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월간민달팽이]/* 월간민달팽이 회원 조합원 기고글

[2015년 9월호 이달의회원] 우리, 민유를 통해 자주만나요 김솔아님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5. 10. 9.

9월의 이달의 회원님은 김솔아 회원님입니다.

요새 어떤 활동을 하고 있고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함께 들어보실래요?



안녕하세요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예비 3호 집에 임시 거주 중인 김솔아라고 합니다. 와~~(짝짝)



민달팽이유니온을 어떻게 알게되셨나요?


청년정책네트워크로.. 처음엔 '마을'에서 같이 일하고 있던 강(달팽이집 2호 거주자, 그가 쓴 글을 보고싶다면 클릭)오빠의 소개로 따라갔는후우우욱 빨려들어가는데 너무 재밌는거에요. '담에 또 와야지' 이러다보니 계속 하게 된거죠. 민달팽이유니온 가입도 하고, 청년의회도 하고, 3호집 생긴대서 알짱알짱거리다가 베타테스터처럼 예비 3호에 살게되기도 하고.



솔아님도 정말 자주 얼굴 보여주시는 회원님인데, 요새 민유에서 뭘하고 계세요?


저는 지금 달팽이집 예비 3호에서, 리모델링을 담당할 인혜언니와 함께 살면서 3호를 정식으로 리모델링하고 준비하는 과정에 참여하고 있고. 회원모임인 주주클럽도 하고 있어요. 주주클럽은 일정이 많이들 안되고 하면 다음주로 미루는데, 그래서 부담이 많이 없는 것 같아요. 의무적인 모임이라고 생각이 안되고 만나서도 일상얘기를 나누니까 좋아요. 그냥 민유를 공통 관심사로 해서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는 느낌? 최근엔 알랭 드 보통의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를 읽고 얘기를 하려고 했다가 정해졌던 날짜에 못만나게 됐는데, 어떤 언니가 자기 연애이야기 빨리 하고 싶었는데 너무 아쉽다고 하고, 다들 엄청 궁금해서 단톡방도 터지고 그랬어요.



민유 활동을 이렇게 열심히 하시는 이유가 뭔 것 같으세요? (웃음)


주주클럽처럼, 민유 자체도 처음부터 저한텐 무겁지 않았던 거 같아요. 이입이 잘 되는거죠. 내가 당사자니까. 그래서 처음 시작한 청정넷에서 적정주거기준이나 소세지(소심한 세입자를 지키는 정책) 이런 이야기를 했을 때, 하숙만 5년째 하고 있던 상황이니까 내 얘기처럼 들려서 재밌고 빨려들어갔던 것 같아요. 무겁게 느껴진다기보단 공감이 가고, 낯선 얘기긴 하지만 반감이 들지 않는. 아이고 누가 하라고 하지도 않았는데 정신차려보니까 가입을 하고 있네(웃음)

시민사회 영역에 있다고 해서 다 민주적인 건 아니잖아요? 근데 처음 접한 청정넷 주거팀이나 나중에 민유 자체 행사들에 와서 보면 다들 그러려고 애쓰는 게 보여요. 소통하는 방식이 좋았던 것 같아요.



주주클럽에 새로운 사람들이 계속 오나요?


많이 오는 건 아닌데 그래도 드문드문 계속 오고 있어요. 공지 보고 장소에 따라서 가까운 곳에 살면 오시는 거 같더라구요. 장난으로 서로 집에 초대하라고 했는데 엄청 쿨하게 놀러오라 그래서 그것도 가야하고, 가을엔 소풍도 같이 가자고 한 것도 남아있어요. 진짜 의외고 약간 신기한 모임이에요. 동아리 같으면서도 아닌 거 같고, 느슨해서 끊길 거 같긴 한데 그래도 또 계속 사람들이 꼬박꼬박 잘 나오고. 지금 한동안 못만났는데 이러고 아마 또 금방 훅 만날거에요 (웃음)

 

 

지금 예비 3호에 살고 있는건 어때요? 3호를 위한 상상워크샵에서 발표도 해주셨는데요.


일단 상상워크샵에서는 3호집에 관심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직접 만나볼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아요. 그 사람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볼 수 있어서 좋았고, 프로그램 중에 자유롭게 다들 벽에 메모를 붙여서 ‘달팽이집 3호엔 뭐가 있었으면 좋겠다’ ‘3호를 함께 만드는 과정에서 나는 뭘 해줄 수 있다’ 이런 얘기를 듣는 것도 엄청 재밌었어요. 그 전까지는 그냥 일상처럼 살고있는 느낌이었는데, 이제 워크샵도 하고 그 워크샵에서 인혜언니가 3D 모델링을 해오는 것, 연학님이 건축 도면을 보면서 '어디는 핵심부분이라 건드리면 안되고 어디는 고칠 수 있을 것 같고' 하시는 것들.. 이런 걸 보니까 내가, 민유가 진짜로 3호를 준비하면서 뭔가 해나가고 있구나 싶었어요. 워크샵 내용 자체도 좋았고, 분위기도 좋았고, 관심있는 사람들이 그만큼 모였다는 것도 신기했어요. 아쉬웠던 건, 워크샵 분위기가 너무 좋은 바람에 늦게 마쳐서 뒷풀이를 짧게하고 다들 막차에 쫓기듯 집에 갔던 것? (웃음)



 



안그래도 예비 3호에 살면서 따로 벽에 달팽이집 3호에 대한 메모들을 많이 붙여놓았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하고싶은 것이나 느끼는 점이 많은가보구나 했는데, 어떤 내용이었나요?


제가 이 집에 미리 베타테스터처럼 살면서, 더 나은 3호를 정식으로 만들기 위한 과정에 참여하고 있는 거니까 그렇게 한 것 같아요. 사실 메모는 엄청 사소한 게 많아요. 이 집엔 수도꼭지가.. 샤워기가.. 이런 것(웃음)

근데 상상워크샵하고 사람들을 보고나서는 요즘 메모를 더 안 붙이고 있는 게, '같이 살 사람들이랑 이야기하는 게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내가 먼저 던지는 거랑, 같이 보면서 이야기하는 거랑 다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미리 살아보고 드는 생각들을 앞으로 3호에 들어가실 분들에게 어떻게 잘 전달하고 함께 발전시킬 수 있을까'하는 고민을 하는 중이에요.



그렇겠네요. 주거문제로 돌아와볼까요? 민유의 활동들에 대해 엄청 공감하는 것 같아요. 원래는 다른 곳에 살았나요?


성남에 살아요. 근데 학교에서 멀어서 하숙을 5년 동안 하다가 이제 예비 달팽이집에 살고 있는 거에요. 정식으로 달팽이집 3호가 공급되기위해 리모델링을 하면 또 이사를 가야겠죠? 하숙 얘기를 하니까 최근에 하숙집 아주머니한테 괜히 섭섭한 게 하나 생각나요. 제가 그래도 5년이나 살았잖아요. 나올 때쯤에 택배를 하나 시키고 나왔는데 그게 이사 가고 나서 다음날 그 집에 갔어요. 근데 아줌마가 '얘 여기 안산다고 반송하라'고 돌려보냈다는 거에요. '내가 그 근처에 없는 것도 아니고 맡겨두면 바로 찾으러 가면 되는데 굳이 반송까지 하라고 할 거 있나' 하고 혼자 삐진거죠(웃음)



이게 진짜 애매하네요. 티내기도 그렇고 근데 또 '그래도 하숙이지만 같이 산 게 5년 인데'하고 서운하고 그랬겠어요.


맞아요. 근데 그래서 제가 민유가 좋은 건, 민달팽이유니온엔 그런 믿음이 있는 거죠. 약간.. 정이 있는 곳 같다? 반송시키진 않을 것 같다?(웃음) 맞아, 그런 느낌이었던 것 같아요.



처음부터 독립할 생각은 아예 안했나보네요?


대학을 가고 처음 1년은 성남에서 통학을 했어요. 진짜 엄-청 힘들었어요. 진짜 집에 오면 할 수 있는 게 잠밖에 없었어요. 체력이 남아나질 않으니.. 왕복 4시간이었어요. 근데 그걸 다 또 견디고 있는 애들이 있으니까 나는 엄마한테 미안해서 처음엔 내색 못하고 그냥 다녔죠. 주위에 수원에서 통학하는 애가 있었거든요 (웃음)

 

 

나보다 더 힘든 사람이 있다고 내가 힘든 게 없어지는 건 아닌데.. 통학하느라 힘들었겠어요.


그쵸. 그래서 1년은 그렇게 다니다가 결국 못견디고 나가서 살겠다고 결정하고 2학년 3월에 처음으로 하숙을 한거에요. 근데 그 결정을 기숙사 신청할 때까지 미리 못하고, 막상 학기가 다시 시작될 때가 되니까 도저히 엄두가 안 나서 급하게 결정을 한 거라 기숙사를 못넣었어요. 그리고 사실 막판에 기숙사가 하나 되긴 했어요. 근데 학교 기숙사 중에 구식 기숙사는 이미 안된거고, 신식 기숙사는 늦게 지원해도 된거에요. 그게 월49만5천원인가 그랫거든요. 근데 이게 식비 제외한 비용이에요. 그러니까 못 들어가겠는거죠. 집에서 내가 나오면서 ‘방값은 내가 알바해서 벌어서 내겠다’라고 했는데, 하숙은 내가 학교 다니면서 가능한 수준인데 기숙사는 그러지 못하는 수준인거죠. 그래서 월30인 하숙을 선택해서 간간히 서빙하고 알바하면서 주거비를 냈어요. 근데 그것도 나중엔 고학년 되면서 알바할 시간도 없어서 결국 부모님한테 손 벌렸어요 하하

 
 

경험이 다는 아니지만 그런 걸 겪어봐서 누구보다도 주거문제에 공감을 하고 이렇게 많은 일에 적극적으로 할 수 있나봐요. 민달팽이유니온에서는 정말 든든한 힘이 되는 회원님을 얻었네요. 마지막으로, 민달팽이유니온 회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민유가 좋은 게, 내 관심의 정도에 따라 참여할 수 있는 게 다 열려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예를 들어 '내가 공동주거에 관심이 있고 딱 그정도야. 살고싶은 건 모르겠고 그냥 관심만 있어. 그래서 그냥 같이 가볍게 이런 이야기를 나눠볼 사람들을 만나보고 싶어'하면 주주클럽에 와서 그런 이야기를 나눠볼 수 있고. 아니면 주주클럽에 진짜 그냥 영화보거나 책읽으로 올 수도 있죠. 관리비 연구나 도시재생 퍼실리테이션 같은 것들도 진행한 바가 있으니, 더 공부하고 싶다거나 알바를 하고싶다 하면 그럴 수도 있죠. '진짜 살아보고 싶어 혹은 난 진짜 달팽이집이 필요해' 이런 사람들은 달팽이집에 지원할 수도 있고.. 구체적으로 드러나는 활동들이 있잖아요. 선택지가 많으니 선택해서 오세요~



다른 회원님들은 주주클럽에 문턱을 느끼지 않을까요?


문턱..은 오는 순간 없어질 수 있겠다. 올 때 까지만 있는 유령문턱이다. 일종의..착시현상?(웃음) 그러니 일단 오세요~!!!





적극적이고 열정적이고 가끔은 엉뚱해서 인터뷰 내내 웃음이 끊이지 않았던, 김솔아 회원님과의 인터뷰는 여기까지입니다.

흔쾌히 인터뷰에 응해주신 김솔아 회원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


다음달에도 '언제나 든든한 민유의 빽', 회원님들의 이야기에 귀기울이러 찾아갈게요!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