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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민달팽이]/* 월간민달팽이 회원 조합원 기고글

[2014년 9월호 이슈브리핑] 거품만 키우는 9,1 부동산 대책, 청년 주거의 활력은 언제쯤?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4. 9. 5.

거품만 키우는 9,1 부동산 대책, 청년 주거의 활력은 언제쯤?



▲ 부동산은 역시 거품이지!


1. 관악구에서 월세로 살고 있는 청년 A는 최근 집주인에게서 집을 비워달라는 말을 들었다. 최근 강남을 중심으로 재개발 붐이 일어나더니 이 지역도 곧 재개발 사업이 진행될 예정인가 보다. 부지런히 발품을 팔아서 집을 알아보고 있지만 혼자 살만한 마땅한 집이 보이지 않고, 부동산에 나온 집들은 대부분 신축 원룸과 오피스텔이어서 지금보다 훨씬 비싼 월세를 내야 한다. 보증금을 좀 더 주고 월세를 싼 집을 알아보아도 요즘은 다들 월세를 많이 받으려고 한다. 아직 직장이 안정되지 못한 상황이라 저축한 돈도 없고 부모님 상황도 어려워 손 벌리기에도 어렵다. 아무래도 같이 살만한 사람이라도 구해서 월세를 좀 줄여보아야 할 것 같다.



▲ 이제 우리들은 어디로 가야할까?


1. 마포구에 살고 있는 B씨는 최근 취직한지 2년째 되는 사회 새내기이다. 덕분에 전세자금 대출을 받아 어렵게 전세로 집을 구해 살고 있다. 그런데 최근 재계약을 위해 집주인과 이야기를 하면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집주인이 전세금을 너무 많이 올려달라고 하는 것이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최근 이 지역으로 청년들이나 젊은 신혼부부들이 집을 많이 구하고 있다고 한다. 요즘 재개발로 주변 지역 시세가 많이 올랐다고 하더니 이 지역까지 그 영향을 받는 것 같다. 추가로 대출을 고민하자니 아직 학자금 대출도 남았고, 이미 대출 있는 대출 때문에 은행에서 더 돈을 빌려줄 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정부에서 청년들을 위한 임대주택을 짓는다더니 아직까지도 무소식이다. B씨는 좀 더 집값이 싼 외곽지역이나 아예 서울을 벗어나야 하는지 고민이 든다.



▲ 전국 청년들의 한숨이 여기까지 들려온다.


1. 지난 9월 1일 발표된 ‘규제합리화를 통한 주택시장 활력회복 및 서민 주거안정 강화방안’이후 청년들의 주거 상황을 예상한 내용이다. 이번 정부의 주거 대책은 청년들 입장에서는 지난 금융완화 방안과 더불어 다시 한 번 실망스럽기 그지없는 내용이다. 고용불안·저임금으로 인해 불안정한 사회경제적 요건에 놓인 청년들에게 주택 가격 유지의 책임을 전가하면서 ‘빚 내서 집사기’를 강요한지 얼마 지나지도 않았다. 만약 이번 부동산 대책에서 의도한 대로 재건축이 활성화 된다고 하더라도 청년층이 살만한 값싼 소형주택은 사라지고 주변 지역의 주택가격 또한 도미노처럼 오를 것이다. 이와 같은 현상은 가뜩이나 살만한 집이 부족하고 주거비 부담이 큰 청년들에게 또 한 번의 어려움을 강요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 이렇 집은 바라지도 않는다고!


1. 지금의 우리 청년들에게 집은 말 그대로 ‘안정적으로 살 수 있는 공간’이다. 집을 투자수단으로 생각했던 기성세대와는 근본적인 인식부터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청년들에게는 주거 안정을 보장하면서 삶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고 새로운 주거문화를 이루기 위한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 현재 서울시에서 공급을 시작한 협동조합형 주택이나 비영리단체에 의해 제공되는 사회주택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고 있다. 비록 사업진행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지만 행복주택 사업 또한 청년을 중요한 주거 정책의 대상으로 보았다는 것에 충분한 의미가 있다. 이러한 가운데 정부가 이번에 발표한 부동산 대책은 시대에 흐름에 역행하는 이와 같이 새로운 주거정책에 대한 논의에 찬물을 끼얹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 진짜 망하기 전에 그만하자


1. 흔히 현재 한국의 주택정책에 출구가 없다고 한다. 기성세대들에게 집은 가장 큰 자산이면서 중요한 노후대책이기도 하다. 따라서 집값 하락은 이들에게 불안감과 박탈감을 가져올 수 있다. 한편 청년세대에게는 과거 부동산 열풍으로 형성된 주택가격이 너무나 부담이 된다. 청년들은 높은 집값을 유지할 사회적 의무도, 그럴 능력도 가지고 있지 않다. 이러한 모순 속에서 정부는 조정자의 역할을 포기하고 일방적으로 기존의 방식을 통해 청년세대가 ‘거품’을 유지하도록 강요하고 있다. 청년이 미래라는 말이 무색한 지금, 우리 사회가 미래를 준비할 수 있을까?



▲ 이 글을 읽는 모두의 심정.jpg




편집자 주 : 이슈브리핑은 매달 주거에 대한 이슈를 전하며, 이해를 돕기위해 관련링크와 더불어 남진님의 간단한 해설과 한마디평이 같이 실립니다. 민달팽이유니온의 상근자 '남진'님이 직접 작성해주십니다.