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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달팽이유니온]/* 활동보고

[활동보고] 총선 맞이 민달팽이유니온 활동 (박향진 조합원님 기고)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6. 4. 10.

*좋은집 탐사대원인 박향진 회원님께서, 40여일 동안 진행된 민달팽이유니온의 총선맞이 활동인 '좋은집 탐사대'에 대해 후기를 작성해주셨습니다.


<4/1 Vote Game 주토피아>

2월 말부터 '좋은집 탐사대'의 모임이 시작되었다. 총선을 맞아 집과 관련된 정책이슈를 논의하자는 취지의 모임치고는 자유롭고 유쾌한 자리였다. 초반에는 앞으로의 활동방향과 집, 총선에 대한 생각을 나누었다. 고시원에 살았던 경험, 여러 공간에 이사를 다니며 겪은 일들, 과거 총선을 겪어오며 느꼈던 생각들. 탐사대원들 각자가 당사자로써 겪어온 고민과 생각이 폭이 깊었다. 이후에는 앞으로의 활동을 인터뷰, 실태조사, 오픈테이블로 나누어 논의 했고 여러 번의 회의를 거쳐 살을 붙여나갔다. 거의 매주 정말 여러 번의 모임을 하면서 회의에서, 뒤풀이에서 서로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4월 1일에 열린 보트게임(Vote Game) 주토피아는 세가지 활동 중 오픈테이블의 일환으로 기획되었다.



* 집을 지을 때 대들보를 올리는 것으로 시작한다는 '상량식'을 본따서 한 '좋은집 탐사대'의 상량식.

첫번째 회의에서 나온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준비해서 우리들의 시작을 알리는 자리를 만들었다.







일과를 끝내고 저녁시간에 만나 몇시간씩 회의를 하는 것이 피곤하긴 했지만, 피로감을 넘어서는 재미가 있었다. 주거 문제를 자연스럽게 이야기 하기 위해 최대한 현실적인 사례와 숫자들로 주토피아를 채웠다. 게임을 직접 해보면서 게임이 지향하는 방향이 옳은지, 비용으로 내는 금액이 적절한지, 더 재밌게 만들 수는 없을지를 정말 열심히 고민하고 고쳐나갔다. (심지어 워크샵도 했다) 행사 전날 저녁이 되어서야 디테일까지 정리를 마쳤는데 우리가 직접 해보니 꽤나 재밌었다. 







* 협동조합형 공공임대주택 '이웃기웃'에서 진행한 좋은집 탐사대 워크샵.

안정적인 공간에서 안정적인 논의를..!





* 불광, 시청 등 그때그때 다양한 장소에서 가능한 한 모든 사람들이 모였다.

회의 일찍 끝내자고 해놓고 언제나 내용은 엄밀하게, 분위기는 화기애애한 바람에

다들 할 말이 많아서 회의가 자꾸만 길어졌다.




4월 1일, 당일에 게임판 제작이 끝나고 드디어 행사가 시작되었다. 참가자는 민달팽이 유니온의 회원, 비회원, 참여하기 위해 회원 가입을 한 사람들로 다양했다. 총 3개의 테이블로 나뉘어 게임을 진행했는데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간당간당하게 살 정도로만 만들어 뒀다"는 것이다. 웃(기고 슬)프지만 고비용 저수입의 청년 현실이 잘 반영된 것 같기도 하고 게임의 밸런스를 잘 맞췄다 싶었다. 모두가 금방 게임에 몰입하고 즐기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뿌듯했다. 탐사대원 누구 하나라도 없었으면 나오지 못했을, 만족스러운 창작물!









그 후에는 시상식을 가졌고 상품은 게임 우승자, 파산자, 새로운 회원, 비회원에게 돌아갔다. 임경지 위원장이 주거와 관련된 총선의 정책을 소개해주었고, 이어서 진행된 오픈테이블에서 참여자들이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우리가 일상에서 겪는 집 문제와 주거 정책이 게임과 발표로 제시되어 이야기를 시작하는 시간이 서먹하거나 지체되지 않았다. 참여자들이 조금 더 쉽게 말을 꺼낼 수 있어서 좋았다. 무엇보다 참여자들이 즐겁게 이야기나눌 수 있는 시간이 된 것 같아 만족스럽다. 


<4/2 VOTEr DAY>

신촌은 내게 그다지 익숙한 공간이 아니다. 그래도 최근에는 몇번 일을 보러 간적이 있었는데, 이렇게 사람이 많은 적은 드물었다. 차 없는 거리 양쪽 길을 따라 노란 파라솔과 테이블이 나란히 세워졌다. 햇빛이 강하게 비추는 거리에 노란 파라솔 행렬이 예쁘게 어울렸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VOTEr DAY에는 참여하지 못할 것으로 생각했었는데 다행히 참여할 수 있었고, 막상 와보니 생각보다 훨씬 활기찬 모습이었다.



* 떨리는 마음으로 준비하는 중


4.2의 VOTEr day는 민달팽이유니온이 마찬가지로 몇달 전부터 다른 여러 청년 단체들과 함께 꾸린 '총선청년네트워크'에서 준비한 날이다. 20여개의 청년 단체들이 총선을 맞아 청년들의 정치 참여를 활발히 하고 정치권에 청년의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해 정책 평가, 캠페인 등 다양한 활동을 준비한 것이다. 나는 총선청년네트워크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민달팽이유니온을 통해 활동 소식들을 공유받고 있었다.



총선청년네트워크 시작에 관한 뉴스 (1분 15초) https://goo.gl/T8DVW6

총선청년네트워크 중간 기자회견 뉴스 (20초) https://goo.gl/5mfmKM




마지막 피날레인 이 날의 VOTEr day에서, 좋은집 탐사대 역시 준비했던 Vote game을 주제로 가지고 나와서 거리에서 캠페인을 하였다. 지난 청년정책네트워크 주거팀에서 만든 '소심한 세입자를 지키는 정책', 이른바 '소세지'에 관한 스티커도 들고나와서 진짜 소세지와 함께 나눠주며 설명도 드렸다. '청년 주거'라는 게 어려울 거 같았는데, 생각보다 정말 많은 분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도 하고 자기 의견도 말해주시고 가셨다.



* 여러 회원, 조합원님들과 함께 운영했던 민달팽이유니온 테이블.

행사가 진행되는 2시간 동안 지나가던 사람들이 끊이지 않고 찾아주었다.



여러 단체의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었는데 맥주를 나눠주기도 하고, 링 던지기를 하기도 하고, 사진을 찍으면 장미꽃을 나눠 주기도 했다. 이런 활동과 함께 각 테이블에서는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단체의 활동과 정책정보 등을 설명했다. 민달팽이 유니온 테이블에서는 보드게임 주토피아를 크게 만들어서 사람들이 주사위를 던지고 게임판의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옆에서는 실제로 게임을 진행했는데, 처음에는 처음 하는 사람들이 복잡하다고 하다가도 곧 재미있게 참여하였다. 그리고 중간중간 4시13분에 있을 플래시몹을 위한 춤연습이 있었고 덕분에 맥주를 많이 마셨다. (취기가 춤추는 데 도움이...) 



* 어린 아이부터 어르신들까지, 청년층이 제일 많았지만 다양한 연령층이 관심을 보여주셨다.



춤을 연습할 때도 주변에 사람들이 조금씩 모여들었는데, 4시가 되어 길을 따라 지나오면서 본격적으로 플래시몹을 할때는 더 많은 인파가 몰렸다. 많은 사람들이 사진과 영상을 찍었고 생각보다 큰 관심을 보여서 놀라웠다. 사람들의 관심속에서 성공적으로 보터데이가 마무리되었다.





* 신촌의 차없는 거리에서 진행한 플래시몹.

2시부터 시작한 행사 중간중간 차없는 거리 곳곳에서 진행하였고,

마지막은 4시 13분에 차없는 거리의 중간에서 피날레를 장식했다.

길가던 수많은 시민들의 카메라 세례가 쏟아져서 놀라웠다.




4월1일, 2일의 행사 뿐만 아니라 선거와 관련된 다른 모임들에 참여하면서도 생각보다 많은 청년들이 비슷한 고민을 갖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선거, 정치에 대해 더 잘 알고 더 참여하고 싶은데 기존의 정치구조나 정보의 흐름이 그러한 열망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 같다. 바라건데 이러한 상황을 조금이나마 변화시키기 위해 시간과 마음을 내는 사람들의 의지가 좌절되지 않는 사회가 되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