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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달팽이유니온]/* 활동보고

[지방선거] 4월 10일 정의당 청년정책 간담회 "청년에게 듣는다."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4. 5. 2.

4월 10일 정의당 청년정책간담회 <청년에게 듣는다> 에 민달팽이 유니온이 초청을 받아 지방선거 정책 방향과 주요 정책에 대해서 발표했습니다. (민달팽이 유니온에서는 임경지 세입자 네트워크팀장, 황서연 주거상담팀장이 참석했습니다.) 본 간담회는 정의당 청년 학생 위원회가 주최했으며 메니페스토 청년협동조합, 민달팽이 유니온, 복지국가청년네트워크, 청년유니온도 참석했습니다.










민달팽이 유니온 청년정책간담회 발제문



1. 도시재생에서 실종된 가장 중요한 그것, 청년


기존의 재개발은 원주민을 내쫓는 방식이었고 그것이 뉴타운이라는 이름으로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시행해왔다. 일대 지가가 오르고 자산가치가 상승됨에 따라서 주거 지역을 내몰리는 것은 물론 대규모 상업 시설이 들어오면 자영업으로 자신의 삶을 꾸리던 사람은 임차인으로, 노동자로 전환되며 불안정한 삶, 제2막이 시작된다.


최근 ‘도시재생’이라는 새로운 개발 정책이 대두되고 있다. 구도심을 활성화시키고 전국적으로 도시 균형을 맞추겠다는 이 사업은 국토교통부에서 추진하고 있으며 2014년도에만 306억원이 배정되었고 도시재생 선도 지역 11개를 선정, 4년간 최대 250억원을 지원한다. 도시재생 선도지역 지원 사업의 경우 지자체가 250억원을 매칭하는 사업이므로 실제로는 500억원 규모의 사업인 것이다. 게다가 근린재생형 도시재생으로 마찬가지로 4년간 최대 100억원이며 이도 마찬가지로 지자체가 100억원을 매칭한다. 이 지원 사업에 공모하기 위해 각 지방자치단체가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즉, 이번 지방선거는 “부동산 붐 조성을 위한 위로부터의 대규모 개발”과 “사회적 필요 해결을 위한 아래로부터의 참여”를 둘러싼 정책기조의 싸움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재개발 정책은 앞서 언급했듯이 재개발 후 자산가치가 상승되어 원주민을 쫓아내고 저렴한 주거 공간을 찾아온 사람들을 더욱 더 밖으로 내몰리고 있다. 대부분 대학가에 형성된 구도심 지역의 경우 그나마 주택 가격이 저럼한데 도시재생이 서울의 구도심부터 진행되면 집값이 대거 오를 것이다. 전세 가격은 70주째 고공행진이고 주택 가격이 안정화되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소득 대비 터무니없이 높은 수준이기에 박근혜식, 그리고 정몽준 예비후보가 구상하는 도시재생은 이름만 바꾼 뉴타운이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제2의 용산, 제3의 용산이 안 나오리라는 법이 없다는 것이다.


때문에 도시재생에 있어 반드시 ‘청년’이 있어야 한다. 가령, 공공임대주택을 최소 40% 수준을 확보하고 분양가 상한제와 전월세 상한제를 통해 가격을 통제하거나, 구도심 지역에 토지은행을 도입, 공동체토지신탁을 운영해 이미 지역에서 살아 숨쉬는 풀뿌리 조직들이 안정적인 거주 공간을 직접 제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대형 자본의 상업시설이 아닌 주민과 청년이 함께 만날 수 있는 물리적인 커뮤니티 공간을 설립해 지역 스스로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야 할 것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도시재생에 청년 일자리와 청년 주거가 반드시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2. 청년 주거 정책 방향 전환의 필요성


  청년이 현재 사는 곳에서 주민성을 회복하고 나아가 청년 세입자 간의 네트워크가 형성되어 권리를 확보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전환되어야 할 것이다. 청년 세입자 간의 네트워크가 구축되기 위해서는 자기가 살고 있는 건물, 지역을 중심으로 형성이 될 수밖에 없기에 (집이 매개이므로) 구와 동 단위의 주거 복지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청년들의 커뮤니티가 한 번 형성이 되면 나이가 들어서도, 지역을 떠나서도 그 네트워크는 존재할 수 있다. 따라서 청년들이 지역에서 관계를 맺고 주민성을 회복하는 방향의 정책이 필요하다.


 또한 청년 주거 정책이 시혜적이고 잔여적인 복지 수준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거시 경제 차원에서 다뤄져야 한다. 실제로 아파트 시장의 현재 상황은 출구를 알 수 없는 침체 국면에 접어들었고 전세가가 시세를 떠받치고 서 있는 형국이다. 한국만의 독특한 민간 임대 제도인 전세 제도는 호황기에는 부동산 시장의 최전방 공격수인 다주택 보유자에게 유동성을 공급하는 일종의 사금융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불황이 주택 보유자들이 전세 매물을 공급하지 않으면서 가격 하락세를 온몸으로 막아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월세로의 전환이 높아지고 있으며 주택 가격에 비해 월세 가격이 높은 것은 현재의 주택 가격이 자산 증식에 기댄 불평등을 양산할 뿐만 아니라 불공정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민달팽이 유니온이 2013년 조사한 바에 따르면 대학가 주변의 원룸 평당 임대료는 10만 8천원으로 몸 하나 뉘이기만 하면 기본적으로 40만원이 되는 수준이다. 한편, 타워팰리스라는 초호형 고가 아파트의 경우 평당 임대료가 11만 8천원이다. 심지어 고시원은 평당 임대료가 12만원으로 소액 보증금조차 낼 수 없는 처지의 사람들은 더욱 더 밀려나고 있다.


  이렇듯 민간 임대 시장에서 주택 가격 하락의 연착률을 막아내는 부동산 정책과 더불어 청년 주거 정책 역시 자연적이고 시혜적인 복지가 아니라 청년들이 성장할 수 있는 발판으로의 접근이 되어야 할 것이며, 청년 실업과 불안정 저임금 노동의 만연인 상황에서 청년들이 자립할 수 있는 유예기간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이뤄져야 할 것이다.


3. 지방 선거에서의 실현가능한 구체적인 청년 주거 정책


  한국 사회에서 청년 주거 정책은 사실상 없다고 볼 수 있다. 대학생 기숙사 확충에 관한 주거 지원이 대부분이며 대학 졸업 후의 청년들을 위한 주거 정책이 없다는 것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이전 세대에 비해 소득이 낮은 청년들의 경우, 지불 가능한 주택의 부족은 이미 심각한 수준이다. 또한 부동산 계약 시 필요한 법률적, 생활적 정보에 대한 접근성이 취약해 세입자로서 권리를 보장받기가 어렵다. 따라서 지방 선거에서는 왜곡된 민간 임대 시장에서 각 지방자치단체가 공공의 영역을 확장하는 부분인 한 축과 세입자 권리를 회복하는 한 축, 이렇게 두 방향으로 진행이 되어야 할 것이다.


1) 연합 기숙사 확충

 

  서대문구 홍제동에 연합 기숙사가 4월 초 개관했다. 서대문구에서 최초로 구 소재지에 있는 대학생들을 위해 지었고 월 임대료는 15만원이다.(20만원인데 5만원은 학생의 소속 대학에서 지원한다.) 대학 밀집 지역이 동대문구, 성북구, 성동구와 주택 가격이 높은 중구, 최저주거기준 미달 주택이 만연한 동작구, 관악구 역시 구 단위의 연합 기숙사가 많아져야 한다. 그리고 이 연합 기숙사는 대학생뿐만 아니라 졸업을 하더라도 도시 근로자 중위 소득에 미치지 못한 청년의 경우 거주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또한 주택의 형태 역시 벽으로 나눠진 방의 형태가 아니라 거실과 주방 등을 공유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집의 형태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공공의 영역이 많아지면 불공정한 월세 가격은 전반적으로 하락할 수 있으며 민간 임대 시장이 상당히 넓은 한국 사회에서 지방자치단체가 이를 조정하는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도록 지역 주민들을 설득해야 한다.


  2) 세입자 권리 보호 지원센터


  공인중개사는 사무소 소재 구청에서 관리를 받고 있다. 다시 말해 공인중개사와 분쟁이 생겼을 시 관할 구청에 신고한다는 말이다. 그런데 이 과정이 복잡하고 실제로 임대차보호법이 세입자 중심이 아닌 임대인 중심이고 법 자체가 어렵다. 또한 법으로 해결할 수 없는 수많은 생활 상의 문제들, 가령 수도꼭지가 터졌을 때, 세면대가 부숴졌을 때, 보일러가 고장났을 때 등등 세입자들은 늘 약자임을 확인하며 집주인에게 전화를 해서 부탁을 하는 형국이다. 


  복지의 전달체계는 결국 가장 낮은 행정 단위에서 이뤄지는 것이 효율성과 효과성의 측면에서 높으므로 구 단위에서 청년 세입자 권리 보호 지원센터를 설립, 다양한 분쟁을 해결하고 계약 시 법적, 생활적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이렇듯 청년 세입자들이 구 단위에서 직접적으로 관계를 맺으면 자연스럽게 청년 주민성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박원석 의원은 청년 정책을 단순화해서 접근해서는 안되며 특히 지방선거나 총선마다 청년 정책이 일회성에 그치다보니 청년 문제에 대한 고유성이 없어왔던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따라서 청년 문제를 재인식하고 정책을 만드는 과정이 중요하기 때문에 창년 참여 또한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천호선 정의당 대표는 민달팽이 주거 문제에 깊이 공감한다며 공공임대주택에 청년 할당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정치는 타협되는 지점이 존재하기에 이번 청년 정책 설정 및 선정에 있어서 피드백을 반드시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정책을 수렴하는 과정에서 청년 단체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고 이를 이야기 할 수 있는 청년이 있어서 좋다며 기쁜 마음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청중 질문에서 민달팽이 유니온의 활동 및 주거 문제의 필요성에 대해서 질문과 민달팽이 유니온의 활동 방향에 대한 의견이 활발하게 오갔습니다. 대학생 주거 실태에 관한 연구가 없다보니 이 부분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는 의견, 중앙대 근처 원룸이 빽빽하게 들어서있는데 대부분 주택법을 위반하고 있는 상황인 것 같다는 의견, 관리비가 높다는 의견, 주거환경개선사업에서 난방비, 채광 등 주택 유지 비용을 효율적으로 경감할 수 있는 방식이 도입되어야 한다는 의견 등이 나왔습니다.


간담회를 통해서 청년들이 집으로 인해 힘든 부분들을 직접적으로 들을 수 있었습니다. 청년들은 너무 높은 주거 비용과 유지 비용으로 고통받고 열악한 주거 환경으로 집에서조차 편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때문에 집이 삶을 설계하는 공간이기보다 오히려 삶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그러나 집에 대한 인식이 다소 이중적이기도 합니다. 청년들은 흩어진 개인이기보다는 되도록 함께, 공유하면서 살고 싶은 욕구가 있으나 집이 나만의 공간이라는 인식도 함께 지니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정책적으로 주거에 관한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렵습니다. 청년들이 관계망을 맺고 주거안정과 주거안전을 획득할 수 있는 비영리주거모델에 대한 실험과 제도 개선이 필요합니다. 지방선거는 청년들이 관계망을 맺을 수 있도록 동시대의 동료성을 인식하고 주민성을 회복하는 자리로 만들어가야겠다는 생각을 했으며 민달팽이 유니온 역시 정책 제안을 적극적으로 하는 것과 동시에 현재 준비하고 있는 세입자 모임 구성, 공유주택 커뮤니티 운영 관리자 양성 등을 본격적으로 시작해야 겠다고 생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