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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달팽이유니온]/* 활동보고

[강의 후기] 시민, 청년, 세입자 X 주거권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7. 4. 4.



"시민, 청년, 세입자 X 주거권'


강사 : 박이대승, 불평등과시민성연구소 소장, '개념'없는 사회를 위한 강의 저자

2014년 4월 4일 오후 7시 30분 ~ 10시, 공덕역 인근 민언련 교육장 '말'


강의 주요 내용 요약


1. ‘청년' 

- 대표적인 정치언어

- '청년 주거권'이란 것은 없다. : 주거권은 인간이 인간답게 주거 생활을 할 권리를 의미하는데, 청년은 연령을 기준으로 나눈다면 각각 합의되지 않는다. 청년에게 무언가를 먼저 제공해줘야 하는지 합리적인 근거란 없다. 따라서 시혜적 위치, 자기계발, 취업, 출산 등으로 대가를 수반하게 된다. 

- 88만원 세대는 엄청난 성공을 거뒀지만 실제로 제도를 시행해야 하는 시점에서는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오고 있다. 정책은 합리적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예 : 행복주택

- 민달팽이유니온은 모든 시민의 주거권 보장을 위한 운동으로 대대적인 전환을 해보는 것이 어떨까 제안한다. 지금 기능 상 정당에 가깝다. 기본적으로 필요한 민달팽이의 표준어를 수립해야 한다. 사회 전체 일반어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해야 정책도 전환된다.

- 프랑스는 학교에서 노동시장으로 넘어가는 이행기를 ‘청년’이라고 보고 15세 ~ 24세로 한정한다. 노동정책적 관점이라고 볼 수 있다.

- 합리적으로 비교한다는 건, 한국사회에서 386세대, 예를 들어 88학번과 10학번의 98년 외환위기 때 그 양태를 비교하는 것이다. 지금으로 보면 88학번은 구조조정이, 10학번은 실업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각 세대 내에서 약자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겪는 것이다. 동시대를 살아가고, 동일한 사건을 경험하고 있지만 다르게 느낄 뿐이다.


2. 시민권에 입각해 주거권을 주장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 한국사회에서 ‘시민'은 거주민, 사회운동의 주체로 이해된다. 

- ‘시민'은 ‘국민'이 아니라 정치공동체의 구성원을 의미하는 것이다. 시민성(citizenship)은 ‘한 시민이 공동체의 구성원이게끔 하는 조건’, 현대사회에서는 세 가지로 구별되는데 국적, 권리, 참여의 요소가 있다. 참여는 공동체 운영을 위해 필요한 노동, 활동 등을 의미한다. 

- 권리가 법이고 법이 권리다. 개인은 권리의 집합이기에 법 앞에 평등한 것이다. 법을 보통 외적 규제로 생각하는데 법은 곧 개개인들이 권리를 갖고 있고 그것을 집합해서 모아놓은 것이 법이다. 이것이 권리 이해의 핵심이다.

- 인류 진보의 핵심은 ‘참여’에서 ‘권리’로 가는 것이다. 그리스식 민주주의는 여성과 노예를 배제시킨 채 ‘치자=피치자’를 일치시킬 수 있는 사람, 즉 ‘참여’할 수 있는 사람만이 시민이 될 수 있는데, 이는 당연히 배제를 만들어낸다. 현대 민주주의는 참여 하지 못하는, 참여하기 싫어하는 사람들의 권리를 보장하면서 참여의 장으로 초대하고 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과정이다. 참여하지 않아도 시민으로 살아갈 수 있게끔 하는 것이 민주주의다.

- 권리에 대해서 고민할 때, ‘개념’과 ‘정당성’을 지녀야 한다. 주거권의 개념은 이미 UN 사회권 규약에 정리되어 있다. 정당성은 ‘불쌍한 사람’일 때 찾을 수 있지 않다. 시민권에 기초해 정당성을 찾아야 한다. ‘나는 왜 주거권을 갖고 있는가?, 나는 시민이기 때문에 주거권을 가지는데, 시민이란 말은 일련의 권리들로 구성된 법적인 개인이다. 이 권리들은 헌법에 의해 구성원 모두에게 보장되어 있는 것이다.’ 이 말은 정책을 합리적으로 구성하는 원리다. 단, 설득의 언어는 아니라는 말이다.

- 이렇게 되면 ‘청년’이란 말이 들어갈 자리가 없다. 나의 정당성은 ‘시민’에서 오는 것이기 때문에 ‘청년’이기 때문에 온 것은 아니다. ‘청년’은 사라지게 된다. 연령대에 기초한 정책 대상으로 구성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 모든 사회정책은 시민의 지위, 그 사람이 지닌 권리에서부터 기초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3. 세입자의 주거권과 자가소유자, 임대인의 재산권의 충돌

-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자가소유자 또는 임대인이 주장하는 것은 재산권이 아니라 재산의 이익을 추구하고 싶다는 것 뿐이다.

- 세입자의 권리는 무엇인지 개념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데, 계약서를 잘 쓰면 되는 문제다. 계약서를 잘 쓰지 못하면 계약 자체가 어긋나기 때문이다. 세입자와 임대인의 권리는 계약에 기초하기에 상황이 앞서 언급한 헌법에서 가져오는 권리의 정당성과는 다르게 봐야 한다. 계약은 두 주체 모두에게 불리하지 않도록 쓰여져야 한다. 어느 한 쪽에게 불리하지 않도록 하는 계약 갱신 방법이 들어가야 하는데, 세입자 입장에서는 10년이 되어야 갱신 할 때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임대인의 입장에서는 그런 것이 있으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계약을 맺는 두 주체가 원리적으로 부당하지 않는 방법으로 계약을 맺어야 한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그렇지 못하다. 사회경제적으로 약자이기 때문에 세입자는 부당한 상황을 수용할 수밖에 없다. 둘 사이가 아닌, 사회적 상황에 의거해 동등한 계약을 맺을 수 없는 상황에 도달한다. 이에 시민권의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 자신이 원하는 계약을 맺을 수 있는 권리는 자본주의가 보장하는 근본적인 권리인데, 이것이 불평등한 상황이므로 이를 개선하기 위해 재구성해야나가야 한다. 

- 재산 이익의 추구와 재산권의 행사는 구별해야 한다.


4. 개념을 확립해야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 개념은 ‘그냥’ 확립하면 된다. 개념언어로 확립된다는 건 학자들이 모여서 책을 낸다는 것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 표준 권력을 획득해야 한다. 표준을 수립한다는 건 필연적으로 배제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정치적으로, 정당이 표준 언어를 정립하고 헤게모니를 획득하는 것이 민주주의다.


5. 소수자의 정치 전략은 무엇인가?

- 이중의 전략을 써야 한다. 약자의 언어를 만드는 것과 동시에 강자의 언어를 만들어줘야 한다. 러시아 혁명에서도 비슷한 일이 발생했다. 유럽에서는 구체제가 있었는데, 러시아는 사회주의 혁명을 하려고 보니 권력을 지닌 황제, 황제를 무너뜨리기 위해서는 부르주아지들이 해야 했는데 노동자들이 부르주아지들을 위한 혁명과 동시에 노동자 혁명을 추진했어야 했다. 비유럽지역에서는 종종 발생할 수 있는 일이다. 



강의 후 질의 응답 및 소감


1. 다른 세대 또는 계층 간 '비교'할 때에는 다분히 정치적인 행위이므로 이에 대한 근거를 내적으로든 외적으로든 정립한 다음에 시도하는 것이 좋다. 정책을 합리적으로 설계하는 것과 정치적인 행위를 하는 것은 구별되어야 한다.

2.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생각했던 프레임이 깨지는 계기였고 앞으로 시민권에 입각해 주거권 운동을 해야 겠다는 생각과 더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진다는 생각을 했다.

3. 그동안 '청년' 주거 문제에 대해서 무언가 답답했던 것들을 해소할 수 있는 계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