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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달팽이유니온]/* 활동보고

[오픈테이블] 6. 기숙사의 모든 것 : 건국대 민자기숙사 KUL 하우스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4. 6. 10.




민자기숙사의 랜드마크 건국대학교 쿨하우스에서 여섯 번째 오픈테이블이 열렸습니다. 건국대 총학생회와 건국대 기숙사 자치위원회와 공동 주회해서 더 풍성한 오픈테이블이었습니다. 다른 대학교 자치단체와 오픈테이블을 하다보면 오히려 그 현장에서 발을 딛고 있는 사람들에게 많은 배움을 얻게되는데 이번 오픈테이블도 그런 자리였습니다.


민자기숙사는 직영 기숙사와 달리 학교가 민간 자본을 유치해서 건설하는 방식입니다. 민자 기숙사의 자세한 건축 방식은 친절한 미분양 3회 <우리 기숙사는 55만원>을 참고하시면 됩니다.






건국대학교 학생들이 많이 참석해주셔서 기숙사에 대한 불편함들을 이야기 해주셨습니다. 상, 벌점 제도로 다소 통제되는 생활, 냉동식품과 튀긴 음식 위주의 건강하지 못한 식단, 소음 문제, 룸메이트와의 갈등, 비싼 기숙사 비용 문제와 부족한 기숙사에 대한 문제점 등을 나누었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들이 결국에는 공동의 문제이고 그 원인은 구조적인 부분에 있다는 것을 나누었습니다. 다행히 기숙사자치위원회가 활발하게 학교에 건의하고 나름의 대안을 모색하고 있으며 총학생회 또한 이를 지원하고 관심있게 여기고 있어서 이런 문제들을 잘 풀어나갈 수 있는 가능성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대학생들에게 주거 문제는 개인의 문제일까요? 학생들이 교육받을 수 있는 권리의 연장선에서 주거권은 없을까요? 서울 및 수도권에 일터와 교육이 집중되어있는 상황에서 서울로 공부하러 온 학생들의 문제는 그저 개인의 문제가 아닙니다. 비싼 등록금은 여전하고 거기에 한달에 40~50만원씩 주거비를 지출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는 현실에서 과연 공정한 학점 경쟁, 혹은 취업 경쟁이 가능할까요? 문제는 등록금도, 학생들이 내는 기숙사 비용도, 원룸의 임대료도 그 근거가 공개되지 않는 데다가 불공정하다는 지적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등록금의 경우 학교의 막대한 적립금이 있음에도 늘 학교는 재정이 없다고 하고, 민자 기숙사의 경우 학교는 기숙사비의 산정 근거를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기숙사에 선정되지 못한 친구들이 선택하는 원룸의 경우, 고시원 평당 임대료가 15만원대로 11만원대인 타워팰리스, 즉 고가의 초호화 대형 아파트보다 더 비싼 현실입니다. 더욱 큰 문제는 대학생이 겪는 주거 불안은 청년이 되어서도 결코 나아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기숙사를 신청할 기회조라 없어지게 되면 냉혹한 부동산 민간 시장에 놓여있게 됩니다. 건국대가 위치한 화양동은 전국에서 1인 청년 주거 빈곤율 2위입니다. 무려 60%가 넘는 주거빈곤율이 학교가 위치한 행정동에서 일어나는 현상인 것입니다. 



참가자들과 여러 문제점들을 나누면서 해결점도 함께 모색할 수 있었습니다.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쏟아져 나오면서도 그 속을 관통하는 것은 1. 통제와 감시보다는 자유로운 기숙사, 2. 처벌보다는 배려, 3. 좋은 이웃을 만들고 스스로 좋은 이웃이 되어가는 경험, 4. 무심코 지나갈 수 있는 권리들에 관심의 필요성이었습니다. 소음 문제가 발생한다고 해서 무조건 신고하기보다 기숙사를 우리의 것으로 생각하고 서로를 배려하는 문화를 어떻게 만들어갈지 논의가 필요하겠습니다. 쓰레기 문제도 마찬가지고요. 기숙사가 좀 더 많아지고 가격이 더 저렴해지면 학생들끼리 좁은 파이를 놓고 경쟁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도 지적되었습니다. 무엇보다 '내 집 같은 기숙사'로 기숙사가 통제하기 보다는 자유롭게 생활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이런 아이디어들이 가능해지려면 학생들끼리 더욱 모이고 자치적으로 해결하려는 의지가 필요하다는 생각도 할 수 있었습니다.


참가자들에게 오픈테이블은 다소 낯선 형식이었습니다. 주로 회의는 무엇인가를 결정하고 사회자가 있고 그 속에서 발언권을 나눠가지는 형식이었지만 오픈테이블은 정해진 규칙은 경청하는 것, 단 하나 뿐이었습니다. 물론 지식과 경험이 많은 사람이 할 수 이야기는 많지만 섣불리 설득을 하려고 한다거나 잘못된 점을 지적해 비판하는 일은 최대한 지양하는 자리입니다. 서로에 대한 신뢰도 쌓이고 학교가 해결해야 하는 일들, 우리가 힘을 모아서 해결해야 하는 일들, 외부 단체 또는 기관과 협력해서 해야 하는 일들이 무엇인지도 찾을 수 있어서 또 하나의 가능성을 볼 수 있는 자리였습니다.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알찬 이야기를 나눠주신 참가자분들과 건국대 총학생회, 건국대 기숙사자치위원회에게도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