구요. 그래서 도착하자마자 한 집마다 들어가서 지키게 되었죠. 그날은 정말.. 참담했어요. 막 그런 생각이 드는거에요. ‘이게 어쩔 수 없는 정치다.’ 만약에 마포에 진보정당 구의원이 한명만 있었어도 그런 일이 안 생겼을텐데 하는 생각이 드는거죠. 저는 어쨌거나 정당, 정치 중심적으로 생각하게 되는데요. 계속 말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는 무시되어 들리지 않고, 힘을 가지고 있는 그 곳의 국회의원도 구청장도 아무것도 안하고 있고..
아현포차와 관련한 기사 : https://goo.gl/gZs2Zv (허핑턴포스트)
사실 현실 정치에서 봤을 때 '표'로 움직이는 것일텐데 아현포차와 같은 일들이 해결될까 싶기도 해요. 항상 이런 일들은 소수의 사회에서 배제받는 사람들의 이야기이고, 많이 표가 되지 않는 그런 일들이니까.. 사실 대학생들을 위한 공공기숙사인 행복기숙사를 지을 때도, 청년들을 위한 공공임대주택인 행복주택을 지을 때도 비슷한 일을 꽤 여러번, 일상적으로 경험해보고 있는 것 같거든요.
네 저도 사실 고민이 많은 부분인데요. 아무리 개인이 진보적이고 좀 더 소수의 의견에 귀를 기울일 수 있더라도 현실적으로 넘을 수 없는 부분이 있고 그게 사실 한계라고 봐요. 시스템적으로 풀수가 없는? 그렇다 하더라도 저는 진보정당 의원이 한명이라도 있었으면 그 앞에서 뭐라도 했을 거라고 생각해요. 구의원이나 국회의원처럼 어느 정도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정치'의 영역에 있는 사람이라면, 사실 이 사람들의 권한이 어디까지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느만큼 의지를 가지느냐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이라고 봐요. 저는 이게 행정이 아니라 정치의 역할이라고 보는 거죠. 그래서 정당활동이 잘 되어야한다 이런 믿음을 갖고 활동하고 있는건데 '좀 잘해야겠다' 이런 생각이 드네요.
좋은 말을 많이 들었네요. 공감도 많이 되고요. 민호님이 민달팽이유니온이라는 청년주거문제를 이야기하는 시민단체에게 기대하는 것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 이런 것도 궁금하네요.
청년 주거 문제가 이제는 '그래, 진짜 문제는 문제다'라고 알려지는 것에 민유의 역할이 컸던 것 같아요. 재작년인가 민유가 진짜 센세이션한 통계를 냈잖아요. 인구총조사하고 지하랑 옥탑방, 단칸방에 살고 있는 사람들 소득수준하고 청년들이 얼마나 살고있나 이런 거 했었거든요. 그것 때문에 처음에 언론도 많이 탔었고.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그렇게 이슈파이팅 하는 것도 굉장히 의미있는 것 같아요. 잘 하고 있기도 하구요. 그리고 그걸 할 때 정치를 끼어들면 안되고 나쁜 것처럼 피하는 태도가 아니라, 같이 협력하고 할 수 있는 걸 하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사실 '우린 정치와 상관없이 순수해요'하는 곳들도 많은데, 저는 결국 문제를 좀 더 크게 해결할 수 있는 답은 정치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민유가 활동하면서 제도를 바꾸고 청년들의 목소리를 내야할 때 정치, 정당활동이 필요한 걸 당당하게 마주하고 이야기하는게 좋은 것 같아요.
민달팽이유니온이 그동안 해온 여러가지들의 맥락을, 왜 그렇게 하는지를 민호님이 콕콕 짚어주신 것 같네요(웃음) 민달팽이유니온에 더 하고싶은 말은 없으세요?
다른 것보다 많이 만났으면 좋겠어요. 만나는 자리가 되게 많다고 들었거든요. 모임에서 무언가를 하는 자리는 많은데, 저는 회원이 된 지 얼마 안됐는데 뭔가 역할을 해야하는 모임이면 좀 부담스러울 것 같기도 해요. 그래서 지역모임 같은 것처럼 특별한 내용 없이 쉽게 나올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모임도 있으면 좋겠어요. 아 그리고 회원분들이랑 같이 해볼 수 있는 게 없을까요? 모임 꾸리기도, 정책만들기도 다 상근자들이 하니까 일이 많은 것 같아요. 회원들이랑 나눌 수 있는 일은 같이 해보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신입회원모임 같은 거부터, 저부터 꼭 나갈게요!
'[월간민달팽이] > * 월간민달팽이 회원 조합원 기고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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