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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달팽이유니온]/* 공지사항

용산 참사 8주기 : 함께 성찰하고, 책임질 사람들에게 책임을 묻습니다.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7. 1. 18.



용산 참사 8주기가 다가옵니다. 2009년 1월 20일, 불길 속에 타버린 생명과 삶이 있습니다. 장례를 치루는 것도 쉽지 않았고 진상 규명은 유가족들과 함께 싸우고 있는 활동가, 시민들의 힘으로 추진되고 있습니다. 여전히 속 시원하게 책임자들의 사과 하나 제대로 받지 못하며 가슴 치며 살아갑니다. 그러는 사이 용산 참사의 희생자가 나올 수밖에 없도록 진두지휘한, 즉 참사의 책임자인 김석기는 국회의원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국가는 또 다른 용산을 너무 쉽게 만들었고, 버려두었습니다. 용산 참사부터 지금까지 우리는 이 질문들을 되뇌입니다.


'국가란 무엇인가?', '정부가 잘못된 판단과 행동을 했을 때 책임은 어떻게 져야 하는가?'


세월호 참사 때도, 메르스 대응에 무능했던 정부를 볼 때도, AI가 전국적으로 퍼져가는 걸 속수무책으로 바라볼 때도 그리고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드러난 참상들을 볼 때도 떠오릅니다. 질문을 던지면 답도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 답을 내리는 것도 온전히 시민의 몫인 지금의 한국 사회가 개탄스럽기도 합니다.


정부가 시민이 겪는 위험을 대비하거나 해소하지 않는 동안 불안은 연기처럼 넓게 퍼져갔습니다. '혼자, 우연히, 살아남았다.'는 생각이 자연스레 들었습니다. 그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오로지 나만 남은 각자도생이 사회의 원리로 자리잡게 했습니다. 사람들이 느끼는 불안은 불신으로 전이되었고 빠르게 전염되었습니다.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 사회적으로 가장 약한 사람들에게 불안과 불신에 의한 고통은 더욱 가중되었습니다. 정부는 주로 구조적, 제도적 원인으로 피해를 본 사람들이 겪은 문제를 철저하게 개인의 원인으로 돌리며 고립시켜왔습니다. 우리 사회가 성찰할 기회는 없었고 책임은 아무도 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다시 묻는 것과 동시에 요구합니다. 책임을 져야 한다고, 그리고 어떻게 질 것이냐고, 그 다음에 책임을 질 사람들에게 무엇을 남길 것이냐고 말입니다.  대형 참사들이 연이어 발생해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 채 이어지는 지금, 우리는 국가의 존재 이유를 설명하지 못한 정부를 지난 9년간 겪고 있습니다. 공기는 점점 더 탁하고 차가워질 무렵, 우리는 간신히 온기로 만들어냈습니다. 비단 박근혜를 향한 분노만이 이 변화를 추동한 것은 아닙니다. 용산 참사 발생 후 지난 8년 동안 쌓인 우리의 기록과 고장난 사회를 고치기 위해 촛불을 든 동료 시민들의 힘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깊숙이 분석하고 해석하기보다 홀로 살아남았다는 생각을 버릴 수 있는 미래를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이번 8주기를 맞이하여 같이 있었기에 이만큼 왔다라고 격려하며, 함께 성찰하고 책임을 져야 할 자들에게 책임을 묻는 자리를 만들려고 합니다. 그리고 앞서 던진 두 가지의 질문을 상기하며, 우리 앞에 놓인 주거권이 제한되는 현장을 다시 드러내고 이야기하는 자리를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혼자 느끼는 고립감보다 우리에게 적어도 이 슬픔을 같이 나누고 미래를 위해 싸워볼 수 있는 든든한 공동체로 민달팽이유니온이 다가가고자 합니다. 각자 사회의 거대한 절망을 바라보며 마음 속 박힌 상처를 서로 아물게 하며, 새살이 돋을 수 있도록 되돌아보고 또 일상의 문제를 정치적, 경제적 개혁의 문제로 바라볼 수 있는 자리가 되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용산 참사 진상 규명과 또 다른 용산을 만들지 않기 위해 노력해주신 유가족과 곁에서 꾸준히 사회를 더 좋게 만들기 위해 노력한 수많은 동료 활동가들과 시민들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빚진 마음은 연대와 지지, 그리고 민달팽이유니온의 활동으로 보답하겠습니다. 함께 하시고 싶은 많은 분들의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민달팽이유니온이 함께 만들고 참여하는 자리


1. 영화 “두개의 문” 관람

1월 20일(금) 저녁 6시 인디스페이스

민달팽이유니온 회원 3000원, 비회원 6000원

영화 상영 후 저녁 식사 및 의견 나누기 진행





2. 회원모임 (좌담회) "성찰과 책임 앞에, 여전히 사람들이 있다.”

용산 참사, 주거권, 그리고 우리 지금 무엇을.

1월 23일(월) 저녁 6시 30분 - 9시, 서울시청 1층 로비, 지하 시민청


6시 30분 - 7시 30분 앎과 사유의 시간 (전시보면서 생각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늦게 오셔도 되어요. 시청 후문으로 들어오시고 민달팽이유니온을 찾아주세요. 생각 정리에 도움이 될 간단한 글과 적을거리를 준비합니다.) 

7시 30분 - 9시 대화와 배움의 시간 (생각을 정리하고 대화를 나눕니다. 고통이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절망 속에서 서로를 대하지 않기 위해 대화합니다. 죽은 이를 애도하고 추모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기 위해 우리는 촘촘한 제도와 법을 다시 고민합니다. 각자가 서 있는 풍경이 교차하는 순간, 우리는 공통의 세계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시작하게 될 것입니다.)

9시 - 10시 가능성의 시간 (짧은 만남으로 모든 이야기를 할 순 없지만 우리는 가능성을 봅니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자리를 이동해 못다한 이야기를, 다음을 위한 이야기를 합니다.)


신청 https://goo.gl/k9NqrQ

문의 070-4145-9120 (문자 가능)



용산참사 8주기 추모주간 전체 일정


1. 서울시 용산참사 백서 발간 기념식 및 추모전시회

- 일시 : 2017년 1월 19일(목), 오전 9시 30분

- 장소 : 서울시청 3층 대회의실 (백서 발간식), 서울시청 1층 로비(추모 전시회)

- 전시기간 : 2017년 1월 19일(목)~24일(화), 6일간


2. 용산 8주기 추모 상영회 _ No Country For People

1월 19일(목)

- 17:00 즐거운 나의 집

- 19:00 공동정범 (+인디토크)

1월 20일(금)

- 16:40 미행

- 18:00 두 개의 문 

- 20:00 촌구석 


3. 용산 참사 8주기 : 강제퇴거 없는 세상을 바라는 이들의 발언대, 우리를 거리로 쫓아낸 이들에게 고함

- 일시 : 2017년 1월 21일(토), 오후 3시

- 장소 : 광화문 광장 (광화문역 해치마당 출구 앞 경사로)

- 용산참사가 일어난지 8년이 지났습니다. 이윤만을 위한 개발이 만든 참사, 국가 권력이 만든 학살을 기억합니다. 용산을 기억하고, 지금도 쫓겨나는 이들과 연대하는 모두 함께 해주세요. 1월 21일 토요일, 광화문에서 만나요! (신청 antipoorkr@gmail.com)

- 강제퇴거 없는 마을 함께 만들기, 더 이상 쫓겨나는 사람이 없기를 바람 : 용산을 기억하는 메시지를 담아 연대의 바람개비가 가득한 마을만들기에 함께 해주세요. 당일 현장에서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4. 추모 토론회 < 쫓겨나는 도시에서 머무를 권리> : 강제퇴거금지법, 사회적 토론의 전개

- 일시 : 2017년 1월 24일(화) 저녁 7시

- 프란치스코 교육회관 430호

- 이원호(한국도시연구소, 용산참사진상규명위원회), 이계수(녹색당 정책위원, 건국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