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여름, 달팽이집5호에도 우리 민달팽이 식구들이 살게 되었어요.
어떤 사람들과 함께 만든 집인지, 식구를 맞이하기 위해 어떤 과정을 함께 했는지, 앞으로 이 집에서 어떤 식구들이 살아가게 될지, 함께 들여다보는 시간 가져보아요. :)
달팽이집5호가 시작하면서, 특별한 일들이 많았어요^^
두꺼비하우징과 첫 협업을 했고, 예비조합원교육을 시작했고, 민달팽이 조합견(犬)이 생겼고, 방배정회의에 동전뒤집기가 도입되는 등^^ 다채롭고 즐거운 일들이 많이 생겼어요!
새로운 가족이 생긴다는 건 정말 행복한 일인 것 같아요!
1] 민달팽이x두꺼비 - 빈 집에서 함께!
<입주조합원 현미님의 이사를 돕고 있는 입주조합원 방용님!>
<넓은 마당과 거실이 새롭게 정돈된 공가, 이 집을 함께 만든 사람들^^>
달팽이집은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의 조합원분들이 출자한 출자금과, 달팽이펀드와, 공공의 자금들이 함께 모여 만들어지고 있어요. :)
가장 큰 토대는 한국의 청년주거문제를 혼자가 아닌 여럿이 해결하고자 하는 민달팽이의 가치에 동의하여 모인 조합원분들의 출자이겠지만요.^^
달팽이집1호부터 6호까지, 민달팽이 식구들이 함께 살 집을 찾고, 임대인을 만나고, 장기계약을 하고, 집을 수리하고, 함께 살 식구를 모으고, 함께 살아가는 시간들이 모여 달팽이집을 지속가능하게 하고 있어요.
달팽이집5호 또한 민달팽이를 향한 우리들의 바람과 품이 모여 만들어졌어요.
달팽이집2호는 새동네와, 달팽이집6호는 UFO와 함께 협업하여 민달팽이 조합원분들이 입주하신 것처럼, 달팽이집5호는 두꺼비하우징이 은평구의 빈집리모델링프로젝트 지원 사업을 받아 직접 리모델링한 공가에서 꾸려졌어요^^
두꺼비가 직접 리모델링 계획을 디자인하고, 시공까지! 해주신 덕분에 민달팽이가 마음 푹~ 놓고 함께 살 식구들을 맞이할 수 있었어요! 늘 감사한 일입니다.^^ 함께 하기 때문에 더 좋은 집이 만들어지고, 더 좋은 공동체가 지속가능해질 수 있는 것 같아요. 쾌적한 주거 환경을 누리며 민달팽이가 살 수 있게 된 것은 정말 즐겁고 감사한 일입니다.^^
2] 달팽이집에 입주하려면? - 예비조합원교육 함께해요
<달팽이집에 입주하기 위해 민달팽이 예비조합원 교육을 함께 하고 있어요:)>
혼자서 풀기 어려운 주거문제, 당사자인 우리가 풀아보자! 해서 함께 모인 민달팽이들,
그리고 함께 주거문제를 해결하기에 딱 좋은 방법인 쉐어하우스!
그런데 함께 공간을 공유하며 관계를 맺고 살아간다는 건 매우 쉽지만은 않은 일이잖아요^^
그래서 민달팽이들은 달팽이집에 입주하기에 앞서 2번의 예비조합원교육에 참여하도록 하고 있어요. 달팽이집5호에 살게 될 식구들 또한 이 교육에 함께 했어요^^
예비조합원교육에서는, 함께 산다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먼저 달팽이집에 살고 있는 입주조합원들과도 만나는 시간 등으로 2번의 교육과정을 진행하고 있어요.
편하게 와서 대화를 나누다가 가는 시간이니, 달팽이집에 살고자 하는 사람들이면 누구나 즐거운 대화를 나누실 수 있을 거에요!
3] 반려동물과 함께 살 수 있나요? - 최초의 민달팽이 조합견(犬) ‘초코’
<달팽이집5호에 함께 사는 조합견(犬) ‘초코’>
달팽이집5호 입주자를 모집하는 기간 동안, 달팽이집1호에서는 계약이 만료되어 입주해있는 식구들이 이사를 준비하고 있었어요. 달팽이집1호의 경우 다른 달팽이집들과 다르게 계약기간이 2년이었고, 이번에 계약이 만료된 것이었어요. 1호가 있었기에 2호가 있을 수 있고, 2호부터는 5~6년 장기계약이 가능해진 거겠죠. 아쉽지만 달팽이집1호는 계약이 끝났고, 입주해있던 달팽이집식구들도 이사를 하게 되었어요. 두 명의 조합원이 살고 있었는데, 한 입주조합원은 달팽이집2호로, 한 입주조합원은 바로 이 달팽이집5호로 이사를 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이 조합원에게는 작고 소중한 반려견이 있었어요. 초코! 차콜색 뽀글뽀글한 털이 매력적인 초코!
초코가 5호에서 함께 살기 위해서, 달팽이집5호에 살고자 하는 식구들과 함께 대화를 나누었어요. 사람이 아닌 동물과 함께 살아본 경험이 있는지, 있다면 어땠는지, 혹시 강아지에 대한 공포가 있는지, 아니면 털 알레르기가 있는지, 반려견이 있는 입주조합원과 함께 산다는 건 어떤 것일지, 초코와 함께 사는 건 어떤지..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었고, 마침내 초코는 민달팽이의 최초 조합견으로^^ 달팽이집5호에 함께 살게 되었어요.
모든 달팽이집에 반려동물이 함께 살 수 있는 건 아니에요. 달팽이집5호에 살게 된 식구들이 함께 논의했고, 대화를 통해 합의하여 함께 살게 된 것이죠. 이렇게 9명의 사람 식구들과 1마리의 강아지 식구까지, 앞으로도 오래오래 함께 잘 살아보면 좋겠어요♥
4] 방배정회의 - 함께, 무겁지 않게, 즐겁게
<방배정은 입주가 확정된 식구들이 모인 자리에서 함께 해요!>
달팽이집은 입주가 확정된 식구들이 모여 방배정을 함께 논의하여 결정해요.
모두가 1인실에 살고 싶어 할 수도 있고, 누군가는 2인실을 선호하지만 그렇게 배정되지 않을 수도 있어요. 각자의 성향도 있을테죠. 예를 들면, 코골이가 심하거나 없거나, 잠귀가 밝거나 어둡거나, 생활패턴이 아침형이거나 야행성이거나.
그래서 더 대화가 중요한 것 같아요. 어떤 개인이 다른 개인에게 맞춰주는 것, 헌신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서로의 성향과 라이프스타일을 존중하고 배려할 때 달팽이집에서의 공동체생활이 더 지속가능해질 수 있을 거에요.
달팽이집5호의 방배정회의에서는, 쭉 돌아가면서 나의 코골이 여부, 그동안의 간단한 생활패턴(아침 5시반에 일어난다, 또는 새벽 2시에 잔다), 방에 대한 선호도 등을 이야기 나누었어요.
많은 논의를 하던 와중에, 이층침대가 있는 2인실을 여성들이 쓸지, 남성들이 쓸지에 따라 방배정의 내용이 달라질 것 같다는 이야기에 도달했어요
<엎어라 뒤집어라 동전 뒤집기!>
어떻게 정할까?를 고민하려는 찰나, 달팽이집2호에서 사는 이음이조합원 강님이 동전 뒤집기를 제안했어요.
세상 이게 뭐라고 이렇게 떨릴 수가..!
즐거운 분위기에서 방배정회의가 잘 마무리되었고, 하나 둘 입주를 시작했어요.^^
지금은 모든 식구들이 입주하여 오순도순 잘 살아가고 있답니다^.^
5] 역할회의 - 달팽이집5호 통곡의 벽
여름 장마가 왔고,, 비가 왔고,, 2층 거실 벽에 물이 흐르기 시작했어요...!
5호 식구들과 활동조합원들이 깜짝 놀랐던 금요일의 밤 잊지 못해요 ㅠㅠ
다행스럽게도 빠른 조치로 우리 달팽이집5호 식구들은 금방 안정을 찾았어요! 안전한 주거환경을 수호하기 위해 마음 내어준 5호 식구들과 적정기술대표님 너무 멋집니다. 최고최고*_*
사람이 집을 돌보는 만큼 집이 사람을 돌본다는 말처럼, 우리의 집을 함께 잘 돌보는 건 정말 중요한 일이죠..!
마침 달팽이집5호의 첫 반상회가 있었고, 회의를 함께 했어요!
적정기술대표님과 소통하고 새심하게 집을 살피고 돌봐준 식구는 시설 담당, 알콩달콩 관계맺기에 관심있는 식구는 서로의 생일을 챙기고 반상회를 주최하는 커뮤니티관리담당 등 서로의 역할을 나누어 보았어요.^^
마당 구석에 음식물쓰레기 건조 공간을 만들자는 제안도 있었고, 공동식비는 차등을 두어 걷고 같이 밥을 해먹자는 제안도 있었어요. 청소는 팀으로 나누되 2달 간격으로 섞어보자 등등^^ 다양한 논의를 통해 5호만의 달팽이집 약속이 생겼어요.
앞으로도 반상회나 일상적인 소통을 통해 다채로운 이야기들이 오고가며 5호의 약속이 업그레이드되겠죠!
*] 함께 채우는 집
집의 안과 밖이 얼마나 안전한지에 대한 고민을 하는 것 만큼, 이런 문제를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이런 사람들과 함께 살 수 있고 이 관계를 지속가능하게 꾸려나갈 수 있다는 것들이 달팽이집을 채우는 가장 중요한 공동체의 내용인 것 같아요.
일상에서 마주치는 문제 자체는 때때로 당혹스럽고 지난할 수 있어요. 그러나 그럼에도 다시 함께 살아나가게 하는 힘은, 이 시간들을 곁에서 같이 겪고 대화하고 그래서 조금씩 풀어나가는 것을 확인하는 서로에게서 기인하지 않을까 싶어요. 그리고 이런 힘을 달팽이집5호에서 느끼고 있답니다.^^
2016년 여름의 시작에서 이렇게 만난 5호 식구들은 민달팽이에게 큰 축복이에요.
같이 살아가게 된 첫 여름, 잘 지내봅시다. 그리고 앞으로도 오래오래 함께 잘 살아보았으면 좋겠어요!^^
만나서 진심으로 반갑습니다! 잘 살아봅시다 5호 식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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