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민달팽이유니온 위원장 임경지입니다.


나라가 아수라장입니다. 분노도 분노지만 허탈함과 참담함을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한쪽에서는 '수습'을 말하지만 우리는 '다음'을 이야기 합니다. 평범하게 일상을 살아가던 사람들이, 이 일상을 포기하지 않고 다음 사회를 만들기 위해 다시 민주주의를 이야기 하고, 다시 실천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저는 11월 5일, 감사하게도 20만명 시민들의 목소리를 전하는 자리에 있었습니다. 사회를 제안받고 고민이 많았습니다. 다양한 국민들이 오는 자리에 혹여나 저의 말 한마디로 경계가, 위계가 생기지는 않을까 걱정했습니다. 그런데 무대 위로 올라간 뒤 그런 우려는 쓸데없는 것이라는 걸 알았습니다. 이미 시민들은 하나였고 변화를 향한 열망에 우리는 이미 모두 주권을 가진 시민으로서 한 명, 한 명이 존재했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더 많은 것들을 논의해야 하고, 합의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더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장도 열어야 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 회원님들은 요즘을 어떻게 보고, 5일에 어떠셨는지요?


사회를 보는 걸 알리는 것도 이 경험이 저의 것으로만 이해되지는 않을까 조심스러웠지만 제가 본 한 명, 한 명의 표정을 저만 기억하는 것이 더 옳지 않는 것 같아 이야기를 꺼냅니다.


우리는 그동안 참 많은 추모집회를 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슬픔과 아픔을 나눠왔습니다. 변화를 촉구하면서 한 편에는 우려와 근심, 불안이 있었습니다. 불통의 정권을 어떻게 이겨낼 수 있을까, 정말로 바꿀 수 있는 건지 무력함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달랐습니다. 제가 본 사람들의 표정에는 자신감이 넘쳤습니다. 그게 바로 우리입니다. 광장의 주인들이 소리 높여 다음 사회에 대한 열망을, 오늘의 정권에 대한 분노를 표출했습니다. 그리고 해 낼 수 있다는 믿음을 나눴습니다. 


우리가 민주주의를 노래하고 평등한 시민으로서 다음 사회를 만들어가는 과정인만큼 그동안의 모든 폭력과 차별, 배제와도 결별하면서 만들어 가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잘못된 것들을 고쳐나가자는 이야기를 하면서 존중하고 차근차근 함께 해가자는 움직임이 고마웠습니다. 


그러다보니 저는 요즘 울컥합니다. 5일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흥분하지 않고 차분하게 무대에 나선 다른 사람들의 목소리를 여러분과 이어줘야 하는 사회자 자리가 벅찰 정도로 너무나도 멋진 시민을 모셨습니다. 저의 부족함을 많은 사람들이 채워줬습니다. 고맙습니다. 정말로 고맙습니다.


앞으로 제안합니다. 민달팽이유니온 회원으로서, 주거 문제를 겪는 당사자로서, 주거 문제를 풀어가는 주체적인 시민으로서 여러분과 함께 논의하는 장을 만들 것을 제안합니다. 여러분이 제안자이기도 하고 참여자이기도 한 그런 자리를 만들려고 합니다. 저는 아래와 같은 질문이 계속 맴돕니다. 그래서 쉬이 정리되지 않고 답을 내리기도 어렵습니다. 여러분도 비슷하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습니다.


"당면한 지금의 상황은 민주주의적으로 무엇이 문제인가?"

"국정농단과 비선실세는 무엇이 문제이며 어떻게 하면 앞으로 예방할 수 있는가?"

"검찰이 믿을만한 수사 결과를 낼 수 있을까. 이 다음은 어떻게 전개되며, 박근혜가 퇴진하면 해결되는 문제인가?"

"지금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는 어떤 목소리를 낼 수 있으며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 갈 수 있는가?"

"지금껏 제기되어 왔던 청년의 목소리가 배제되어 왔던 것들,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가 충분히 담기지 않는 것들이 계속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
"집회에서 차별받는 사람들이 없도록 우리는 어떻게 해결해 갈 수 있을까? 더 즐겁게 참여할 수 없을까?"


10일 목요일부터, 11일(금), 그리고 12일(토)까지 '다음 사회를 위한 평범한 사람들의 민주주의'를 제안합니다. 아마 같이 배우고 또 우리끼리 하는 시국 논의가 되겠지요. 모이는 날은 어지러울 수도 있고 혼란스러울 수도 있을 겁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이야기를 충분히 해야 서로 조정할 수 있는 게 어디인지, 실마리를 어디서부터 잡을 수 있는지 아니까요. 걱정말고 오세요. 


동시에 11일(금)부터 청년주간이 열립니다. 민달팽이유니온은 더 나은 서울과 청년 주도의 시정 참여를 위해 청년정책네트워크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컨퍼런스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좋은 컨퍼런스들이 많습니다. 준비하는 친구들도 참 많이 애를 쓰고 있습니다. 특히 민달팽이유니온 회원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기획자로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아수라장과도 같은 사회에서 조금 더 냉철하게 보고, 따뜻하게 보듬고 다음을 준비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좋은 컨퍼런스들이 많습니다. 여러분과 공유합니다. 그리고 민달팽이유니온이 함께한 청년 주거 정책 모니터링 모임 <살뜰>은 청년허브에서 "정책도 집처럼 편할 수 없을까?"라는 주제로 청년 주거 실태와 거버넌스 참여 과정과 2016년 제안한 정책에 대한 결과를 전시합니다. 놀러오시고, 같이 토요일에 둘러보고, 듣고 광장으로 가면 어떨까요? 뜨겁게 토론하고 광장으로 나갑시다. (민달팽이유니온이 기획 또는 참여하는 세션은 별표로 표시합니다.)


11월 12일(토) 13:00-15:00

○ [Opening session : 대토론회] '세대'에 갇힌 청년 : 누가 청년을 말하는가?

○ 학교밖청소년, 10대 이후 청년으로 살아가기 / 청소년참여활동단체 '혜욤'

○ 지구를 지켜라 : 미래 환경을 걱정하는 사람들 /삭막한 도시에 변화의 싹을 틔우는 모임, 기지개

○ 더 나은 사회를 위한 첫걸음, 시민교육 /Hey 풀시

○ 청년연구, ...할까? #1 청년과 여성: 여성청년과 집, 메갈리아, 2016년의 연애하기 /고함20 청년연구소


11월 12일(토) 16:00-18:00

○ [Session 1 : 열린인터뷰] 민주주의에 대한 이해 : 민주주의적 재현 vs 수평적 민주주의

○ [Session 2 : 오픈테이블] 우리, 활동-노동자 : 노동과 활동의 영원한 갈등에 대해

○ 우리의 소통권을 위하여 : 청각장애인 문자통역의 필요성 /AUD(에이유디)

○ 청년담론에서 말하지 않았던 장애청년의 삶과 미래 /장애인여행문화연구소X독립여행

○ 청년연구, ...할까? #2 '청년세대' 담론의 문화정치학, 88만원세대에서 헬조선까지 /고함20 청년연구소


11월 13일(일) 11:00-13:00

○ [Session 3 : 오픈테이블] 진정한 소통이라는 이상 혹은 환상 

○ [Session 4 : 오픈테이블] 거버넌스, 참여-자치-협치 : 혁신적 실험의 지속 가능성

○ 공유주거, 다른 삶은 가능하다 /공유주거 새로운가족의탄생X협동조합형 공공주택 

○ 우리는 3년 안에 망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네형들 

○ 1년 전의 나에게 말걸기 : 스스로 만든 내 삶의 전환의 시간 /4.2LAB(사이랩)


11월 13일(일) 14:00-16:00

○ [Closing session] 가장 특별한 위로 : 힘들었던 당신과 나를 위해


청년주간 컨퍼런스 신청 https://goo.gl/98J2W0

청년주간 전체 안내 페이스북 @2016youthweek (페이스북에서 검색)


저는 이제 감히 희망을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박근혜 퇴진"이라는 말이 그저 허공에 떠도는 말이 아닌 땅으로 내려와 우리의 일상에 파고들어 실제로 현실화 시킬 수 있을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박근혜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만 원하지 않습니다. 각자가 지켜야 하는 삶이 있고 서로 연대해가며 진정한 다음 사회, 다른 사회를 실현시킬 것입니다.


저는 정말 오랜만에 믿음이 생겼습니다. 우리가 해낼 수 있다는, 끈질기게 만들어 갈 수 있다는 믿음 말입니다. 포기하지맙시다. 지지맙시다. 절망하지맙시다. 이 정권과 과거의 폭력을 용서하지 맙시다. 그것을 결심하고 노력하는 순간, 우리는 이미 이겼습니다.


자랑스러운 여러분이 한 시민으로서 너무나도 고맙습니다. 귀한 경험을 저 혼자 누리지 않도록 앞으로도 노력하겠습니다. 여러분들도 가감없이, 과감하게 이야기를 많이 해주시기 바랍니다. 적어도 우리가 함께하는 이 공간은 안전합니다. 지속됩니다. 그리고 분명히 해 낼 수 있습니다.


- 2016년 11월 9일 민달팽이유니온 위원장 임경지 드림



11월 민달팽이유니온의 일정을 알려드립니다. 일상을 유지하면서도, 그 일상의 힘들을 모아 박근혜 퇴진, 그리고 박근혜 이전이 중요한 게 아닌, 그 다음 사회를 만들기 위한 걸음에 함께 하겠습니다. 이번에도 함께 해주실 거죠?


11월 9일(수) 저녁 7시, 정치발전소,  <세입자 민주주의 포럼> https://goo.gl/WhVEH4

11월 10일(목) 저녁 7시, 참여연대 지하 1층, <시국 강연회> http://minsnailunion.tistory.com/675

11월 11일(금) 저녁 7시, 청년허브, <다음 사회, 다른 집회 다같이 만들기> http://minsnailunion.tistory.com/675

11월 12일(토) 청년주간, 청년허브를 중심으로 서울 곳곳 https://goo.gl/AGCaMS

11월 12일(토) 오후 2시 - , 청년들과 김제동이 함께하는 평범한 사람들의 민주주의 http://minsnailunion.tistory.com/675

11월 12일(토) 오후 4시 이후, 박근혜 퇴진 국민행동에서 우리의 목소리를 내봅니다.

Posted by 민달팽이유니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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