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가 훌쩍 지나갈 때까지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도 모르게 달팽이집 3호 공급을 준비하며 지난해를 보냈습니다. 그리고 풍성한 추억을 안고 새해가 찾아왔습니다. 여름에 땀 뻘뻘 흘리며 빈집을 찾아다니던 사진을 월간민유에 올린 날이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어느새 여러분과 상상워크샵도, 입주 설명회도, 뭐라도 탐사대도 함께 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달팽이집 3호에는 입주자들이 들어와 밥 냄새 가득한 집을 만들고 있습니다.
달팽이집 3호는 달팽이집 1, 2호와 또 방법의 공급을 시도하고자 하여 서울시에서 리모델링 비용을 일부 지원하는 빈집살리기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었고, 4월 초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이 빈집살리기 프로젝트 사업장으로 선정되면서 답사가 시작되었습니다. 빈집 리모델링 지원 자격을 갖출 수 있는 집을 찾아 답사를 다니며 집을 탐색하는 데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습니다. 그러던 와중 우리의 가치에 동의하고 공동체의 공간을 꾸리고 싶은 분을 만나게 되었고, 그 분의 집을 장기전세로 얻어 본격적인 리모델링을 시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 조합원들의 소중한 투자로 마련된 달팽이펀드 기금의 일부와 사회투자기금이 전세자금으로 투여되었습니다.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은 달팽이집 3호의 건물이 결정된 후 12월이 되기 전까지 리모델링 과정에 조합원들의 참여를 어떻게 잘 모을까를 고민하면서 준비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3호 공급에 ‘뭐라도 보탬이 되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뭐라도 탐사대’를 기획하고, 참여 신청을 받았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회원분들, 조합원분들, 그 밖의 지인들께서 참여를 해 주셨습니다.
궁금해서 들러봤다가 하루종일 붓을 들고 계셨던 분, 점심약속 때문에 왔다가 집에 다시 가서 옷 갈아입고 새벽까지 도와주셨던 분, 사진 찍어주러 왔다가 가만히 있을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라서 계속 짐을 날라주셨던 분, 페인트칠해야 하는 줄 모르고 왔다가 옷도 다 버리고 가신 분, 차마 보기도 힘든 곰팡이와 싸워야 했던 분, 한 마디 말도 없이 쭈그려 앉아 바닥에 비닐과 테이프를 붙여주셨던 분, 3층이나 되는 집의 모든 먼지를 털어주셨던 분, 김포에서부터 먹을 것 바리바리 싸 오셨던 분, 바쁘다면서 10인분이 넘는 고기를 사서 넣어주시고 멋있게 퇴장하신 분, 며칠을 연속으로 도와주셨던 분, 뭐라도 탐사대 당일날은 일정 때문에 못 왔지만 도움을 꼭 주고 싶다며 다른 날 와서 같이 일하셨던 분 등등... 다 쓸 수도 없이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달팽이집 3호가 채워지는 것을 보며 저희의 마음도 한껏 부풀었습니다.
뭐라도 탐사대로 참여의 장을 마련하는 한 편, 리모델링을 위한 사전 회의와 도면 작업, 전문가의 자문, 비품 구비등을 위한 작업도 함께 진행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평소 달팽이주택협동조합에 관심을 가지고 관계 맺고 있던 여러 전문가들께서 조언을 보태주시면서 한 편으로는 걱정과 안쓰러움의 마음도 표현하셨습니다.
리모델링을 진행하면서 함께하신 여러분께 미처 인사를 드리지 못했습니다. 하루 종일 고된 작업을 하고 돌아가는 뒷모습을 보면서 감사하다는 말로 다 표현되지 않는 먹먹함을 느끼곤 했습니다. 역시 우리 조합원들의 힘이 대단하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달팽이집 3호의 리모델링은 한 사람 한 사람의 정성과 관심으로 완성되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이번 경험에 힘입어 계속해서 기쁜 소식으로 찾아뵈었으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달팽이집 3호의 모든 입주자들에게 3호의 초반의 불편함을 겪으면서도 너무나도 따뜻하고 포근한 집으로 변화시켜 주심에 감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입주자 여러분께서 함께 지은 달팽이집 3호의 이름 ‘달그락’처럼 사람 사는 소리와 함께 즐거운 공간이 되어가고 있는 것을 느낍니다. 달그락 입주자들이 3호의 오픈하우스 파티를 계획 중이라는 반가운 소식! 초대 기다릴게요~!
*달팽이집 3호 리모델링 과정의 더 자세한 이야기는 정리해서 책자로 만드는 작업 중에 있습니다. 추후에 책자가 나올 때 궁금한 리모델링 과정을 봐주세요!
THANKS TO-
뭐라도 탐사대원:
김솔아, 성은혜, 김희성, 이성휘, 김기태, 조현준, 김명철, 장성혜, 박아현, 황지성, 황금비, 정유경, 김종운, 표류미, 강현지, 김희연, 문혜지, 구보라, 윤신혜, 김다혜, 박지예, 장혜윤, 장선영, 이혜진, 최창현, 윤빈, 김세현, 하경화, 김경용
자문 및 공사 전문가:
안선영 선생님 (더페인터)
임소형 대표님 (소소만가)
진남영 박사님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김지강 선생님 (오늘공작소)
정연학 회원님 (설계사무소)
그리고 이미 선생님 (집, 우이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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