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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달팽이유니온]/* 주거상담소

[주거상담소] 주택임차 계약 만료 후, 보증금을 제때 안돌려줄 때 2 : 임차권 등기명령 신청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5. 11. 16.

본 글은 나하나님이 임차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해 주거상담을 의뢰해 상담 진행하는 과정에서 직접 작성하신 글입니다.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읽혀 자신의 권리를 지킬 수 있도록 하는 마음에 글을 공유해주셨습니다. 원작자의 뜻대로 많은 분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민달팽이유니온은 세입자들의 어려움을 함께 해결하고자 느리지만 꼼꼼한 주거상담을 하고 있습니다. 도움이 필요하신 분은 minsnailunion@gmail.com 으로 연락주시면 됩니다.


원글 링크 : http://goo.gl/cXN0vS


임차권등기명령에 관해 설명하기 전에 일단 지난 상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2015. 9. 28. – 주택계약 만료일.

2015. 6. 22. – 주인에게 계약만료 3개월 전에 계약 연장의사가 없음을 알림.

2015. 8. 25 – 2차로 한 번 더 계약 연장 의사가 없음을 알리고, XX부동산에 집을 대신 올려주기로 함.

2015. 9. 15 – 집 보러 온 사람 중에 계약을 원하는 사람들이 있었으나 주인과 가격 조율이 되지 않아서 매번 계약 안 됨. 한 번 더 계약연장의사가 없음을 알리고 만료일에 맞춰서 보증금 반환 요청했으나, 주인은 “됐고, 인터넷에 방이나 올려.”라고 함. 보증금 반환의사가 없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이날 1차 내용증명 발송.

2015. 9. 23 – 내용증명이 반송되어 건축물등록대장을 열람해서 집주인의 다른 주소로 2차 내용증명 발송.

2015. 9. 25 – 임차권등기명령 신청을 위해 일부 버릴 짐들을 두고 이사함. 열쇠반납 안 함.

2015. 9. 28. – 집주인에게 전화해서 추석 연휴가 끝나는 9월 30일까지 반환을 요청했으나, 욕설과 막말을 하며 10월 31일까지 준다며 거부함. 10월 31일까지 보내려면 미리 공증을 서달라고 요청했으나, 역시 욕하며 전화 끊음. 계약서 써준 부동산에 전화해서 이런 상황에 대해 공유하니 10월 31일까지 자기를 믿고 기다려 달라고 함. 그럼 부동산에서 공증을 서줄 거냐고 하니 답변 없음. 9월 30일에 임차권등기명령 신청할 거라고 말해둠.

2015. 9. 30 – 임차권등기명령 신청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하다


임차권등기명령 제도란?

임차권등기명령 제도는 주인으로부터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이사를 하거나 새집으로 전입신고할 때 이 전 집에 대한 대항력이나 우선변제권을 잃지 않도록 보장해주는 제도.


임차권등기명령 신청 후에는 새집으로 이사 가서 전입신고해도 못 받은 보증금 반환 소송, 지급명령 등의 절차를 위한 대항력을 유지할 수 있다. 내가 아는 공인중개사의 말을 빌리면, 건물 등기부 등본에 빨간 줄 긋는 것과 같은 효과라고 한다.


이걸 보고 그 집을 계약할 세입자는 거의 없을 거다. 계약 만료 전에는 주인 동의를 얻어야 신청할 수 있지만, 계약만료 후에는 필요한 서류를 갖춰서 관할 법원에 가면 신청할 수 있다. 임차권등기명령 해지는 임차인만 할 수 있다. 해지해도 말소 내용까지 등기부등본에 남기 때문에 임대인은 다음 세입자를 구하기 어려워진다.


그래서 보통 집주인에게 임차권등기명령을 하겠다고 하면 대부분 상식이 있는 주인은 보증금을 돌려준다(고 한다). 나와 계약한 임대인에게도 임차권등기명령을 한다고 내용증명에도 보내고, 전화로도, 문자로도 여러 번 알렸다. 그런데 무슨 믿는 구석이 있는지 “그렇게 똑똑하면 알아서 해”라며 전화를 끊었고, 부동산에서도 아무런 답이 없었다. 그래서 나는 바로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했다.


법원에 신청 후 2주간 심사가 있고, 서면으로 주인에게 통보 후 등기부에 등록된다고 한다. 나는 9월 30일에 신청해두었고, 아직 심사 과정 중에 있다. 임차권등기명령이 발효되고부터는 연 5%의 보증금 지연 이자까지 받을 수 있다.


이 때문인지 내가 임차권 등기명령을 신청하고 법원에서 나오자마자 부동산으로부터 주인이 10월 31일까지 보증금을 준다고 했으니 기다려 달라는 메시지가 왔다. 나는 아래와 같이 답을 보냈다.





임차권등기명령 신청 방법


1. 신청 서류


임차권 등기명령 신청서 1부: 양식은 법원 사이트에도 있고, 서울시 전·월세 지원센터 사이트에도 있음. 나는 서울시 전·월세 지원센터 사이트에 있는 양식을 참고.


인지, 송달료, 증지: 내 경우엔 은평구 관할 법원인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신청함. 법원 임차권 등기명령 신청 담당자에게 미리 전화하거나 찾아가서인지, 송달료, 증지 비용을 묻고, 은행에 내고 영수증을 첨부하면 됨. 서울서부지법에는 2층에 신한은행이 있어서 거기서 냈다.


등록세 및 교육세 납부 영수증: 해당 구청(나의 경우에는 녹번동이므로 은평구청) 세무과에 가서 임차권 등기명령 때문에 등록세, 교육세를 내고자 한다고 하면 간단한 신청서 작성 후에 지로를 줌. 지로를 가지고 가까운 은행에 가서 내고 영수증을 첨부하면 됨.


임차인의 주민등록표 초본 혹은 등본(주소 변동 사항 있는 것): 주민센터에서 발급.


임대차 계약서 사본: 반드시 확정일자가 찍힌 계약서이어야 한다. 이사하고 전입신고할 때 꼭 확정일자 받아야 할 것. 나는 전입신고는 했는데, 왜인지 확정일자는 받지 않아서 계약 만료 전에 주민센터 가서 확정일자를 받았다. (계약서, 신분증 들고 주민센터 가면 됨. 계약 만료 후에는 확정일자를 받을 수 없음.)


건물 등기부 등본 1통: 등기소 혹은 인터넷에서 발급받으면 됨.


부동산 목록 6부: 아래 양식 참고. 건물 도면을 첨부해야 한다고 해서 처음에는 자세히 그렸는데, 법원에서 그냥 간단하게 그리면 된다고 해서 아래와 같이 수정함. 나는 1층에 두 가구가 살고 있고, 우리 집이 102호.


2. 신청 방법


위 서류와 영수증 등을 준비해서 계약서상 주소의 관할 법원에 가서 제출. 접수가 완료되면 사건번호가 적힌 접수증을 주는데, 2주 후부터 법원 홈페이지에서 사건 열람이 가능함.


3. 비용


인지 2,000원.

송달료 21,300원.

증지(등기신청 수수료) 3,000원 등 총 26,300원 정도.

등록세 및 교육세는 약 7천 원 정도.

임차권 등기명령 신청 비용은 나중에 주인에게 청구 가능.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하기 전까지는 괜히 돈만 들고 이런 번거로운 일을 해야 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전화할 때마다 욕하고 막말하는 주인 태도 때문에 내가 좀 손해 보더라도 끝까지 간다는 마음으로 신청했다. 막상 신청하고 나니 처음이라 익숙하지 않아서 그렇지 어렵지 않고, 법원 담당자도 매우 친절하게 안내해줬다. 아무리 해도 잘 모르겠으면 법원에 미리 전화하고 알아보고 가는 것도 한 가지 방법. 친절하게 잘 응대해준다.


참고로 나는 임대인 계약서상 주소와 실제 거주 주소가 달라서 내용증명이 매번 반송됐다(1편 글 참고). 그래서 법원에 가기 전에 임대인의 주민등록 초본을 발급받았다(발급 방법은 역시 1편 참고). 발급하고 봤더니 임대인(계약서상 임대인은 주인 할머니 아들)이 지금 사는 곳은 서울 강남구 XX동  XX아파트. 임차권 등기명령 신청서에 송달장소를 초본에 있는 현재 거주 주소(XX동  XX아파트)로 적어서 신청했다.


나는 서류를 작성해서 갔더니 접수하는 분이 1차 검토해서 수정할 부분을 알려주셔서 노트북에서 바로 수정해서 다시 출력해서 제출했다. 법원 안에 프린트하고, 복사가 가능한 곳이 있으니, 임차권 등기명령을 신청하기 위해 주민센터와 구청, 은행에서 모든 준비를 마쳤다면 법원에서 신청서 작성 후 제출해도 될 것 같다.


임차권등기명령 후 지금까지의 상황


1. 2015. 9. 30: 임차권 등기명령 신청


2. 2015. 10. 2: 전날 아무 연락 없더니, 갑자기 부동산으로부터 아래와 같은 메시지가 도착.





임대료 공탁이 무엇인지 궁금해서 아는 공인중개사분께 전화해서 여쭤보니, 임대료 공탁이 아니라 보증금 공탁일 것이라고 한다(이 와중에 부동산 맞춤법 다 틀리고, 말실수). ‘공탁’이 정확히 무엇이냐고 여쭤보니 간단히 말해 법원에 보증금을 맡겨둘 테니, 나보고 와서 찾아가라는 것. 이때까지는 ‘그럼 더 좋은 거 아닌가?’ 하고 생각했다(착각이었다).


검색해서 대한민국 전자공탁(ekt.scourt.go.kr)에 전화하고, 상황을 설명했다. 집주인이 실제 공탁을 했는지 안 했는지 어떻게 확인을 하느냐고 물으니 공탁신청을 했으면 사건번호를 발급받았을 것이라고 사건번호를 물어보라고 한다.


문자를 줬던 부동산에 전화해서 임대료 공탁이 아닌 보증금 공탁이라고 정정해주고, 공탁 신청했으면 사건번호 받았을 테니 사건번호를 말해달라고 했다. 부동산에선 “주인이 어제 내(필자)가 전화를 온종일 안 받아서 오늘 공탁 신청하러 간다고 했다”며 빨리 주인에게 전화해보라고 나에게 말했다.


찾아보고 알았지만, 못된 집주인 중에 보증금을 임차인에게 반납하기 싫은 경우, 공탁제도를 악이용해서 전액 중 일부만 돌려주려는 꼼수를 부리기도 한다고 한다. 이를테면 ‘나는 보증금을 돌려주고 싶은데, 임차인이 전화를 안 받는다. 이러저러한 이유로 전체 보증금 중 딱 이만큼만 공탁을 맡기겠다.’하고 법원에 신청한다는 것.


지금 집주인이 딱 그런 꼼수를 부리려던 차에 내가 전화해서 물었다. 공탁을 얼마나 할 거냐고 물어봤더니 대답은 안 하고, 짐을 왜 안 빼느냐며 소리 지르고 막말하고 욕했다. 너무 욕해서 말이 안 통했다. 부동산에 이야기하겠다고 하니 주인 할머니는 소리 지르고 전화 끊었다. 다음은 대략적인 대화 내용.


“보증금을 돌려줘야 짐을 빼고 열쇠를 드리죠.”


“그런 게 어디 있어? 짐 빼고 열쇠 반납하고, 임차권등기 해제서류 주면 보증금을 돌려줄 거야.”


부동산에 다시 전화: 일단 그동안 부동산의 치우친 중재 방식에 대해 가지고 있던 불만을 이야기했다. 전날 전화를 하셨다는데 나는 받은 내용이 없다고 했더니, 계속 전화를 했다고 우김. 내가 돈을 받을 사람인데 왜 연락이 안 되겠느냐고, 혹시 전화를 안 받으면 문자라도 남기지 그럼 바로 전화했을 거라고 했더니 부동산 왈, 어제저녁에 술 먹고 있었다며 웅얼웅얼함. 아무튼, 주인이 말이 안 통하니 아래 내용(A, B, C)을 주인에게 전하라고 하고 전화 끊음.

A. 나에게 연락이 되고 직접 보증금을 전해줄 수 있는데, 왜 공탁을 하려고 하느냐? 아무튼, 굳이 공탁을 신청할 거면 하는데, 보증금 전액을 공탁하지 않으면 임차권등기명령을 해제할 수는 없다. 그리고 보증금 반환 소송해서 잔액 받을 거다.


B. 알아볼 만큼 알아봤는데, 소송에 필요한 증거는 모두 갖췄다. 어떻게 봐도 내가 유리한 상황이니, 소송 끝난 후에 보증금 반환 지연 이자와 소송에 들어간 제반 비용 모두 청구할 거다.


C. 현관 따고 들어가고, 수리비를 나에게 청구한다고 했는데 지금 그렇게 하면 가택침입에 해당하므로 이것도 고소할 것이다.


조금 있다가 부동산에서 다시 연락 옴: 주인이 공탁은 안 하고 다음 주 월요일에 보증금을 돌려준다고 하니 부동산에서 다 같이 만나자. 그때 열쇠 반납하고, 임차권 등기 해제 서류를 전해달라.

그렇게 할까 하다가 나는 할머니 만나기도 싫고 만날 이유도 없으니 보증금 전액 반납 확인이 되면 바로 짐 정리하고, 열쇠 반납하겠다고 했다. 부동산에서는 그렇게 전하겠다고 하더니 조금 있다가 다시 할머니가 꼭 만나서 보증금 주고 싶다고 한다며 나보고 주인에게 연락해보라고 한다. 이때부터 자기(부동산)도 중간에서 곤란하고 할머니 때문에 미치겠다고 하더라.

나는 어차피 전화하면 욕먹고 말도 통하지 않을 테니 할머니에게 전화하기도 싫고, 이런 식이라면 그냥 보증금 안 주려고 하시는 걸로 생각하고 소송하겠다고 이야기하고 전화를 끊었다.


3. 2015. 10. 3.


2년간 월세 입금 내역을 부동산 메일로 보내고, 미입금 내역 없음을 확인시켜주고 문자로 다시 한 번 아래와 같이 통지함. 주인에게도 같은 내용의 문자 발송. 아직 아무 연락 없음.


앞으로 계획


1. 2015. 10. 5. – ΔΔ아파트에 산다는 집주인 아들(계약서상 임대인)에게 보증금 반환 소송을 예고하는 3차 내용 증명 발송.


2. 임차권등기명령이 발령되는 대로 보증금반환 소장 작성하고, 소송 예정.


3. 혹여라도 그 전에 보증금이 전액 반환이 된다면, 확인 후에 남은 짐 정리해서 버리고 집 열쇠와 임차권 등기명령해지에 필요한 서류(이건 알아봐야 할 듯)를 전달하고 끝날 예정이지만, 그동안 주인 할머니의 행적을 보면 쉽지 않을 것 같기도 하다.


윗집 아주머니에게 이야기를 들으니 자기가 그동안 이 건물에 살며 보고 들은 보증금반환 소송만 네 건 이상이라고 하셨다. 이미 동네에 ‘소문난’ 주인이기 때문에 아는 부동산에서는 절대 중개해주지 않는다고. 인터넷에서 보고 온 사람만 계약하고 들어온다고 한다.


나도 인터넷 보고 갔지만, 이번 일 겪으니 집 찾을 때 좀 번거롭고 복비가 들어도 그냥 발로 뛰고 동네 부동산 이용하는 게 가장 안전한 것 같다. 나도 계약할 때는 그냥 맘씨 좋고, 돈 많은 할머니인 줄 알았다. 이런 고약한 할머니일 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