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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달팽이유니온]/* 보도자료, 기자회견, 논평

[논평]배제에서 존중으로 나아가는 「서울형 청년보장」을 기대한다!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5. 11. 6.

배제에서 존중으로 나아가는 「서울형 청년보장」을 기대한다!


지난 5일 새로운 서울시 청년정책 종합계획 「서울형 청년보장」이 발표됐다. 서울형 청년보장은 하나의 정책만이 아니라 설자리(활동), 일자리(노동), 살자리(주거), 놀자리(공간)의 4대 분야를 골자로 하는 종합적인 패키지형 청년정책이다. 청년이 겪고 있는 다양한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정책 분야가 확대되었다는 점에서 민달팽이유니온은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청년의 주거 문제의 심각성은 계속해서 지적되어왔다. 서울 청년 1인 가구의 주거빈곤률 36.3%, 관악구의 경우 70%에 달할 정도다. 서울 청년 1인 가구 10명 중 6명은 자신의 소득의 30% 이상을 주거비로 지출하고 있어 서울 청년의 주거문제는 보편적인 주거문제가 되었다. 그러나 청년의 주거문제는 “시간이 지나면 해결되는 문제다.” 또는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라는 말로 쉽게 외면되어왔다. 그러나 이미 주택 가격은 빚을 내지 않고서는 구매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졌다. 전세는 40개월째 말을 하기가 무색하게 고공행진을 하고 있고 월세는 소형 주택일수록 중, 대형 주택보다 평당 임대료와 관리비가 높은 기형적인 임대시장 구조가 형성되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청년들의 낮은 고용률과 저임금, 불안정 노동과 맞물려 청년들은 이제 소득으로도 집을 살 수 없고 빚을 낼 여력도 없다. 이러한 점에서 청년 주거문제는 곧 평생을 세입자로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이 겪고 있는 주거빈곤의 문제다.


「서울형 청년보장」에 살자리 분야 중 <청년 맞춤형 공공주택>은 청년 1인 가구를 주요 대상으로 하여 2016년 1480호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작년에 비해 물량이 4배 이상 크게 늘어난 것이다. 그동안 공공주택 입주에서 가구원 수와 거주 기간 등으로 1인 가구들은 상대적으로 차별받아왔다. 그 결과 1인가구 비율이 높은 20대의 공공임대주택 입주율은 1.2%에 그치고 있으며 그나마 신혼부부 비율이 높은 30대의 경우에는 8.5%에 불과하다. 이러한 점에서 청년 1인 가구가 실질적으로 들어가서 살 수 있는 공공주택이 새롭게 생기고 그 규모가 확대되었다는 점에서 민달팽이유니온은 크게 환영한다.


하지만 과제는 남아있다. 청년 뿐 아니라 한국의 120만명의 국민들이 주거빈곤 상태에 놓여 있으며, 국민의 절반이 넘는 세입자가 자신의 보금자리를 법으로 보호받지 못한 채 불안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공공주택을 단계적으로 확충하고 폭등하는 임대료를 안정화 할 수 있는 법적 개입도 반드시 필요하다. 임대차 등록을 통한 임대시장 투명화, 적정 임대료 설정과 임대소득에 대한 과세로 임대시장을 합리적으로 만들고 세입자의 권리가 보호될 수 있는 다양한 제도 개선 역시 병행되어야 한다. 이는 서울시 차원을 넘어 중앙정부 차원에서 함께 추진해야 할 일이다.


그동안 청년을 위한다는 주거정책에서 사실상 청년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했다. 박근혜 정부의 공공주택 브랜드인 행복주택은 일부 지역 주민들에게 공공주택에 대한 편견과 청년에 대한 혐오를 가속화시키고 있지만 정부는 손을 놓고 있다. 오히려 예비 입주 대상인 청년의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채 지난 7월 목동 행복주택 지구를 자진 취소했다. 한편, 최경환 경제 부총리는 부모세대의 부(富)가 청년층에게 이전되어야 한다면서 상속세와 증여세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자산이 충분히 있는 부모의 자녀들만 다시 안정적으로 자산을 확보할 수 있는 활로를 열어줘 금수저와 흙수저라는 말로 대표되는 자산 불평등을 더욱 공고히 하고 청년 세대 내의 갈등을 오히려 부추기고 있다.


국가는 모든 시민의 권리를 차별없이 보장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민달팽이유니온은 드디어 청년 1인 가구의 주거 문제가 주요하게 다뤄지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이 나오게 되었다는 점에서 「서울형 청년보장」에 큰 기대를 건다. 이같은 청년정책의 전환은 구체적인 삶의 어려움을 반영할 수 있는 청년 당사자의 참여가 있었기에 가능한 결과다. 곪아터지고 있었지만 방치해뒀던 청년의 주거 문제, 시민이지만 정책의 대상이 되지 못했던 청년들에게 권리를 보장받는 경험이 「서울형 청년보장」을 발판으로 앞으로도 더욱 확대되기를 바란다.


2015년 11월 6일

민달팽이유니온


5일, 서울형 청년보장이 발표됐습니다. 노동, 주거, 활동, 공간을 포함하는 종합적인 청년정책에 대한 민달팽이유니온의 논평입니다. 민달팽이유니온은 그동안 서울시와의 청년의 거버넌스를 통해 청년 문제 해결을 위해 활동해왔습니다.

 ( 「서울형 청년보장」 중 <청년 맞춤형 공공주택> 에 관한 기사 ▷ http://goo.gl/t4D2t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