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제법 쌀쌀해질 11월 말에 입주해서 이제는 어언 입주 네 달째가 다 되어가요. 결코 길지 않은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달팽이집 식구들과 만든 추억도 꽤 된답니다.
처음 달팽이집에 둥지를 틀었을 땐, 잠만 너무 많이 잔 것 같아요. 하우스메이트는 물론 룸메이트 얼굴도 간간히 볼 정도로요. 그동안 앞으로 살아갈 곳을 찾느라 몸과 맘이 많이 지쳐있었는데 여기 들어오는 순간 갑자기 긴장이 ‘탁’하고 풀렸나 봐요.
제가 지금 살고있는 301호에 막 들어갔을 때는 밥솥이 고장이 난 상태였어요. 며칠간 씨리얼로 끼니를 해결하다 안되겠다 싶었죠. 우리는 서둘러 밥솥을 공구(공동구매)했는데 저렴하고 상태 좋은 중고 밥솥을 사서 지금까지 따뜻한 밥을 지어먹고 다녀요.
언제는 늦은 저녁 시간에 집에 들어왔는데, 위층에 사는 강님이랑 기돈님이 내려와 하우스메이트와 영화를 보고 있었어요. 사실 처음엔 조금 놀랐어요. 기존에 살던 기숙사, 학사는 층별로 방별로 구분돼있어 이렇게 위아래 자유로이 만나는 게 어색하게 느껴졌거든요. 하지만 지금은… 말 안해도 알겠죠…?
크리스마스 전날엔 일층 현관에 둘 트리를 꾸몄어요. 참! 일층 현관은 우리 달팽이집의 나눔의 장소라고 할 수 있는데요, 귤이나 김밥 같이 함께 먹을 수 있는 것은 물론 나눔하고 싶은 걸 테이블 위에 올려놓기도 해요. 달팽이집의 따뜻함이 느껴지는 공간이에요.
앞으로의 달팽이집 생활도 정말 기대가 되는데요, 우린 벌써 날씨가 풀리고 봄이 오면 다같이 벚꽃 아래서 맥주를 먹자는 계획을 세웠어요. 마을사업도 구상 중이고요. 앞으로 어떤 이야기로 채워질지 기대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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