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갈 곳 없는 미운오리새끼? 대학생들의 주거권은 누가 보장하는가?



 최근 고려대학교 기숙사 건립을 둘러싸고 성북구의회에서는 철회 결의안을 채택하였다. 벌써 몇 번째인지 모른다. 대학생들의 심각한 주거난이 사회적인 이슈로 떠오르고 있지만, 대학 기숙사 건립을 둘러싼 갈등은 오히려 증폭되고 있어 기숙사 공급에 난황을 겪고 있다. 작년만 하더라도 경희대·이화여대에서 추진한 기숙사 건립이 사회적인 문제가 되었고, 서울시에서 광진구의 건립할 예정이던 대규모 대학생 기숙사는 지역주민들의 반발로 결국 무산되었다.


 성북구 의회결의안에 포함된 주요 내용은 도시 내 공원을 기숙사로 개발하는 데 따른 환경파괴 우려와 성북구민들의 쾌적한 휴식공간을 보장하기 위해 고려대학교의 기숙사 건립계획을 전면 철회하라는 내용이다. 이 결의안 내용에 따르면 1만 명이 훌쩍 넘는 고려대학교 학생들은 지역의회가 고려하는 ‘주민’이 아니다. 엄연히 지역사회에서 한 구성원으로 살고 있는 대학생을 정상적인 ‘주민’으로 인정하지 않는 구의회의 인식에 따라 고려대학교 대학생들은 졸지에 ‘미운 오리새끼’와 같은 처지에 놓이게 된 것이다.


 대학 기숙사 건립을 놓고 촉발된 갈등을 해결하는데 있어 학교 당국의 노력도 부족하다. 기숙사 건립은 대학 내의 사안을 넘어서 주변 지역에 큰 영향을 주는 대규모 사업이다. 따라서 건립에 앞서 철저한 사전 조사와 의견 수렴이 필수적으로 이루어지고, 갈등이 발생하였을 때에도 학교에서 주체적으로 이해를 조정하는 역할을 수행하여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학교는 일방적인 계획수립과 독선적인 행정집행으로 인해 갈등해결을 고사하고 오히려 문제를 악화시키고 있다. 

 

 한국의 대학생, 특히 서울 지역의 대학생들의 주거문제가 매우 심각하다는 것은 사회적으로 누구나 공감하는 사안이다. 그러나 막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행단계에서 어느 누구도 책임 있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시의회에서는 대학생들도 지역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인식하고 무작정 반대가 아닌 실행 가능한 대안을 함께 제시해야 한다. 대학 당국도 일방적인 사업 진행으로 갈등을 증폭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다양한 구성원들과 충분한 숙의를 통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자신들의 책임과 역할을 높여야 할 것이다. 대학생 주거문제가 사회적 협의를 통해 해결되어 향후 사회적 문제의 해결에 대한 좋은 모델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2015. 3.17 

민달팽이 유니온


 

Posted by 민달팽이유니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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